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페이스, 1억5000만달러 손실 딛고 재출시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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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페이스 오너 형제, “재출시하겠다” 다큐서 공식화
2013년 실패 딛고 알고리즘 피로 시대 노려 재도전

밀레니얼 세대의 첫 SNS로 불리던 마이스페이스(Myspace)가 다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를 소유한 팀 밴더훅(Tim Vanderhook)과 크리스 밴더훅(Chris Vanderhook) 형제는 최근 공개된 동명 다큐멘터리 ‘마이스페이스’에 출연해 재출시 계획을 공식화했다. 두 사람은 알고리즘 기반 피드에 지친 이용자들에게 마이스페이스가 ‘해독제’가 될 수 있다고 내비쳤다. 다만 업계 분석가들은 인스타그램·틱톡·유튜브 등이 장악한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낮다고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밴더훅 형제는 2013년에도 한 차례 재출시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바 있어, 이번이 재도전이 될 전망이다.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재출시 선언
토미 아발론(Tommy Avalone)이 감독한 다큐멘터리 ‘마이스페이스’에서 밴더훅 형제는 “우리는 여전히 마이스페이스를 소유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마이스페이스 브랜드의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고, 마이스페이스를 재출시할 것이다.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안 되면, 또 한 번 할 것”이라며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계속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밴더훅 형제는 마이스페이스를 소유한 애드테크 회사 비언트 테크놀로지(Viant Technology)의 공동창업자로, 브랜드를 계속 관리하는 ‘스튜어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계획 단계일 뿐 확정된 재출시 일정이 아니라는 점이 여러 외신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세계 1위에서 ‘Y2K 유물’로, 마이스페이스의 부침
마이스페이스는 2003년 탐 앤더슨(Tom Anderson)과 크리스 드울프(Chris DeWolfe)가 공동창업했다.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프로필, 음악 재생 기능, ‘톱 프렌드’ 목록, 그리고 가입 즉시 첫 친구로 등록되는 ‘톰’ 캐릭터로 초기 SNS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였다. 공동창업자 탐 앤더슨은 2005년 회사 지분을 매각했고, 이번 재출시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스페이스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SNS로 꼽혔고, 2008년에는 월간 방문자가 1억1500만 명에 달했다. 인도 익스프레스는 BBC 보도를 인용해 2006년 마이스페이스가 미국에서 구글을 제치고 가장 많이 방문한 사이트에 오른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빠르게 추격해오면서 2010년을 전후해 이용자 대이동이 벌어졌고, 마이스페이스는 순식간에 Y2K 시대의 유물로 전락했다.
밴더훅 형제는 2011년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한 뒤 ‘완전히 새로운 마이스페이스’를 만들겠다며 현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광고주들이 계속 페이스북으로 이탈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팀 밴더훅은 다큐멘터리에서 “그야말로 손실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고, 크리스 밴더훅은 “1억50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돈을 잃었다”고 밝혔다.
“알고리즘 피로”가 기회 될까
포레스터(Forrester)의 케이트 위닉(Kate Winick) 수석분석가는 CNBC에 “마이스페이스 재출시에 대한 기대감은 알고리즘이 삶을 덜 지배했던, 좀 더 아날로그적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와 이용자 모두가 알고리즘을 위해 만들어진 느낌이 덜하고 더 개인화된, 작고 사적인 소셜 경험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며 서브스택(Substack)의 성장과 디스코드(Discord)의 비공개 커뮤니티를 예로 들었다.
실제로 밀레니얼과 Z세대 사이에서는 정신건강 악화와 중독 우려로 SNS 이용을 줄이고 오프라인·아날로그적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인도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구글 랩스(Google Labs)는 올해 6월 둠스크롤링을 줄이도록 돕는 앱 ‘드림빈스(Dreambeans)’를 출시했다. 하루 10~14개의 AI 삽화가 곁들여진 일상 이야기만 보여주는 방식이다. 화면 사용 시간과 습관을 추적해주는 마인드풀 스크린타임 앱 ‘미보 스크롤링(Mivo Scrolling)’도 최근 등장했다. 이런 흐름은 마이스페이스가 파고들 만한 틈새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다만 위닉은 “마이스페이스가 전통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면 그저 업계에서 가장 작은 플레이어에 그칠 것이고, 옛 마이스페이스 감성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훨씬 깨끗하고 단순한 사용자 경험에 익숙한 세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을 실제로 줄이고 싶은 사람이 ‘오프라인’ 감성을 얻기 위해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할 가능성은 낮다”며 이 균형을 신중하게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고주와 세대 전략, 넘어야 할 산
위닉은 마이스페이스의 핵심 타깃이 향수를 느끼는 밀레니얼이 아니라 “커리어와 가정이 있는 바쁜 중년”이어서는 안 된다고 짚었다. 이들은 새로운 채널에 다시 글을 올릴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의미 있게 차별화된 서비스로 Z세대와 알파세대를 정면으로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마이스페이스가 페이스북에 밀린 이유 중 하나는 고연령층 공략에 실패한 것이었고, 틱톡이 사업적으로 성공을 굳힌 요인 중 하나는 밀레니얼 이상 연령대에서 나타난 빠른 성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규제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주요 소비층인 고연령층까지 아우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엔더스 어낼리시스(Enders Analysis)의 제이미 맥이완(Jamie MacEwan) 수석연구분석가는 광고 유치가 더 큰 과제라고 봤다. 그는 “마이스페이스에 대한 질문은 20년 뒤에 페이스북의 밥그릇을 빼앗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소규모 광고 플랫폼으로 재출시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느냐다”라고 말했다. 중견 플랫폼은 매출 규모가 작아 광고주가 무시하기 쉽고, “중소기업들은 이미 자리 잡고 있는 플랫폼에 지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국 최대 규모가 아니어도 수익을 내려면 이용자들이 실제로 시간을 들여 볼 만한 콘텐츠를 만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럼에도 브랜드 인지도는 마이스페이스의 확실한 자산으로 꼽힌다. 새로 진입하는 서비스와 달리 별도의 설명 없이도 밀레니얼에게 즉각적인 향수와 문화적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의 스레드(Threads)가 며칠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모았고, 마스토돈(Mastodon) 같은 탈중앙형 대안도 나름의 사용자층을 확보한 사례는 시장 판도가 완전히 고정돼 있지 않다는 신호로 언급된다. 마이스페이스가 이 틈을 파고들어 실질적인 재기에 성공할지는, 결국 광고주와 젊은 세대를 동시에 설득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