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4강도 성접대 덕분인지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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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성접대에 '해외 축구계'까지 발칵 뒤집힌 까닭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성접대 사실이 드러나자 외신도 잇따라 비중 있게 다루며 파장이 국경을 넘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성접대를 받은 심판 명단에 일본인이 포함됐다는 점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의 4강 진출 업적까지 의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과 2012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 친선경기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 10여 명에게 성접대를 한 사실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로 확인됐다. 축구협회는 서울과 경남 창원, 울산 등에서 심판들을 안마 업소에 데려갔고 비용 수십만 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성접대를 받은 심판이 관장한 7경기에서 한국은 5승 2무 무패를 기록했다.
일본 언론이 특히 주목한 대목은 성접대 대상에 일본인 심판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한국 MBC 보도를 인용해 성접대를 받은 외국인 심판 약 10명 가운데 일본인이 포함됐고, 이 일본인이 "J리그 심판을 총괄하는 인물"이자 "일본축구협회 심판위원회 간부로 활동 중"이라고 전했다. 이 보도는 2016년 작성된 문체부 감사보고서에 근거한 것이다.
교도통신은 7경기 중 2012년 열린 한국과 쿠웨이트의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경기에서는 주심과 부심을 포함한 심판진 4명 전원이 일본인이었고, 이 중 2명이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사카노와'는 문체부 감사보고서의 세부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비용을 결제한 심판부문 직원은 "마사지 요금에는 성매매 비용까지 포함돼 있었다"며 "외국인 심판이 공항이나 숙소 등에서 먼저 요구해 접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 대표팀이 오만과 맞붙은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는 경기 종료 약 2시간 30분 뒤 경남 창원시의 한 업소에서 76만원이 결제됐고, 문체부는 이를 해당 경기 심판 4명에 대한 접대비로 결론지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경기 도중 법인카드가 쓰인 사례도 있었다. 2012년 3월 14일 오후 8시 34분 서울 강남구의 한 중국식 마사지 업소에서 19만8000원이 결제됐는데, 문체부는 이를 심판 접대를 감시할 위치에 있던 감독관 1명에 대한 성접대로 지목했다고 사카노와는 보도했다.
일본 매체 '풋볼트라이브'는 과거 한국 대표팀 A매치 등을 담당한 일본인 심판이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2026-2027시즌 J리그 개막을 앞둔 일본 축구계에도 충격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J리그는 개막 시기를 기존 2월에서 8월로 옮겨 지난 7일 새 시즌을 시작한 참이었다. 이 매체는 이 일이 사실이라면 일본축구협회와 J리그도 대응에 나서야 하며, 해당 심판의 J리그 배정 취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일간스포츠는 "부끄러운 과거"라는 표현을 써 가며 이번 사안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JTBC 보도를 인용해 성접대가 서울과 창원, 울산 등에서 이뤄졌고 한 차례 접대에 많게는 100만원(약 16만엔)이 쓰인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협회 심판부 관계자가 "외국인 심판들이 먼저 마사지를 원했다"고 주장하면서 "관행처럼 이뤄지던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휘슬을 잘 불어주지(유리하게 판정해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소개했다.
산케이신문 계열 매체 '이자'(iza)는 "2002년 월드컵에서도 했을 것"이라는 제목으로 이번 사안을 전하며 세계의 의심 어린 시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가 성접대 행위에 대해 "관례적으로 이뤄지던 것"이라고 해명한 점이 한국 내에서 더 큰 파문을 부르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뿐 아니라 영국 매체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다뤘다. 영국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성접대뿐 아니라 이를 내부에서 통제했던 대한축구협회의 또 다른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 이번 사안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제재와 대한축구협회 거버넌스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