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물 가득 ‘일촉즉발’…평택 대형 화재 참사 막은 ‘결정적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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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2대 장비와 255명 인력 투입된 끝에 불길 진정

“사방에 위험물이 가득한 일촉즉발의 현장에서 각지에서 모인 대원들이 밤새 방어선을 지켜낸 끝에 불길을 잡았습니다.”

11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의 한 위험물질 보관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11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의 한 위험물질 보관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밤중 경기 평택시의 위험물 보관업체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큰 불길이 잡혔다. 100여 종의 위험물이 보관된 시설인 데다 주변 건물까지 촘촘히 붙어 있어 자칫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었으나, 소방 당국의 신속한 초기 대응과 전국 단위 소방력 투입, 체계적인 방어선 구축이 피해 확산을 막았다.

위험물 허가량만 1255만ℓ…불길 번지면 폭발 우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불은 11일 0시 3분께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에 있는 위험물 보관창고인 PJK 평택1센터에서 시작됐다. 불이 시작된 곳은 1층짜리 창고 내부였다. 자동 화재 속보 설비를 통해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이 곧바로 진압에 나섰지만, 불길은 빠른 속도로 번졌다.

해당 창고는 알코올류와 제1∼4석유류 등 100여 종의 제4류 위험물을 최대 191만ℓ까지 보관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곳이다. 제4류 위험물은 불이 붙기 쉬운 인화성 액체에 해당한다.

11일 0시 3분께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 한 위험물 보관 창고에서 큰불이 나고 있다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11일 0시 3분께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 한 위험물 보관 창고에서 큰불이 나고 있다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뉴스1

센터 내 보관 창고 5개 동을 포함한 건물 7곳의 전체 위험물 허가량은 1255만ℓ에 달했다. 각 건물이 수m 간격으로 밀집해 있었고, 반경 100m 안팎에도 다른 공장과 물류창고가 자리 잡고 있어 불길이 번질 경우 추가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웠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1시간 20여 분 만인 오전 1시 32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전 2시 40분 대응 2단계로 경보령을 높였다. 오전 3시 39분에는 다른 시·도의 소방력을 투입하는 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했다.

각지 소방력 총집결…핵심은 ‘방어선 사수’

국가소방동원령이 내려지자 충남과 세종, 충북, 대전 등 인근 4개 시도에서 물탱크차와 화학차 등이 현장으로 집결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과 중앙119구조본부 화학구조대 등 전문 인력과 장비도 투입됐다.

진압 작전의 핵심은 ‘방어선 사수’였다.

소방 당국은 다량의 위험 물질이 보관된 시설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원들의 무리한 내부 진입을 차단했다. 대신 일정한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원거리 방수를 실시하며 불길을 통제했다.

현장을 4개 방면으로 나눠 입체적인 방어선도 구축했다. 불이 난 창고를 집중적으로 진압하는 동시에 불길이 인접한 건물로 넘어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소방력을 집중한 것이다.

타 지역에서 동원된 자원을 포함해 현장에는 장비 102대와 인력 255명이 투입됐다. 불길이 점차 진정되면서 대응 단계는 하향됐고, 약 9시간에 걸친 밤샘 진화 끝에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8분께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

건물 2개 동 전소했지만 인명 피해 ‘0명’

뼈대만 남은 평택 위험물 보관창고 / 뉴스1
뼈대만 남은 평택 위험물 보관창고 / 뉴스1

이번 화재로 최초 발화동과 인접 창고 등 건물 2개 동이 전소했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량의 위험물과 밀집한 건물 구조를 고려하면 소방 당국의 신속한 소방력 투입과 연소 확대 차단이 더 큰 피해를 막은 셈이다.

소방 당국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소방 용수로 인한 2차 피해에도 대비했다. 평택시와 환경오염 통제팀을 구성해 유해 물질이 섞인 소방 용수가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지 않도록 방제 작업을 진행했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실제 보관돼 있던 위험물의 양과 종류,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전소한 창고에 각각 191만ℓ와 163만ℓ의 위험물이 보관된 것으로 처음 파악했지만, 해당 수치는 실제 보관량이 아닌 보관 허가량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보관 현황을 추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1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의 한 위험물질 보관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11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의 한 위험물질 보관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 뉴스1

홍장표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현장 대원들이 밤새 방어선을 지켜낸 끝에 인명 피해 없이 연소 확대를 막아냈다”며 “완전 진화까지 대원 안전을 최우선으로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