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의 '통 큰 결정’, 역인수 3년 만에…리나스 17호점까지 확장
작성일
파리크라상, 리나스 경영권 확보한 역인수의 힘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샌드위치·샐러드 브랜드 '리나스(Lina's)'가 지난해 8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국내 17번째 매장을 열었다. 이번 매장은 약 163제곱미터 규모에 85석을 갖춘 중대형 매장으로, 브런치 특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브랜드 상징 색인 그린 컬러를 중심으로 '테라스 가든' 콘셉트를 적용해 도심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매장에서는 크로크무슈, 크로크마담, 프렌치 클래식 플래터 등 다양한 브런치 메뉴를 판매한다. 용산 지역은 아이파크몰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은 상업시설이 밀집된 곳으로, 해당 출점은 리나스가 국내에서 매장망을 넓혀가는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1989년 파리에서 시작된 브랜드, 국내외에서 운영 중
리나스는 19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샌드위치·샐러드 전문 브랜드다. 건강과 균형을 고려한 메뉴 구성과 프렌치 감성을 바탕으로 성장했으며, 신선한 식재료와 창의적인 레시피를 강점으로 내세워 국내외 고객층을 확보해왔다. 현재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에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2002년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처음 도입됐고, 이후 약 20년간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왔다.
2022년 역인수, 20년 만에 브랜드 전반 직접 관리
리나스의 국내 사업 구조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2022년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프랑스 현지 법인인 데블로프망(LINA's Développement)사의 지분 100퍼센트를 확보하며 역인수를 단행했다. 2002년 국내 마스터 프랜차이즈 도입 이후 약 20년 만에 이뤄진 결정이다. 이번 역인수로 파리크라상은 단순히 국내 매장을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 개발, 브랜드 전략, 매장 운영까지 브랜드 전반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기존에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브랜드 사용권만 확보한 구조였다면, 역인수 이후에는 프랑스 본사 지분까지 확보해 브랜드 의사결정권 자체를 국내로 가져온 셈이다.
통합 운영 체계로 메뉴 완성도와 품질 관리 강화
역인수 이후 파리크라상은 프랑스 현지의 식문화와 운영 노하우를 브랜드 전반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현지 레시피와 운영 방식을 기반으로 메뉴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내 소비자 입맛과 시장 환경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균형을 맞췄다. 매장 운영 효율성과 품질 관리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며 사업 구조를 안정화하는 데도 힘을 실었다. 브랜드 소유권과 운영권을 동시에 확보한 만큼 신메뉴 개발 속도나 매장 콘셉트 변경 같은 의사결정을 국내에서 직접 결정할 수 있게 된 점이 실질적인 변화로 꼽힌다.
봄 시즌 신메뉴와 모닝 세트로 라인업 다양화
리나스는 올해 3월 봄 시즌에 맞춰 가볍고 건강한 메뉴를 새롭게 선보였다. '믹스그레인볼 샐러드'는 다양한 곡물과 신선한 채소를 조합해 균형 잡힌 한 끼 식사로 구성했다. '그릭요거트 크림 과일 샌드'는 상큼한 과일과 부드러운 크림을 함께 넣어 계절감을 살린 메뉴다. 여기에 출근 시간대 고객을 겨냥한 모닝 세트도 운영 중이다. 바쁜 아침 시간에도 간편하면서 실속 있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한 메뉴로, 직장인 밀집 상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브런치 시장이 커진 배경
리나스 같은 샌드위치 브런치 브랜드가 국내에서 매장을 늘려갈 수 있는 배경에는 식생활 패턴 변화가 자리한다. 직장인들의 아침 식사 방식이 달라진 점이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집에서 밥을 챙겨 먹거나 아예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출근길에 카페나 샌드위치 매장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는 패턴이 확산됐다. 리나스가 운영 중인 모닝 세트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진 메뉴로 볼 수 있다.
1인 가구 증가도 브런치 카테고리 확산과 맞물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혼자 사는 인구가 늘면서 집에서 여러 재료를 갖춰 식사를 준비하기보다 외식이나 간편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비중이 커졌다. 샐러드나 샌드위치처럼 한 끼 식사로 완결되는 메뉴는 혼밥 수요와도 맞아떨어지는 형태다.
건강식을 선호하는 경향도 빼놓을 수 없다. 곡물과 채소 비중을 높인 샐러드, 튀김이나 기름진 조리 방식을 줄인 샌드위치 메뉴는 열량과 영양 균형을 신경 쓰는 소비자층에서 꾸준히 선택받아왔다. 리나스가 선보인 믹스그레인볼 샐러드나 그릭요거트 크림 과일 샌드 역시 이런 소비 성향을 겨냥한 메뉴 구성이다.
이 같은 변화는 리나스 한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여러 샌드위치, 브런치 카페 프랜차이즈가 비슷한 시기에 매장을 늘려온 배경에도 아침 식사 패턴, 가구 구조, 건강 관심도라는 세 가지 흐름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
외식업계 역인수 흐름, 공차·미스터피자 사례와 비교
국내 외식업계에서는 리나스처럼 해외에 넘어갔던 브랜드 경영권을 국내 기업이 되찾아오는 역인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밀크티 브랜드 공차는 글로벌 사모펀드에 매각됐던 브랜드를 국내 기업이 다시 인수하며 경영권을 회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 역시 해외 자본에 매각된 이후 국내에서 경영권을 다시 확보하며 브랜드 재정비 작업에 나선 바 있다. 세 브랜드 모두 해외 자본 또는 해외 본사 체제에서 벗어나 국내 기업이 브랜드 소유권과 운영 주도권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확장 전략보다 브랜드 본질을 직접 관리하고 운영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리나스 사례처럼 브랜드 소유권을 직접 확보해 운영과 품질을 관리하려는 흐름이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역인수는 장기적인 브랜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인수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리나스는 국내 17번째 매장까지 확장한 상태이며, 앞으로도 통합 운영 체계를 바탕으로 신규 출점과 메뉴 개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