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위 찍었다…‘동궁’·‘김부장’ 꺾고 넷플릭스 정상 오른 한국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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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 로맨스에 액션·누아르 담아 이틀 만에 1위 달성
정해인·하영·허성태 '삼각 시너지'로 글로벌 5위 진입
공개 이틀 만에 넷플릭스 국내 정상을 차지한 한국 드라마가 화제다. 공개 직후 6위로 출발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다섯 계단을 뛰어오르며 ‘동궁’과 ‘김부장’까지 밀어냈다.

정체는 정해인·하영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이다. 강렬한 제목과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앞세운 이 작품이 주말 정주행 수요를 흡수하며 순위 판도를 단숨에 뒤집었다.
하루 만에 6위→1위…글로벌 차트도 심상치 않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9일 오전 10시 기준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시리즈’ 1위에 올랐다. 지난 7일 전 세계에 공개된 뒤 8일 국내 순위 6위로 진입했고, 하루 만에 정상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근까지 상위권을 지켜온 오컬트 사극 ‘동궁’과 소지섭 주연의 흥행작 ‘김부장’을 모두 제쳤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작이 공개 이틀 만에 기존 인기작을 밀어낸 만큼 초반 화제성과 정주행 경쟁력을 동시에 입증한 셈이다. 해외 반응도 빠르다.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이런 엿같은 사랑’은 공개일인 지난 7일 넷플릭스 TV쇼 부문 글로벌 5위에 진입했다. 당시 비영어권 콘텐츠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다.

한국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등 50개국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공개 직후 국내 1위와 글로벌 5위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향후 넷플릭스 글로벌 정상까지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기억 잃은 검사 앞에 나타난 ‘가짜 남자친구’
12부작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상실에 걸린 검사 고은새(하영)와 자신이 남자친구라고 주장하는 복싱 코치 장태하(정해인)의 끈적한 동거 생활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조직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려던 장태하는 마지막 임무 도중 첫사랑 고은새와 뜻밖에 재회한다. 그러나 고은새는 폭력 조직을 추적하다 사고를 당해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잃은 상태다. 장태하는 위기에 놓인 고은새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그의 남자친구라는 거짓말을 시작한다.

기억을 잃기 전 고은새의 이름은 고지원이었다. 엘리트 검사였던 그는 낯선 병원에서 눈을 뜬 뒤 남자친구를 자처하는 장태하를 따라 엿마을로 향한다. 두 사람은 한집에서 생활하며 서로에게 가까워지지만, 거짓말 위에 세워진 관계라는 사실이 로맨스에 긴장감을 더한다.
작품은 기억상실과 첫사랑, 가짜 연애, 동거라는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 공식을 정면으로 활용한다. 여기에 조직의 추격과 액션, 누아르를 결합해 단순한 달콤함에 머물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아는 맛이 무섭다”, “밤새 전편을 다 봤다”, “이런 로코를 기다렸다”는 반응을 보인 이유도 빠른 전개와 장르 혼합에 있다.
정해인·하영 로맨스에 허성태 악역까지
흥행을 견인한 핵심은 정해인과 하영의 조합이다. 정해인은 조직을 떠나 복싱 코치로 살아가는 장태하를 맡았다. 거칠고 무뚝뚝한 모습 뒤에 첫사랑을 지키려는 순애보를 감춘 인물이다.
김장한 감독은 캐스팅 단계부터 정해인을 장태하 역의 1순위로 꼽았다. 올곧은 이미지가 상남자다운 장태하의 매력과 잘 어울리는 데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필요한 어설프고 사랑스러운 면까지 갖췄다는 판단이었다.

하영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로맨틱 코미디 주연에 도전했다. ‘중증외상센터’, ‘이두나!’, ‘더 패뷸러스’를 비롯해 ‘참교육’, ‘사냥개들’ 시즌2, ‘월간남친’ 등 넷플릭스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넷플릭스의 딸’,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별명을 얻은 배우다.
하영은 기억을 잃은 뒤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주는 고은새와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던 검사 고지원의 얼굴을 오간다. 정해인과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코미디와 액션을 넘나드는 연기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허성태는 두 사람을 추격하는 조직 보스 백상길 역을 맡아 긴장감을 책임진다. 백상길은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쥔 고지원을 제거했다고 믿었지만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다시 추적에 나선다. 허성태가 “‘오징어 게임’의 장덕수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최악의 악”이라고 소개한 만큼 강력한 악역의 등장이 로맨스에 속도감을 더한다.
김영옥, 전배수, 서정연, 장혜진, 차청화, 김미화, 이재원, 정순원, 최유주 등은 ‘엿마을 패밀리’로 합류했다. 이들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누아르와 추격전 사이에 유쾌한 웃음과 휴머니즘을 채운다.
왜 ‘이런 엿같은 사랑’인가…제목에 숨은 이중 의미

작품명 역시 공개 전부터 강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장한 감독은 “‘엿같다’는 표현 자체에 강한 끌림이 있었다”며 제목에 담긴 이중적인 의미를 설명했다.
기억을 잃고 낯선 남자와 생활하게 된 고은새에게는 말 그대로 엿같은 상황이지만, 동시에 엿은 달콤하고 끈적한 두 사람의 사랑을 상징한다. 다소 거칠게 들리는 표현을 로맨스의 핵심 소재로 뒤집은 셈이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마이 데몬’을 연출한 김장한 감독은 ‘유 레이즈 미 업’에서 호흡을 맞춘 모지혜 작가와 4년 만에 재회했다. 제작진은 로맨스와 코미디를 중심에 두면서도 누아르가 지나치게 무거워지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데 집중했다.
정해인의 짙은 감성과 액션, 하영의 통통 튀는 사랑스러움, 허성태의 카리스마와 반전이 작품을 움직이는 세 축이다. 익숙한 로맨틱 코미디 공식에 추격전과 강력한 악역을 더한 전략은 공개 초반 순위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내 6위에서 1위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였다. 공개와 동시에 글로벌 5위까지 진입한 ‘이런 엿같은 사랑’이 정주행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 넷플릭스 1위까지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