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노무현도 용산공원 아파트 짓지 말랬다…문재인 철학에도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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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1센티라도 동의할 수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내 아파트 건립 가능성을 두고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과거 민주당 정부가 추진했던 용산공원 조성 원칙까지 언급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오 시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용산공원은 미래세대의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용산공원에 주택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며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 공급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공급 확대에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며 용산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건립하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마지막 자산까지 허물어가며 아파트를 짓는 것은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이 특히 문제로 삼은 부분은 용산공원이 일반적인 개발 대상 부지와 다르다는 점이다. 용산공원은 주한미군 기지가 반환된 뒤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돼 온 공간이다. 오 시장은 이를 "서울의 허파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남겨둬야 할 국가적 자산"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용산공원을 '미래 세대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라며 '지상에는 단 하나의 건물도 짓지 말라'는 원칙까지 세웠다"며 "문재인 정부 역시 이러한 철학을 이어받아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의 취지에 따라 용산공원을 녹지 중심의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 그 공간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발상이 나온다면 민주당 정부가 세웠던 원칙과 철학마저 스스로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앞서 시민들과의 토론 자리에서도 같은 취지의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6일 열린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아무리 급해도 종자 씨는 먹어 치우지 않는다"며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주택 공급과 녹지 확보가 서로 충돌하는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좋은 주거정책은 단순히 집의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며 풍부한 녹지와 쾌적한 환경을 갖춘 도시 위에 주택 공급이 더해져야 국민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올여름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도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도시는 더 많은 녹지를 품어야 한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도시 인프라가 바로 녹지"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 세대의 몫인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1센티라도 동의할 수 없다"며 "서울은 오늘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백 년 뒤에도 살고 싶은 도시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산공원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대규모 국가공원 조성 대상지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아 왔다. 오랜 기간 외국군 기지로 활용됐던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녹지와 역사·문화 공간을 갖춘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추진돼 왔다.
이에 따라 용산공원 내 건축물 설치나 주택 공급 문제는 단순한 주택 정책을 넘어 공원의 성격과 장기적인 도시 공간 활용을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