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평택 위험물 창고서 큰불…국가소방동원령까지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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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에 100여 종 위험물·화학물질 약 191만ℓ 보관
장비 95대·인력 238명 투입…5시간 만에 큰불 진정

경기 평택의 위험물 보관 창고에서 큰불이 나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됐다.

화재 현장.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화재 현장.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1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분께 평택시 청북읍 토진리의 한 위험물 보관 창고에서 불이 났다. 창고 내부에는 100여 종의 제4류 위험물과 일반 화학물질 등 약 191만ℓ가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는 창고에 설치된 자동 화재속보설비를 통해 신고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소방 당국은 불이 주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오전 1시 32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불길이 더욱 거세지면서 오전 2시 40분 대응 단계를 2단계로 높였다.

대응 2단계는 관할 소방서뿐 아니라 인접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하는 단계다. 불이 난 창고에 다량의 인화성 물질이 보관돼 있어 소방 당국은 화재 확산 가능성을 경계하며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길이 계속되자 소방청은 오전 3시 39분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특정 시도의 소방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렵거나 국가 차원의 소방력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소방청장이 다른 시도의 소방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조치다.

동원령에 따라 충남과 세종, 충북, 대전 등 인근 4개 시도에서 소방력이 평택으로 향했다. 물탱크차와 화학차 각 11대, 회복지원차 4대 등 모두 26대의 장비가 추가로 투입됐다.

기존 투입 장비와 다른 지역에서 지원된 장비를 합하면 현장에는 소방차 등 장비 95대와 소방 인력 238명이 투입됐다. 소방 당국은 인화성 물질이 대량으로 쌓여 있는 시설 특성을 고려해 확산 방지와 외부 진압을 병행했다.

창고 안에 위험물·화학물질 191만ℓ

화재 현장.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화재 현장.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불이 난 곳은 연면적 937㎡ 규모의 단층 특수물류센터다. 내부에는 100여 종의 제4류 위험물과 일반 화학물질 등 약 191만ℓ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4류 위험물은 위험물안전관리법상 인화성 액체로 분류되는 물질이다. 특수인화물과 제1~4석유류, 알코올류 등이 포함되며 휘발유와 알코올처럼 불이 붙기 쉬운 액체가 대표적이다.

해당 업체는 2차전지 소재와 완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화재 당시 2차전지 관련 물질이 실제로 해당 창고 안에 보관돼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약 5시간 만인 오전 5시 16분께 큰 불길이 진정된 것으로 보고 대응 2단계를 1단계로 낮췄다. 초기 화재 당시 반복적으로 치솟던 거센 불길은 상당 부분 수그러들었지만 현장에서는 연기가 계속 발생해 진화와 잔불 정리 작업이 이어졌다.

대응 단계는 낮아졌지만 국가소방동원령은 유지됐다. 창고 안에 다량의 위험물이 있는 데다 불길이 다시 확산할 가능성에 대비해 다른 지역에서 지원된 소방력도 현장에 남아 진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평택시는 화재 발생 이후 인근 주민들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시는 “인근 주민은 창문을 닫고 외출을 자제해 달라”며 연기 유입을 막도록 안내했고, 화재 현장 주변을 지나는 차량에는 우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관계기관에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인명 검색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특히 소방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무리한 내부 진압을 지양하는 등 현장 안전사고 방지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

경찰에는 화재 현장 주변을 철저히 통제하도록 했고 지방정부에는 주민과 인근 사업장을 상대로 안전 안내를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연기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대비해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치할 것을 당부했다.

소방 당국은 남은 불씨를 완전히 제거한 뒤 현장 감식을 통해 최초 발화 지점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창고와 보관 물품의 피해 규모, 화재 당시 실제 보관돼 있던 위험물 종류와 수량 등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