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손목시계 밴드 펼쳐 폰으로 쓰는 특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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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워치가 폰 되는 특허 US12,693,705 승인
밴드 전체가 화면…워치→폰→거치대 3단 변신, 상용화는 미확정

모토로라가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를 통째로 펼쳐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특허를 받았다. 특허 번호는 US12,693,705, 명칭은 ‘피보팅 웨어러블 리컨피규러블 스크린(Pivoting wearable reconfigurable screen)’이다. 가가젯(Gagadget)에 따르면 이 특허는 2026년 7월 말(현지시각) 승인됐다. 손목에 찰 때는 일반 워치처럼 밴드에 화면이 둘러싸여 있다가, 풀어서 펼치면 넓고 짧은 형태의 휴대용 디스플레이로 바뀐다. 일부를 접으면 세워둘 수 있는 거치대 형태까지 지원한다. 이번 특허는 유출 전문 계정 번플레이트(Burnplate)가 @xleaks7과 함께 처음 포착해 공개했다. 아직 실제 제품 출시 계획이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밴드 전체가 화면…워치에서 폰으로, 다시 거치대로
이 기기는 시계 케이스가 아니라 밴드 자체를 화면으로 쓴다는 점이 핵심이다. 고정된 워치 페이스 대신 밴드 바깥 표면 대부분에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가 깔려 있다. 손목에 착용한 상태에서는 화면이 밴드를 감싸며 일반적인 워치처럼 보인다.
밴드를 풀어 곧게 펴면 화면이 하나로 길게 이어진 패널이 된다. 여기서 두 주요 구간을 나란히 접으면 넓고 짧은 직사각형이 만들어지는데, 이 상태가 손에 쥐고 쓰는 ‘폰 모드’다. 두 화면 구간을 잇는 피벗(회전) 메커니즘이 있고, 자석이 각 모드에서 양쪽 면을 평평하게 고정한다. 형태 감지 센서가 현재 모드를 인식하면 소프트웨어가 화면 구성을 자동으로 재배치해, 두 패널을 하나의 연속된 화면처럼 다룬다. 밴드 아래쪽 4분의 1을 접으면 ‘L’ 모양 거치대가 되는 세 번째 모드도 있다. 손에 들지 않고도 책상 위에 세워 놓고 볼 수 있는 구조다. 배터리와 프로세서, 무선 통신 모듈 같은 하드웨어는 전통적인 워치 케이스가 아니라 밴드 양 끝단에 들어간다고 가가젯은 전했다.

원조 손목시계폰 누비아 알파와는 반대 방향
손목에 화면을 두르는 아이디어 자체는 새롭지 않다. 누비아(Nubia)는 2018년 알파(Alpha)로 손목시계형 폰을 시도한 바 있다. 4.01인치 OLED 화면을 손목 위쪽에 둘러 통화와 촬영, 앱 실행까지 가능했지만 화면은 항상 밴드에 고정된 형태였다. 2020년 후속작 이후로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모토로라의 접근은 방향이 반대다. 폰을 손목에 감는 게 아니라, 워치로 출발해 필요할 때 손에 쥐는 화면으로 펼쳐지는 쪽이다. 야코 디자인(Yanko Design)은 이 차이를 “손목에 감는 폰이 아니라 펼쳐지는 워치”라고 표현했다. 모토로라 스스로도 2024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6.9인치 pOLED 패널 하나가 평평하게 펴지거나, 세워지거나, 손목을 감싸는 ‘어댑티브 디스플레이 콘셉트’를 보여준 적이 있다. 다만 이때는 패널 전체가 구부러지는 방식이었고 방향도 폰에서 워치 쪽이었다. 가가젯은 이번 특허가 그 방향을 뒤집은 사례라고 짚었다. 모토로라는 이 밖에도 말려 들어가는 웨어러블 화면, 압축된 본체에서 펼쳐지는 롤러블 폰을 시연한 적이 있고, 최근 라전 폴더블 라인업인 레이저 폴드(Razr Fold) 발표에서도 큰 화면을 휴대 가능한 크기로 담아내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모토로라가 그리는 첫 시나리오는 피트니스
모토로라는 이 기기의 가장 명확한 활용처로 피트니스 트래킹을 꼽는다. 워치 모드에서는 일반 스마트워치처럼 심박수와 걸음 수 같은 기본 정보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펼치면 운동 차트, 칼로리 소모 그래프, 이동 경로, 일별 기록까지 폰을 꺼내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별도 휴대폰을 들고 다니지 않으려는 러너나 헬스장 이용자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라는 평가다.
테크리퍼블릭(TechRepublic)은 잦은 출장자, 현장 근무자, LTE 스마트워치 사용자를 잠재 수요층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이미 이동 중에 길 안내, 탑승권, 메시지, 로그인 승인 같은 작업을 모바일 기기로 처리하는 만큼 손목과 손바닥 모드를 오가는 방식이 별도 기기 없이도 편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사진 촬영이나 긴 시간 타이핑이 필요한 작업에는 여전히 일반 스마트폰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넘어야 할 산…내구성과 배터리, 소프트웨어
특허가 실제 제품이 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야코 디자인은 매일 손목을 감고 펴는 동작을 견디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내구성, 밴드 두께에 맞는 배터리, 모드 전환을 매끄럽게 처리하는 소프트웨어가 모두 필요하다고 짚었다. 가가젯은 삼성 갤럭시 Z 폴드 6조차 내구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손목에 매일 구부려지는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는 이 기기가 같은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봤다. 가가젯이 인용한 Gizmochina에 따르면 이 특허는 작은 워치 화면과 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폴더블의 문제를 동시에 짚고 있지만, 두 문제를 하나의 웨어러블에서 함께 풀어내는 건 모토로라가 아직 하드웨어로 증명하지 못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가가젯이 인용한 PhoneArena는 어댑티브 디스플레이 콘셉트와 이번 특허가 하이브리드 기기에 대해 서로 다른 철학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테크리퍼블릭은 배터리 수명을 또 다른 걸림돌로 지목했다. 모토로라가 얇은 폰 라인업에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부피를 늘리지 않고 용량을 확보하는 방법을 모색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방수 성능, 수리 비용, 장시간 착용 시 손목 편의성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모토로라는 이 기기의 상용화 계획이나 출시 일정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와는 별개로 모토로라가 애플 워치 울트라, 갤럭시 워치 울트라를 겨냥한 프리미엄 스마트워치의 유출 렌더링이 앞서 나온 바 있어, 웨어러블 라인업 전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지켜볼 만하다. 특허는 제품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흔하지만, 모토로라의 레이저(Razr) 시리즈가 폴더블 콘셉트를 실제 양산까지 밀어붙인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특허도 주시할 가치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