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의 증조부(안상호), 매국노 이완용 치료해 살린 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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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의사가 공격해 부상당한 이완용 치료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에서 활동한 사실이 밝혀진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가 이완용을 치료해 살린 의료진 가운데 한 명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다시 조명되는 가운데 하영이 방송에서 공개한 풍족한 생활상까지 맞물리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운영하는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국사관논총' 제32집에 수록된 논문이 11일부터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이완용은 1909년 12월 22일 천주교 성당에서 열린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 추도식에 참석하고 돌아오던 중 이재명 의사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23세였던 이재명 의사는 일제의 식민지화와 국권 피탈에 분노해 이완용을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거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인력거꾼 박원문이 현장에서 숨졌고, 이완용은 어깨를 찔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논문에는 이완용이 중상을 입었을 당시 안상호가 그를 치료한 일류 의사들 가운데 한 명이었고, 그 치료로 이완용이 목숨을 구했다고 적혀 있다. 또 이완용의 병실 문 앞에는 문병하러 온 친일 인사들이 줄을 이었으나, 한국 국민들은 이재명 의사의 거사에 기뻐했다는 내용도 함께 기록돼 있다.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은 최근 하영이 방송에서 자기 집안 내력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하영은 지난 7일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의사 집안"이라며 "증조할아버지께서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언니까지 의사"라고 집안을 소개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증조부 안상호가 1916년 서울에서 조직된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정친목회는 경제인과 관료, 언론인, 교육자, 법조인, 의료인 등이 참여한 단체로, 을사오적 출신 이완용이 그 중심에서 고문을 맡았다.
당초 하영 측은 해당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이후 입장을 정정하고 사과했다.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입장문을 내고 "저희가 앞서 '사실무근'이라고 말씀드렸던 부분에 대해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라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의사는 이완용 습격 이듬해인 1910년 순국했다. 반면 이완용은 치료 후 회복해 이후로도 친일 활동을 이어갔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그 치료에 관여한 인물의 후손이 자기 집안을 "4대째 의사 집안", "고종 황제를 진료한 명문가"로 소개해온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대비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안상호가 이름을 올린 대정친목회는 1916년 서울에서 조직됐으며, 각계 유력 인사들이 참여한 대표적 친일 단체로 분류된다. 을사늑약 체결에 앞장선 이완용이 고문을 맡아 단체를 이끌었다.
증조부 행적을 둘러싼 논란과 맞물려 하영이 방송에서 공개한 풍족한 생활상도 다시 조명되고 있다. 하영은 지난해 5월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본가를 찾아 "집에 냉장고가 다섯 대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영은 본가 냉장고에 있던 식료품들을 챙기며 "내가 가져가도 아무도 모른다. 절대 모른다. 안 먹어서 맨날 썩는다. 그래서 요긴하게 쓸 만한 것들을 몽땅 가져간다"고 말했다. 하영의 모친도 "모조리 가져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