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230여 명 떠나고 5명 남았다…위안부 기억을 둘러싼 싸움

작성일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제 단 5명
증언 이후 더 거세진 역사 왜곡·기억 전쟁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단 다섯 명만 남았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지만 역사 왜곡과 혐오, 해외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갈등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은 오는 11일 방송되는 ‘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 이후 남겨진 과제와 기억을 둘러싼 충돌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지금까지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30여 명이다. 고령의 생존자들 역시 건강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어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사라지는 속도와 달리 역사 부정과 왜곡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위안부는 사기’, ‘피해자들은 매춘부’라는 식의 주장이 등장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 생존자 단 5명…그런데 “위안부는 사기”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계기 가운데 하나는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이었다.

김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린 지 35년이 지났지만 관련 역사에 대한 부정과 왜곡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자체를 부정하거나 피해자들을 매춘부로 표현하는 주장까지 나온다. 오랜 시간 이어진 증언과 기록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방식이다.

‘시사기획 창’은 피해 생존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왜곡과 혐오가 어떤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피해 당사자가 직접 증언할 수 없는 시대가 다가올수록 기록과 기억을 둘러싼 충돌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역사를 기억하느냐가 또 다른 싸움이 되고 있는 셈이다.

피해자 증언 멈추면 역사도 사라질까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생존자들의 고령화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새로운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 그동안 피해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직접 증언하면서 역사적 사실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목소리가 돼왔다.

하지만 생존자가 단 다섯 명까지 줄어든 지금, 앞으로는 증언을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방송은 피해자들과의 작별이 곧 역사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는지 묻는다. 피해 당사자가 사라진 이후에도 기록과 자료, 교육과 기념 활동을 통해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지 살펴본다.

동시에 피해자들이 더 이상 직접 반박할 수 없는 상황을 틈타 역사 왜곡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짚는다.

세계 곳곳 소녀상 철거…‘위안부 지우기’는 한국 밖에서도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기억을 둘러싼 충돌은 한국과 일본에만 머물지 않는다. 세계 곳곳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역시 철거 압박과 존치 논란에 놓여 있다.

2018년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됐고, 2022년 독일 카셀대학교에서도 소녀상이 자리를 잃었다. 2025년에는 독일 베를린에 설치됐던 소녀상도 한 차례 철거됐다.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억하는 상징물이다. 동시에 전쟁과 여성 폭력 문제를 알리는 국제적 상징으로 의미가 확장돼왔다.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현지 교민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이 소녀상 존치를 위해 나서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일 양국 사이 과거사 문제로만 보는 대신 모든 여성에 대한 전시 폭력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움직임이다.

‘시사기획 창’은 해외에 설치된 소녀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세워졌고 왜 철거 위기에 놓이는지 추적한다.

일본군 ‘위안부’만 있었던 게 아니다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 성폭력은 동아시아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유럽에서는 나치군이 ‘보르델’로 불리는 성매매 시설을 운영했다. 이곳에 동원된 여성들 가운데는 강제수용소 수감자들도 포함돼 있었고 보상 없이 성 착취를 당했다.

‘시사기획 창’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함께 유럽에서 벌어진 전시 성폭력의 역사도 조명한다. 20년 넘게 나치의 ‘보르델’을 연구해온 독일 역사학자는 한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증언하는 모습을 접한 뒤 유럽 지역의 전시 성폭력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힌다. 피해자의 증언이 다른 국가의 묻혀 있던 역사를 다시 꺼내는 계기가 된 것이다.

‘보르델’과 ‘위안부’…전시 성폭력은 왜 반복되나

일본군 ‘위안부’와 나치의 ‘보르델’은 지역과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전쟁 상황에서 여성의 신체가 폭력적으로 이용됐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전시 성폭력을 막기 위한 각종 규범과 제도를 만들어왔다. 그럼에도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쟁 지역에서는 성폭력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방송은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기억하는 일이 단순히 과거사를 되짚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본다.

전쟁이 벌어질 때 여성과 민간인이 어떤 방식으로 피해를 입는지, 과거의 피해를 제대로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이 앞으로의 전시 성폭력을 막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증언이 사라진 뒤 누가 기억할 것인가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예고편. / KBS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은 오랜 시간 역사를 움직여왔다. 피해자들이 직접 자신의 경험을 밝히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개인의 기억을 넘어 국내외 사회가 함께 다뤄야 할 역사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피해 생존자가 다섯 명까지 줄어든 지금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남아 있는 증언과 기록을 어떻게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전달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반대로 기억이 약해지는 틈을 타 왜곡과 부정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시사기획 창’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이 멈춘 이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이 역사를 기억할 것인지 묻는다.

또 평화의 소녀상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갈등과 나치 ‘보르델’ 사례를 통해 과거의 성폭력 피해를 기억하는 일이 오늘날 전쟁과 여성 인권 문제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짚는다.

KBS 1TV ‘시사기획 창-기억 전쟁: ‘위안부’ 증언이 멈춘 뒤’ 편은 오는 11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