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비난은 친일강박증… 당신들에게도 일본인 피 섞였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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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 "하영 증조부는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배우 하영(33)의 가족사를 둘러싼 '친일 논란'과 관련해 무분별한 비판 여론에 문제를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이번 논란이 '순결 강박'과 '친일 강박증'에서 비롯됐다며, 역사적 맥락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조선의 양의(서양의학을 공부한 의사) 1호로 알려진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에 대해 “그가 가졌던 ‘조선의 첫 번째 양의’라는 타이틀은 그가 조선의 문명화와 근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음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상호(1872~1927)는 대한제국 최초의 국비 유학생으로,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고종과 순종의 주치의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그가 대한제국이 만든 인재였던 만큼 귀국 후 국왕의 주치의가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고 그에 따른 명예와 부 역시 뒤따랐을 것”이라며 “친일로 쌓은 명예라기보다 스스로의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의 파이어니어(개척자)가 된 인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안상호가 을사오적 이완용을 치료한 사실을 두고 친일 행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이완용이 아니라 서민이라도 가능하다면 그에게 치료받고 싶었을 것”이라며 의사의 진료 행위 자체를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는 데 의문을 제기했다.
안상호가 일본인 여성과 결혼한 배경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의친왕의 요청으로 일본에 건너가 시의로 활동했던 점을 들며, 후손이라는 이유로 하영에게까지 일본인 혈통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박 교수는 하영의 조부가 소록도에서 근무한 이력을 두고 나오는 비판에 대해서도 반박을 이어갔다.
그는 당시 일본이 자국민에게도 한센인 대상 불임수술을 똑같이 시행했다는 점, 일부 의사들의 판단으로 이뤄졌던 불법 수술이 오히려 1948년 합법화됐다는 점, 해당 법률이 폐기된 시점이 1990년대 이후라는 점 등을 근거로 "조선인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며 시대적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영을 향한 비판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박 교수는 "배우 하영을 비난하는 당신들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 조상이 있었을지도, 수십만명이 모였다는 지원병 지원자들 속에 당신 조상이, 창씨개명 신청을 한 조상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의견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규탄부터 하고 보는 당신의 폭력이 한 사람을 사정없이 죽이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순결 강박이 이 모든 걸 만든다.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부터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