김승연 한화 회장 '복날' 기념으로 직원들에게 선물...심지어 '사비'를 썼다

작성일

말복 보양식의 진짜 의미, 단순 음식 아닌 '감사와 격려'의 문화

올여름 말복을 맞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사재 30억여원을 들여 전 임직원에게 보양식을 보낸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무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12일 국내 6만 9000여명의 전 임직원에게 삼계탕과 갈비탕, 설렁탕으로 구성된 보양식 세트를 전달했다. 직원들의 자택으로 직접 배송된 이번 선물에는 임직원뿐 아니라 가족들의 건강까지 챙기고 싶다는 김 회장의 뜻이 담겼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선물에 들어간 비용이다. 약 3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회사가 아닌 김 회장 개인의 사재로 마련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끊임없는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작은 정성이나마 여러분과 가족의 건강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 전 대기업 총수들과 티타임을 갖기 위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9.1.15/뉴스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 전 대기업 총수들과 티타임을 갖기 위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들어서고 있다. 2019.1.15/뉴스1

이번 보양식 선물은 단순히 여름철 먹거리를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김 회장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가족 경영’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김 회장은 평소 회사 구성원의 노고뿐 아니라 임직원 가족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임직원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격려 활동이다.

김 회장은 2004년부터 매년 수능을 앞둔 임직원 자녀들에게 합격을 기원하는 선물과 격려 편지를 보내왔다. 지난해까지 이 선물을 받은 임직원 가족은 약 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당시에는 감염된 임직원들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와 꽃바구니를 보내는 등 직접적인 격려에도 나섰다.

이번 보양식 역시 같은 맥락이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에게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들의 가정과 가족까지 함께 살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한화그룹 측은 임직원과 그 가족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김 회장의 오랜 지론이라며 이번 보양식 선물에도 이러한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일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8/뉴스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일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8/뉴스1

말복에 보양식을 찾는 이유는?

김 회장의 보양식 선물이 다시 관심을 받는 가운데, 8월 14일 ‘왜 하필 말복에 보양식을 먹을까’에도 관심이 쏠린다.

말복은 삼복 가운데 마지막 날이다. 삼복은 초복·중복·말복을 묶어 부르는 말로, 여름철 더위가 가장 심한 시기를 뜻한다. 날짜는 음력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절기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매년 날짜가 달라진다.

말복 무렵에는 여름 더위가 길게 이어지면서 체력 관리에 관심이 커진다. 과거에는 냉방시설이나 영양 섭취가 지금처럼 충분하지 않았던 만큼, 더운 날씨에 지친 몸을 보충하기 위해 고기와 국물 등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챙겨 먹는 풍습이 발달했다.

대표적인 음식이 삼계탕이다. 닭고기는 단백질을 공급하고, 함께 넣는 찹쌀과 대추, 마늘 등은 한 끼 식사를 구성하는 재료로 활용된다. 갈비탕이나 설렁탕 역시 고기와 국물을 함께 먹을 수 있어 여름철 보양식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왔다.

다만 ‘말복에는 반드시 보양식을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보양식 자체가 더위를 치료하는 특별한 음식이라기보다, 더운 시기에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 등 필요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하자는 전통적인 생활 방식에 가깝다.

특히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갈 수 있다. 따라서 보양식 한 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물을 충분히 마시고, 채소와 과일 등을 포함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보양식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좋은 것도 아니다. 국물 음식은 나트륨 섭취량이 높아질 수 있고, 고기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국 말복의 보양식은 ‘무조건 많이 먹는 음식’이라기보다 한여름을 지나며 자신의 식사와 건강 상태를 돌아보는 계기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말복에 담긴 또 하나의 의미

삼복에 보양식을 챙겨 먹는 풍습에는 음식 이상의 의미도 있다. 한 해 농사와 생업으로 지친 몸을 쉬게 하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는 문화가 함께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말복 음식은 단순히 ‘더위를 이기는 음식’이라기보다 무더운 계절을 잘 견뎌낸 사람들에게 건네는 격려의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 회장이 이번에 보양식을 임직원들의 집으로 보낸 것도 이런 의미와 맞닿아 있다. 여름철 건강을 챙기라는 메시지와 함께 그동안 현장에서 일해온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맞는 말복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건강을 돌아보는 날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삼계탕 한 그릇으로 서로의 건강을 기원했다면, 지금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휴식으로 남은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말복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