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역주행 터졌다…넷플릭스 2위까지 오른 842만 '한국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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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19년 만에 역주행 중인 대반전 한국 영화 정체
19년 전 개봉 당시 842만 관객을 모았던 한국 영화가 글로벌 OTT 넷플릭스에서 예상치 못한 흥행 열풍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일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한국 영화 한 편이 지난 8일과 9일(현지시간) 이틀 연속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넷플릭스 영화 부문 2위에 올랐다. 유럽에서의 폭발적인 강세에 힘입어 같은 기간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종합 차트에서도 각각 8위와 7위까지 치솟았다.
화제의 주인공은 심형래 감독의 판타지 블록버스터 '디워(Dragon Wars: D-War)'다. 지난 2007년 8월 1일 개봉한 '디워'는 개봉 당시 전국에서 842만 697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한 작품이다. 개봉 19년 만에 유럽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K-스펙터클'의 저력을 다시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무기 전설, LA를 뒤덮다
'디워'는 한국의 전설 속 동물인 이무기와 용을 소재로, 미국 LA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선악의 대결을 그린 SF 판타지 영화다. LA 도심에서 벌어진 의문의 참사를 취재하던 방송기자 이든(제이슨 베어 분)이 어린 시절 잭(로버트 포스터 분)에게 들었던 동양의 전설을 떠올리고, 여의주를 지닌 신비의 여인 세라(아만다 브록스 분)와 만나며 이무기 전설이 현실로 다가온다는 내용이다. 크리스 멀키도 주요 배역으로 힘을 보탰다.

영화는 제작기간 6년, 제작비 약 300억 원, 미국 내 1500개 스크린 개봉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당시 한국영화사에 남을 대형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심형래 감독은 2007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시사회에서 "영화 속에 한국이 있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 기술력은 국내외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고, 그 공로로 '디워'는 2007년 제6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각효과상과 제28회 청룡영화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2008년 제45회 대종상 영화제 영상기술상을 수상했다.

"졸작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재평가 목소리도
'디워'는 개봉 당시부터 완성도와 서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작품이다. 코미디언 출신 감독이 만든 영화라는 편견과 '애국심 마케팅' 논쟁까지 더해지며 개봉 전후로 여론이 크게 갈렸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840만 명 넘는 관객을 모은 이례적 흥행 기록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번 넷플릭스 역주행을 계기로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디워'를 재조명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완성도 논란이 일었던 다른 한국 영화와 비교되며 "그때는 졸작이라 봤는데 다시 보니 나쁘지 않다"는 취지의 재평가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클리셰를 비튼 몇몇 장면에 대한 재발견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진에 포진한 데다 동양의 용 신화를 소재로 삼은 독특한 설정이 유럽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흥행하고도 적자"…유럽엔 개봉조차 못했던 영화
'디워'의 흥행 기록을 들여다보면 이번 역주행이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개봉 당시 '디워'는 16일 만에 관객 7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초반 흥행 속도가 매우 빨랐다. 미국 현지 촬영 당시에는 하루 제작비로만 약 2억 원이 투입됐고, 총 제작비 300억 원이 들어간 대작이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만 약 170억 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급 관객을 모으고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셈으로, 흥행과 수익성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았던 대표 사례로도 종종 거론된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정작 유럽 시장과는 인연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디워'는 2007년 당시 한국·중국·일본·미국을 제외하면 정식 극장 개봉국이 일부 동유럽·중동 국가에 그쳤다. '올드보이', '괴물'처럼 유럽과 미주 전역에 개봉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한국 영화들과는 걸어온 길 자체가 달랐던 셈이다. 사실상 유럽 시청자 대부분에게는 '개봉된 적 없는 영화'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디워'가 19년의 시차를 두고 넷플릭스를 통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에서 오히려 역주행 흥행을 터뜨리면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디워 2' 소식은 아직 안갯속
한편 심형래 감독은 최근 몇 년간 여러 방송에 출연해 속편 '디워 2' 제작 의지를 밝혀왔지만, 아직 공식 제작발표회나 구체적인 캐스팅, 촬영 일정 등이 확정된 바는 없다. 전편이 넷플릭스를 통해 뜻밖의 역주행에 성공한 만큼, 후속작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19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유럽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디워'가 앞으로 어디까지 순위를 끌어올릴지, 그리고 이 역주행이 심형래 감독의 차기작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