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더휠·래미안 버스티지” '폐버스 청년주택'에 2030 분노…황희 결국 사과
작성일
황희 의원 '버스하우스' 제안, 청년층 분노…조롱 밈 쏟아져
"버스가 새 집" 제안에 조롱 밈 확산...2030 청년들 분노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청년 주거난 해법으로 내놓은 '버스하우스'가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맞고 있다. 폐기되는 버스를 개조해 대학가 청년들에게 단기 임시 거처로 제공하자는 아이디어였지만, 온라인에서는 되레 조롱성 밈으로 번지며 논란이 커졌다.

황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구상을 처음 공개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폐선박 리모델링 사례를 예로 들며 "폐선박 또는 중고 선박을 리모델링해서 1만 가구 이상을 공급해 주택문제 해결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비용을 세대당 5000만 원 정도로 잡아도 1만 세대를 공급하는 데 5000억 원 수준이면 충분하다며 경제성과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동형과 트레일러형 등 다양한 형태를 제시하며, 청년들이 안정적인 주택을 마련하기 전까지 임시 거처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한남더힐→'한남 더 휠'...부동산 매물 패러디까지
하지만 청년층 반응은 싸늘했다. "우리가 집이 없지, 자존심이 없냐", "버스에서 살라니 말이 되냐"는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고, 국민의힘은 "청년 세대에 대한 명백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 의원은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고 "청년분들이 불쾌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어 해명한다", "버스 하우스 개념은 순수한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도 거리를 뒀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9일 국회 간담회에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해프닝으로 봐달라"고 언급했다.

주말 사이 온라인에서는 폐버스 청년주택을 조롱하는 밈이 쏟아졌다. 서울 초고가 아파트 단지명을 패러디한 가짜 '부동산 매물' 게시물이 대표적이다. '한남더힐'은 '한남더휠', '아크로리버파크'는 '아크로 리버스 파크', '반포자이'는 '반포터 자이'로 바뀌었고, '디에이치 아너 휠즈', '래미안 버스티지' 등도 등장했다. 매물가는 각각 1500만~2000만 원으로 매겨졌고, 게시물에는 "프리미엄 물건 문의 급증으로 매매 호가가 실시간 변동 중이니 실수요자분들은 빠르게 움직여주시길 바란다. 참고로 위 매물 집주인 대출 가능하며 근저당 설정 가능하다"는 문구까지 붙었다. 한 누리꾼은 이 게시물에 "주차한 위치에 따라 가격 달라지나요? 아니면 운영하던 회사에 따라서?"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콘텐츠도 잇따랐다. 롯데캐슬을 연상시키는 '더퍼스트 무빙캐슬'이라는 이름의 버스하우스 이미지, '나 반포 살지롱~'이라는 문구와 함께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터미널에 '버스하우스 01'이라고 적힌 폐버스가 세워진 이미지, "청년주택. 버스를 새로운 집으로, 청년의 내일로"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간판 아래 폐버스 단지가 조성된 이미지 등이 SNS를 통해 퍼졌다.
여기에 '폐버스 청년주택 가상 브이로그' 영상까지 등장해 게시 이틀 만에 조회수 23만 회를 기록했다. 영상 속 거주자는 "여기 산 지 6개월 됐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진행자가 "살아보니 어떠냐"고 묻자 "다 좋다"면서도 "여름에는 버스 안이 찜질방이 되고 겨울에는 냉동고가 된다", "옆집 화장실 냄새 심한 거 빼고"라고 답했다. 곰팡이 핀 창가 모습도 담겼는데, 진행자는 이를 보고 "한 세대당 딱 5000만 원씩 인테리어와 수리 비용을 쓴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황희, 결국 고개 숙였다
논란이 정책 찬반을 넘어 조롱 밈으로까지 확산하자 황 의원은 10일 결국 공식 사과에 나섰다. 이날 오후로 예정했던 기자회견은 취소하고, 자신의 SNS 계정에 입장문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황 의원은 "버스-하우스 제안에 대해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신속한 주거공간 마련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 차원으로 제안했던 청년 단기 주거 프로그램"이라며 "본 의도와 달리 청년세대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와 실망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버스 하우스 제안 배경에 대해서는 "해당 제안은 정부 주도 주택공급의 시차를 보완하고, 저소득층 청년들의 극심한 임시주거비 부담을 단기적으로 조금이라도 덜어보고자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였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청년들이 현장에서 직면한 주거 문제의 엄중함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며 "주거 당사자인 청년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해 상처와 실망감을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다 실질적이고 완성도 높은 주거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과 청년세대에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