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성접대 받은 심판... 실명은 물론 얼굴까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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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계 "사토 류지, 니시무라 유이치가 접대받은 심판"
일본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대한축구협회(KFA)가 과거 국가대표팀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심판들에게 조직적으로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일본 언론은 그 대상에 자국 심판이 포함됐다며 실명은 물론 얼굴 모습까지 공개했다.
일본 매체 풋볼트라이브는 지난 7일 "과거 한국 대표팀의 A매치 등을 담당했던 일본인 심판들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2026-2027시즌 J리그 개막을 앞두고 일본 축구계에도 충격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한국 방송 JTBC의 보도를 인용해 "사토 류지, 니시무라 유이치 등이 성적 서비스와 관련된 수혜자로 지목됐다"며 심판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다른 일본 매체들도 잇따라 사안을 조명하며 사토 류지, 니시무라 유이치, 우즈베키스탄의 라프샨 이르마토프 등 심판들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이름이 오르내린 사토 류지는 2011년 3월 열린 한국-온두라스전, 한국-중국전을 관장한 주심이다. 그는 현재 일본축구협회(JFA)에서 J리그 심판들을 지도·관리하는 심판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어 파장이 더 크다. 당시 온두라스전에서는 부심 2명과 대기심까지 심판진 전원이 일본 국적으로 구성됐다.

사토는 2022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경기에서 편파 판정 논란에 휘말려 말레이시아축구협회로부터 자국 경기 심판 배제를 요구받았고, 그해 말 심판에서 은퇴했다.
또 다른 일본인 니시무라 유이치는 2012년 2월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한국과 쿠웨이트전에서 주심을 맡았다. 이 경기 역시 주심과 부심 2명, 대기심까지 4명 모두 일본 국적 심판이었다. 당시 한국은 최강희 감독을 긴급 선임한 상황에서 해당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해 가까스로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경기와 관련해 심판 2명에게 성접대가 이뤄졌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일본 매체들은 파장의 확산 가능성도 짚었다. 풋볼트라이브는 "한국 보도가 사실이라면 일본축구협회와 J리그도 어떤 형태로든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J리그 경기의 심판 배정도 일부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본 내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야후재팬에 글을 올린 한 전문가는 "두 사람이 문제가 된 경기를 담당한 것과 실제로 접대를 받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현 단계에서 두 심판이 성접대를 받았다고 단정할 수 있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15년 전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라 해도 일본 축구계에 결코 강 건너 불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의 뿌리는 대한축구협회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년간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 등을 상대로 벌인 조직적 성접대다. 이 내용은 2016년 문체부 감사에서 파악됐으나 당시 공개되지 않았다가, 지난 6일 JTBC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 문체부는 심판국 관계자 진술과 법인카드 사용 내역, 협회 소명자료 등을 근거로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심판들을 접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접대는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평가전 4경기 등 모두 7경기에 걸쳐 이뤄졌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체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년간 성접대 명목으로 8차례에 걸쳐 559만8000원이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한 심판국 직원은 법인카드 정산 사유에 '심판 마사지'라고 직접 적어 결재를 받기도 했다.
구체적인 결제 정황은 노골적이었다. 쿠웨이트전이 열린 2012년 2월 29일 새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안마시술소에서 협회 법인카드로 50만원이 결제됐다. 문체부는 이를 쿠웨이트전 심판 2명에 대한 성접대 비용으로 판단했다. 비용을 결제한 심판국 직원은 문체부 조사에서 "안마 비용은 성매매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라며 "외국인 심판들이 공항이나 숙소 등에서 먼저 요구해 접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9월 2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한국과 오만의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직후에도 비슷한 결제가 있었다. 경기 종료 약 2시간 30분 뒤 창원의 한 안마업소에서 76만원이 결제됐고, 문체부는 이를 심판 4명 몫으로 봤다. 심판을 관리·감독해야 할 감독관이 접대 대상이 된 사례도 있었다. 2012년 3월 14일 카타르전이 열리던 경기 도중인 오후 8시 34분, 역삼동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19만8000원이 결제됐는데, 문체부는 이를 경기 감독관 1명에 대한 접대로 지적했다. 온두라스전을 앞둔 2011년 3월 25일 새벽에도 역삼동 안마시술소에서 심판 3명 몫으로 75만원이 결제됐다.
이런 부적절한 접대는 심판국 사원이 기안해 대리, 과장, 국장을 거쳐 당시 협회 부회장까지 결재를 받고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조중연 전 축구협회장 재임 시절의 일이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자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실제 징계는 이뤄지지 않았고, 검찰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성접대가 이뤄진 7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5승 2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성적이 심판 매수의 결과가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해외 축구계에서는 그동안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성적을 두고 '심판 매수'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이후에도 이런 관행이 이어진 정황이 드러나면서 한국 축구의 국제적 오명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논란이 커지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공식 사과했다. 협회는 성접대나 법인카드 사적 사용 등에 대해 "현재는 절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