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살다 친일파 조상 자랑질”…하영 논란에 작심 비판한 '유명 작가'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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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원 작가 “우리 역사가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탓”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영화 '터널' '소원' 등을 쓴 소재원 작가가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살다살다 친일파 조상 자랑질'…소재원 작가 작심 비판

소재원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하영의 증조부 친일 의혹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광복절을 앞두고 씁쓸한 기사를 보았다"고 적었다. 소재원 작가는 영화 '비스티보이즈', '소원', '터널', '공기살인' 등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그는 "이제 친일 행적을 가진 조상조차 자랑거리인 세상이 되었다. 살다살다 친일파 조상 자랑질까지 보게 되다니...우리 역사가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탓"이라며 "만약 역사가 친일을 처단했다면 후손이 저런 이야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했다.

소 작가는 "우리는 앞으로 아이들에게 성공과 영광의 법칙으로 더러운 매국을 가르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래 글로 제 심정을 대신해 본다"며 아들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의 장문의 글을 덧붙였다.

그는 "아들아! 만약 우리가 나라를 빼앗기게 된다면 넌 반드시 매국노가 되어라! 그래서 나라를 되찾으려는 이들에게 총칼을 들이밀고 핍박하여 부를 쌓도록 하여라!"라고 반어적으로 적었다.

이어 그는 "그러다 우리가 다시 나라를 되찾으면 어쩌냐고?"라며 "걱정 말거라.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교훈을 우린 일제강점기 때 배웠잖니? 그땐 빼앗은 재산으로 권력을 향해 베풀면 된다. 권력은 너희를 보호할 것이고 너희와의 공생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 작가는 "반드시 명심하거라. 역사는 되풀이된다. 설마가 아니다. 진리다"라면서 "아들아! 진정 아비가 말한 이딴 역사의 반복을 바라느냐? 친일파 후손이 친일파 집안임을 자랑하는 꼴을 대대손손 보며 살고 싶더냐?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친일을 한 후손들이 부끄럽고 독립투사의 후손들이 당당한 현재를 만들어야 비로소 우린... 역사 앞에, 위대한 독립투사와 후손들 앞에 떳떳할 수 있단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소 작가는 "우리가 반드시 매국을 처단한 역사를 선례로 남겨 매국을 자랑하는 후손들에게 수치와 부끄러움을 알려주자꾸나"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소 작가의 글에 "진짜 이 나라 어휴", "대대로 부자인 사람들은 집안을 숨기는 게 나을 거다. 깊게 살펴보면 친일일지 모른다. 그 시절 조상이 일본 유학을 했다 그러면 거의 100퍼센트", "통탄할 노릇이다" 등의 반응을 표현했다.

소재원 작가 자료사진. / 소재원 인스타그램
소재원 작가 자료사진. / 소재원 인스타그램

방송서 밝힌 '4대째 의사 집안'…논란의 시작

지난 7일 하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를 위해 함께 출연한 배우 정해인과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했다. / KBS
지난 7일 하영이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를 위해 함께 출연한 배우 정해인과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했다. / KBS

논란은 하영이 방송에서 집안 내력을 소개하면서 불거졌다. 특히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배우 정해인과 함께 출연한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이런 엿같은 사랑'을 홍보하기 위해 자리했다.

이날 관심은 하영의 남다른 가족사에 모아졌다. 방송에서 대대로 의사 집안이라는 점이 언급되자, 하영은 증조부에서 시작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증조할아버지는 일본에서 양의학을 배워서 한양에 최초로 서양식 병원을 개원하셨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고종 황제 진료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때 개원을 한 양의학 병원이다 보니 질환이 있을 때 진료를 받으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영은 이어 "할아버지, 아버지, 언니도 이어서 의사를 하고 있다"며 4대째 의사 가문임을 알려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증조부 안상호는 누구

방송 이후 온라인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의사로 활동한 안상호라고 추정되며 과거 행적이 재조명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 의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1904년 귀국한 뒤 순종의 전의(왕실 전담 의사)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의 양의원을 개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의사학회지 제24권 2호에는 그가 전의 촉탁(외부 주치의)으로 고종의 건강을 돌봤다는 기록도 담겨 있다.

문제가 된 것은 그의 친일 의혹이다. 안상호가 이완용, 송병준 등이 참여한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회원으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제기됐다.

여기에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 실린 기사도 다시 주목받았다. '완전히 내지화한 의사 안상호 씨의 가정'이라는 제목의 이 인터뷰에서 안상호는 자신의 생활 방식이 일본인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 나는 지금 조선 옷은 한 벌도 없다. 그리고 음식도 매운 것은 조금도 못 먹는다. 일본 사람과 똑같다. 그러하니까 불편한 점은 조금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안상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는 이름이 등재돼 있지 않다.

'사실무근' 하루 만에 번복…소속사 공식 사과

'이런 엿같은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하영 측은 처음 증조부가 안상호인 것은 맞지만 제기된 친일 행적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했다.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추가 입장문을 내고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해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소속사는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하영은 2019년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로 데뷔한 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증외상센터', '참교육' 등에 출연했다. 정해인과 함께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에서는 주연을 맡았다.

다음은 소재원 작가의 인스타그램 글 전문이다.

광복절을 앞두고 씁쓸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이제 친일 행적을 가진 조상조차 자랑거리인 세상이 되었네요. 살다살다 친일파 조상 자랑질까지 보게 되다니... 우리 역사가 친일파를 처단하지 못한 탓이겠지요? 만약 역사가 친일을 처단했다면 후손이 저런 이야기를 당당하게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는 앞으로 아이들에게 성공과 영광의 법칙으로 더러운 매국을 가르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글로 제 심정을 대신해 봅니다.

아들아! 만약 우리가 나라를 빼앗기게 된다면 넌 반드시 매국노가 되어라! 그래서 나라를 되찾으려는 이들에게 총칼을 들이밀고 핍박하여 부를 쌓도록 하여라!

그러다 우리가 다시 나라를 되찾으면 어쩌냐고?

걱정 말거라.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교훈을 우린 일제강점기 때 배웠잖니? 그땐 빼앗은 재산으로 권력을 향해 베풀면 된다. 권력은 너희를 보호할 것이고 너희와의 공생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 것이다.

반드시 명심하거라! 서민들이 절대 넘볼 수 없는 견고한 성을 너와 같은 이들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넌 매국노로 처벌받지 않고, 자손들은 노력하지 않아도 대한민국 안에서 모든 걸 누리며, 너를 존경하고 자랑하며 살아갈 수 있단다.

아들아! 독립운동 하지 마라! 무슨 일이 있어도 나라를 위해 싸우지 마라! 그런 자들은 침략자에 의해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거나, 매국노와 결탁한 권력자의 음모 속에 암살이나 사형을 당했단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 역시 매국노의 발아래 지배당하며 살아갔단 말이다! 거짓말이 아니다. 지금 아빠와 네가 살아가는 현실이 그렇지 않느냐!

반드시 명심하거라!

역사는 되풀이된다!

설마가 아니다. 진리다!

아들아! 진정 아비가 말한 이딴 역사의 반복을 바라느냐? 친일파 후손이 친일파 집안임을 자랑하는 꼴을 대대손손 보며 살고 싶더냐?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친일을 한 후손들이 부끄럽고 독립투사의 후손들이 당당한 현재를 만들어야 비로소 우린... 역사 앞에, 위대한 독립투사와 후손들 앞에 떳떳할 수 있단다.

너무 늦었지만 못할 것도 없단다. 이제라도 바꾸면 된단다. 그래서 바뀐 오늘이 역사로 기록되면 그만이다. 아빠는 친일파 후손이 자랑질하는 꼴을 보며 살만큼 호탕하지 못하구나! 우리가 반드시 매국을 처단한 역사를 선례로 남겨 매국을 자랑하는 후손들에게 수치와 부끄러움을 알려주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