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유통가는 벌써 추석 채비… 사전예약이 명절 대목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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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당겨진 추석에 명절 선물 예약 시작
낮 기온이 39도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도 대형마트들의 시선은 이미 두 달 뒤 추석을 향해 있다. 이마트·롯데마트·SSG닷컴이 나란히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에 돌입하면서, 다음 달 중순까지 명절 상품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올해 추석이 지난해(10월)보다 한 달가량 이른 9월로 당겨진 데다, 정작 명절 당일보다 사전예약 기간에 매출이 더 몰리는 최근 흐름이 이런 조기 경쟁을 부추겼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물량 확대다. 이마트는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42일간 사전예약을 운영하는데, 사과·배 등 명절 대표 과일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최대 40% 늘렸다. 가격은 '유명산지 사과(3.8㎏)'가 행사카드 결제 기준 5만9500원, 택배 전용으로 새로 내놓은 '프리미엄 애플망고(2.2㎏)'가 5만9480원이다. 고기류에서는 'LA식 꽃갈비 세트(2㎏)'가 9만9800원, 프리미엄 품종으로 만든 '금한돈 모둠 세트(1.35㎏)'가 5만9840원에 나온다. 수산물은 이번에 처음 실속형으로 개발한 옥돔·갈치 세트(7만9660원)와 영광 백굴비 세트(4만7840원)가 새로 합류했다.

같은 기간 6주짜리 사전예약을 여는 롯데마트는 900여 개 세트로 승부를 건다. 지난 추석 처음 내놨던 혼합과일 세트는 4품목으로 두 배 늘려 5만9900~6만9900원에 팔고, 이상기후로 흔들리는 작황에 대응하기 위해 하우스 재배 배와 AI로 골라낸 사과·멜론을 전면에 세웠다. 나주에서 하우스 재배로 키운 배 세트(6.5㎏)는 7만원대, AI 선별 사과가 들어간 혼합과일 세트는 4만~5만원대다. 10만원 아래 가격대를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서는 냉동 갈비와 한우 정육, 양념육 등 신상품 7종을 채워 넣었고, 김 세트는 9900원부터, 매일견과는 1만9900원부터 살 수 있다. 가공식품 물량 역시 10% 넘게 늘었다.
SSG닷컴은 전체 물량은 지난해보다 10% 늘리면서, 1만원 안팎 실속형 세트는 18% 확대하고 동시에 프리미엄 라인도 넓혔다. 자체 브랜드 '정담' 과일 세트가 9만5000원대인 반면, '청담 새벽집'의 1++ No.9 등급 등심·안심·채끝 세트는 30만원대에 이른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상품 70여 종과 캐비아 세트도 이번에 새로 합류했다. 저가 라인은 대천김 캔김, 사조 참치캔, 신라명과 마들렌 세트 등이 1만원대에 포진했다.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 중 하나는 이번 추석 명절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올해 추석(9월 25일)은 지난해(10월 6일)보다 11일 이르고, 이에 맞춰 이마트도 예약 개시일을 지난해보다 12일 앞당겼다. 다만 명절까지 남은 준비 기간 자체는 지난해 49일, 올해 50일로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사전예약이 명절 당일 매출보다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매출 중 사전예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61.6%에서 지난해 72.6%로 뛰었고, 롯데마트도 2023년 55%에서 2024년 60%, 지난해 70%로 매년 상승했다. 할인·증정 혜택을 사전예약 구간에 몰아주는 업체들의 전략이 반복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일찍 사야 싸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연휴 길이도 변수다. 개천절·한글날까지 이어지며 이레를 쉬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추석 연휴는 일요일을 포함해 나흘(9월 24~27일)에 그친다. 짧아진 연휴 탓에 선물을 직접 들고 찾아가기보다 택배로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며, SSG닷컴이 온라인 물량을 늘려 잡은 것도 이런 예측과 무관하지 않다.
혜택 규모도 예년보다 커졌다. 롯데마트는 1차 예약 기간(8월 6일~9월 4일) 행사카드 결제 금액에 따라 최대 1200만원어치 상품권을 주거나 같은 금액을 즉시 할인해준다. 이마트는 1차 기간 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최대 600만원, 2차 기간 최대 400만원, 3차 기간 최대 250만원의 신세계상품권을 지급하고, SSG닷컴은 최대 120만원의 SSG머니를 내걸었다. 이마트는 대량 배송이 약속한 날짜에 도착하지 않으면 최대 100만원 상당의 이마티콘으로 보상하는 제도도 새로 도입했고, SSG닷컴은 '쓱7클럽' 회원에게 결제액의 최대 7%를 추가 적립해준다.
올여름 이어지는 폭염도 명절 선물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최근 폭염을 "사실상 국가적인 기후 재난"으로 규정하고, 취약계층 보호와 야외 노동자 안전 등 인명 피해 방지에 행정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상고온에 따른 과일 작황 불안에 대비해 유통업체들이 CA(공기조절) 저장 기술과 AI 선별 시스템을 확대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런 기후 변수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