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찬홈' 일본 관통 후 소멸... 곧 발생할 태풍 '낭카'의 경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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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약화 후에도 계속되는 호우... 일본 비상 유지
이례적 경로의 찬홈... 예상 외 피해 양상으로 혼란

일본 열도를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지른 제15호 태풍 ‘찬홈’이 12일 오전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했다. 그러나 태풍이 사라진 뒤에도 일본 곳곳에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남아 비구름이 발달할 가능성이 이어지고 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도 저지대 침수와 하천 범람, 산사태 등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이번 태풍이 일본에서 보기 드문 경로로 이동하면서 현지에서는 평소와 다른 피해 양상이 나타났다. 태풍의 중심이 일본 열도를 빠르게 통과했지만 그 뒤를 따라 유입된 습한 공기와 상층의 찬 공기가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남았다. 태풍이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했다고 해서 영향까지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제15호 태풍 '찬홈'의 12일 오전 9시 상황. / 'ウェザーニュース' 유튜브
제15호 태풍 '찬홈'의 12일 오전 9시 상황. / 'ウェザーニュース' 유튜브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찬홈은 이날 오전 9시 일본해의 단고반도 앞바다에서 열대저기압으로 변했다. 찬홈은 지난 5일 오후 3시 웨이크섬 부근에서 발생한 뒤 북상하다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전날 오후 8시쯤 이바라키현 남부에 상륙했다. 이후 간토 지방에서 도카이 지방을 지나 서쪽으로 이동했고 일본 중부를 통과해 일본해로 빠져나왔다.

태풍의 세력이 약해지는 동안에도 비에 대한 우려는 남았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간토·고신 지방에서 국지적으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오전까지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상당한 강수량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 관련 매체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도치기현 오쿠닛코 주젠지코반에서 128㎜, 지치기현 닛코시 아시오에서 84.5㎜의 비가 내렸다. 이바라키현 히타치오타시 도쿠다에서는 97.5㎜, 지바현 조시에서는 118㎜, 도쇼에서는 117㎜가 관측됐다.

이날에도 간토 북부와 남부에는 각각 최대 120㎜의 24시간 강수량이 예상됐다. 고신 지방은 100㎜, 이즈제도는 80㎜가량의 비가 예보됐다. 시간당 강수량은 간토 남부에서 최대 50㎜, 간토 북부에서 40㎜, 고신에서 30㎜로 예상됐다. 비구름이 예상보다 발달하거나 같은 지역에 머물 경우 경보 수준의 호우가 나타나는 지역과 기간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이 약해진 뒤에도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상층의 찬 공기가 만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밤늦게까지 토사 재해와 저지대 침수, 하천의 수위 상승과 범람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발달한 적란운이 접근할 경우 낙뢰와 돌풍, 우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농작물과 농업시설에 대한 관리도 요구됐다.

이번 태풍이 남긴 흔적은 일본의 생활 현장 곳곳에서도 확인됐다. 태풍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동안 강풍에 대비해 농가들이 서둘러 시설물을 점검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예정됐던 행사가 취소됐다. 특히 치바현에서는 50주년을 맞은 축제가 태풍 때문에 취소됐다. 현지 관계자는 이례적인 태풍 경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찍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태풍이 남쪽 바다에서 일본 열도를 향해 북상한 뒤 동쪽이나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경로가 비교적 익숙하다. 하지만 찬홈은 일본 동쪽 해상에서 접근해 열도를 가로지른 뒤 서쪽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언론들은 이 때문에 평소와 다른 방향에서 강풍과 비가 나타날 가능성을 경계했다.

찬홈의 진로에는 일본 북쪽에 자리 잡은 고기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태풍의 북쪽 이동을 막는 고기압이 형성되면서 태풍이 북쪽으로 빠르게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서쪽으로 이동하는 이례적인 경로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의 진로뿐 아니라 주변 기압계와 습한 공기의 유입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피해는 강풍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도쿄도에서는 공사 현장의 가설 구조물이 쓰러졌고, 여러 지역에서 나무가 쓰러져 도로가 막혔다.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에서는 굵은 삼나무가 쓰러졌고, 도쿄도 기타구에서는 가로수가 뿌리째 넘어져 도로를 막았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역도 있었다. 이바라키현에서는 강풍에 휩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해 여성 3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교통망도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하네다공항과 나리타공항을 이용하는 항공편이 대거 취소됐고,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 등의 항공편 운항에도 차질이 생겼다. 철도 역시 강풍과 쓰러진 나무 등의 영향으로 일부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 태풍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시점이 일본의 오봉 연휴와 겹치면서 이동객들의 불편도 커졌다.

일본에서 태풍의 영향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열대저기압이 주목받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새로운 열대저기압이 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 중심기압은 996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5m,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23m로 분석됐다. 이 열대저기압은 24시간 이내에 제17호 태풍 낭카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열대저기압은 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에서 북동쪽으로 이동한 뒤 점차 방향을 북쪽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오전에는 태풍으로 발달해 오가사와라 제도 부근을 지나고, 14일에는 미나미토리시마 부근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일본 동쪽 해상으로 이동하면서 16일부터 17일 사이에는 북북서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발표된 예상 경로에서는 17일 오전 일본 동쪽 해상에 중심이 위치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심기압은 994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18m,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25m 수준으로 예상됐다. 다만 현재로서는 일본 본토에 상륙하는 경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예상 진로와 세력은 앞으로의 기압계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본 기상 관련 매체들은 새로운 태풍이 일본 동쪽 해상을 통과하면서 오가사와라 제도와 이즈제도, 동북부와 동일본 태평양 연안의 파도와 날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16, 17일은 일본의 오봉 연휴가 끝나고 귀성객들이 이동하는 시기와 겹칠 수 있어 향후 진로에 따라 교통과 해상 레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