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40.6도 올라 쓰러졌는데, 또 훈련”…해병대 1사단에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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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치료 후 일주일 만에 폭염 훈련 투입된 병사
의료진 소견 무시하고 강행된 훈련, 몸 상태 악화됐다는 주장

경북 포항 소재 해병대 1사단에서 열사병으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은 병사가 복귀 일주일 만에 폭염 속 훈련에 투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0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A병사는 지난달 2일 7㎞ 구보를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A병사의 체온은 40.6도나 됐다. 군병원에서는 열사병, 횡문근융해증 진단을 내렸다.

열사병은 고온 환경에서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응급질환이다. 심한 경우 의식 변화와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횡문근융해증은 과도한 운동이나 고온 환경 등으로 근육세포가 손상되면서 근육 속 물질이 혈액으로 과도하게 흘러나오는 질환이다. 심한 경우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대표적인 증상 가운데 하나가 소변이 콜라색이나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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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병사는 이후 외부 병원에서 약 12일간 입원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17일 부대로 복귀했다. 그런데 A병사의 가족은 복귀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병사는 부대 복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던 지난달 25일 대대훈련에 참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당시 포항에는 폭염 중대경보가 발효돼 있었고 체감온도는 37도였다.

A병사는 여전히 다리에 통증이 있었고 체력이 안된다며 소대장에게 의사 소견서를 제출했다. 해당 소견서에는 '외부 활동과 훈련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중대장은 해당 소견서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A병사에게 훈련에 참여하라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 “엄살 피우지 말라”는 취지의 말까지 했다는 게 A병사 측 주장이다.

A병사는 훈련 도중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을 호소했지만, 당시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수준의 조치만 이뤄졌다고 한다.

결국 A병사는 1차 훈련까지 마쳤지만, 몸에는 다시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

A병사는 같은 달 30일 소변 색깔이 콜라색처럼 변했다. 군병원에서는 횡문근융해증이 재발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A병사는 외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퇴원했다. 그의 가족은 "열사병 이후 신장 기능이 악화돼 투석까지 받아야 했다"고 호소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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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군 훈련 사망 사례와 겹쳐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과도한 훈련과 횡문근융해증이 군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횡문근융해증 자체가 곧 사망을 의미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심한 근육 손상이 발생하면 급성 신장 손상이나 전해질 이상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2012년 야간행군 이후 숨진 육군 훈련병과 2024년 얼차려 군기훈련을 받던 중 순직한 훈련병 역시 사망 전 횡문근융해증과 관련된 증상을 보인 사례로 알려졌다.

특히 폭염 속에서는 고온 환경과 격렬한 신체활동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 위험이 함께 커질 수 있다.

군 훈련의 특성상 일정한 체력훈련이 불가피하더라도 이미 고온에 따른 중증 질환으로 치료받은 병사에게 어떤 기준으로 훈련 복귀를 결정했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의료진의 훈련 자제 소견이 실제 부대의 훈련 참여 결정 과정에서 어떻게 반영됐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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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조사 중…결과 따라 조치”

해병대 측은 현재 A병사의 발병 경위와 훈련 참여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뉴시스에 “발병 경위와 전반적인 환자 관리 실태, 훈련 참여 과정의 적절성 등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A병사가 열사병과 횡문근융해증으로 치료를 받은 뒤 부대에 복귀한 과정, 의료진의 소견이 훈련 참여 결정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폭염 당시 훈련 강도와 휴식·의무지원이 적절했는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실제로 의료진이 외부 활동과 훈련을 자제하라는 소견을 냈고 이를 지휘관이 인지한 상태에서 훈련 참여가 결정됐다면, 단순한 개인의 체력 문제를 넘어 환자 관리와 지휘 체계 전반을 살펴봐야 할 사안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현재 제기된 내용 가운데 가족 측 주장과 부대 조사 결과가 다른 부분이 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공식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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