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보 ‘싹’ 해제됐는데…오늘 일본 상륙 태풍 ‘찬홈’ 변수, 한국 영향은?
작성일
폭염경보 해제 후 태풍 찬홈, 한반도 날씨 변수
극한 폭염 꺾였지만 푄 현상으로 수도권 기온 재상승 우려
전국을 끓게 했던 극한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전국 곳곳에 내려졌던 폭염경보가 모두 해제되면서 온열질환자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폭염경보 해제’를 곧바로 ‘폭염 종료’로 받아들이기는 이르다. 11일 밤 일본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15호 태풍 ‘찬홈’의 이동 경로가 한반도 날씨를 다시 흔들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전국 폭염경보 모두 해제…온열질환자도 급감
MBN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를 기해 전국에 발효됐던 폭염경보가 모두 해제됐다. 현재는 서쪽 일부 지역에만 폭염주의보가 남아 있다.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지면서 온열질환자 수도 급감했다. 지난 9일 하루 동안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8명으로, 8일 만에 두 자릿수로 떨어졌다.
다만 한낮의 더위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34도, 대전 32도, 강릉 27도 등으로 예보됐다. 지난주처럼 40도 안팎까지 치솟는 극한 폭염은 아니지만, 서울 등 서쪽 지역에서는 여전히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반도 뒤덮었던 ‘이중 열돔’에 균열

기록적인 폭염이 갑자기 누그러진 배경에는 한반도 상공을 장악했던 기압계 변화가 있다. 그동안 한반도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위아래로 겹치는 이른바 ‘이중 고기압’의 영향을 받았다.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상에 축적되면서 거대한 열돔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제13호 태풍 ‘돌핀’을 시작으로 제15호 태풍 ‘찬홈’, 제16호 태풍 ‘페이러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단단했던 기압계에 균열이 생겼다. 태풍들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 공기의 흐름을 바꾸면서 열돔의 세력을 약화한 것이다. 이 변화로 폭염의 정점은 지나갔지만, 태풍의 위치에 따라 기온과 강수 구역이 다시 달라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찬홈, 오늘 밤 일본 상륙…동해 방향으로 이동
가장 큰 변수는 일본을 향하고 있는 태풍 찬홈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찬홈은 이날 오전 3시 기준 일본 도쿄 동북동쪽 약 550㎞ 해상에서 서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85hPa, 최대풍속은 초속 24m이며 강풍반경은 약 340㎞다.
찬홈은 이날 오후 도쿄 동쪽 해상까지 접근한 뒤 밤사이 일본 열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일본을 가로질러 동해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세력이 빠르게 약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찬홈이 36시간 이내 열대저압부로 약화하고, 48시간 이내에는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으로서의 수명은 길지 않지만, 찬홈이 남긴 비구름 일부가 동해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직접 상륙 가능성 낮아…‘푄 현상’은 변수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찬홈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할 가능성은 낮다. 일본을 통과하는 동안 세력이 크게 약해지기 때문에 전국에 강한 비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도 크지 않다.
다만 태풍의 이동 경로가 예상보다 남쪽으로 치우칠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태풍 주변의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뜨겁고 건조한 공기로 바뀌는 ‘푄 현상’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동해안에는 비가 내리는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서쪽 지역은 기온이 다시 오를 수 있다. 폭염경보가 모두 해제됐더라도 찬홈의 경로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온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기상청은 찬홈이 남쪽으로 내려오더라도 이미 세력이 약해진 상태여서 지난주와 같은 극한 폭염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돌핀·페이러우도 빠르게 약화…경로 계속 살펴야

중국으로 향한 제13호 태풍 돌핀은 이날 오전 3시 기준 상하이 서남서쪽 약 180㎞ 해상에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0hPa, 최대풍속은 초속 18m로 12시간 이내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전망이다.
괌 북동쪽 해상에서 이동 중인 제16호 태풍 페이러우 역시 한반도와 멀어지고 있다. 페이러우는 북동쪽으로 이동한 뒤 48시간 이내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태풍 모두 한반도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태풍이 주변 기압계를 흔들면서 폭염과 비의 분포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 특히 찬홈이 일본을 통과한 뒤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가 이번 주 한국 날씨의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