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만지고 손 안 씻었다가… 살모넬라 식중독 5년째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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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모넬라균 5년 연속 증가
여름철 인기 메뉴인 냉면이 올해 살모넬라 식중독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냉면 전문점에서 살모넬라 식중독 의심 사례가 잇따르자 관련 업계·협회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위생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앞서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냉면 프랜차이즈 직영점에서는 어버이날 직후 주말 사이 150여명의 손님이 식중독 증상을 보이는 대규모 사례가 발생했다. 이곳에서 냉면을 먹은 다른 손님 30여명도 비슷한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손 안 씻고 다른 음식 만졌다가"
식약처가 지목한 핵심 위험 요인은 냉면 위에 올라가는 삶은 계란과 지단이다. 생달걀을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고 다른 식재료를 조리하거나, 달걀물이 묻은 집게를 완성 음식에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오염물질이 옮겨붙는 '교차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달걀물을 상온에 오래 두거나, 충분히 익지 않은 육전을 손님에게 내는 과정에서도 살모넬라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특히 냉면은 조리 후 별도 가열 없이 곧바로 제공되는 음식이라, 살모넬라균이 소량만 묻어도 식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는 게 문제다. 살모넬라균 자체는 열에 약해 중심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대부분 죽지만, 이미 조리가 끝난 뒤 오염이 일어나면 이런 가열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3년 사이 김밥·냉면에 들어간 계란 지단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례가 잇따르면서 살모넬라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5년째 늘어나는 살모넬라, 정점은 9월
살모넬라 식중독은 통계로도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병원체별 발생 현황을 보면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은 2021년 32건에서 2022년 44건, 2023년 48건, 2024년 58건, 지난해 79건으로 5년 연속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살모넬라균은 79건, 환자 4248명으로 전체 식중독 환자의 43%를 차지해 단일 병원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의외로 식중독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달은 한여름이 아니라 초가을이다. 월별 발생 건수를 보면 9월이 45건·환자 1475명으로 가장 많았고, 8월(42건), 7월(37건), 1월(30건)이 뒤를 이었다. 무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계속되는 데다, 휴가철 외식과 배달 음식 소비가 몰리는 시기와 겹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계절별로는 여름이 전체의 3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증가율만 놓고 보면 최근 겨울철 노로바이러스성 식중독의 상승 폭이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소별로는 음식점이 192건으로 전체의 60%를 넘겨 압도적으로 많았고, 집단급식소(47건), 학교(36건)가 뒤를 이었다. 외식이 늘면서 음식점발 식중독이 매년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한식당과 도시락·분식점, 횟집·일식당에서 특히 자주 발생했다.
냉면만이 아니다… 김밥·볶음밥 도시락도 위험
계란 못지않게 조심해야 할 음식은 김밥과 도시락이다. 식약처는 조리된 밥류와 여러 재료가 섞인 복합조리식품을 여름철 식중독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발생한 살모넬라 식중독 사례에서도 김밥·도시락·달걀 조리식품이 주요 원인 식품으로 꼽혔다. 실제로 김밥을 먹은 뒤 다음 날 숨진 사례가 보고된 적도 있다.
의외로 위험한 메뉴로 꼽히는 것은 볶음밥이다. 볶음밥은 '바실루스 세레우스'라는 세균이 문제가 되는데, 이 균은 토양과 곡물에 흔히 존재하며 생쌀에도 포자 형태로 남아 있다가 밥을 짓는 과정에서도 살아남는다. 조리된 밥을 실온에 오래 두면 이 균이 빠르게 증식하며 독소를 만드는데, 이 독소는 열에 매우 강해 다시 데워 먹어도 파괴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감자·달걀·햄이 들어간 마요네즈 샐러드나 물기가 많은 생채소 반찬 역시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회나 조개류 등 날생선을 먹을 때는 장염 비브리오균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만성 간질환자나 알코올 중독자, 면역저하 환자 등이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먹었을 때 걸릴 수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발생 시 사망률이 50%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처가 당부하는 예방 수칙
식약처는 달걀을 만진 뒤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고, 장갑을 낀 채 달걀을 만졌다면 이후 조리 시에는 장갑을 교체하라고 권고한다. 육류와 가금류는 중심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가 모두 단단해질 때까지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다. 칼과 도마 같은 조리기구는 열탕 소독하거나 살균·소독제로 세척하고, 식재료별로 구분해 써야 교차오염을 막을 수 있다. 달걀물을 섞어 쓸 때는 담는 용기를 주기적으로 세척·소독하고, 남은 달걀물을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달걀을 살 때도 요령이 필요하다. 껍질에 균열이 없고 냉장 보관된 제품을 고르고, 되도록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을 이용해 차가운 상태로 집까지 가져와야 한다. 집에 도착하면 바로 냉장고에 넣고, 채소 등 다른 식재료와 직접 닿지 않게 보관하는 것이 교차오염을 막는 방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냉면은 조리 후 추가 가열 없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살모넬라가 소량만 오염돼도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손 씻기와 조리도구 분리 사용, 충분한 가열 조리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