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뮤트, SEC·FINRA에 브로커딜러 등록…월가 마켓메이커와 정면승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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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뮤트, 美 SEC·FINRA에 브로커딜러 등록 완료
토큰화 증권·크립토 ETF 겨냥해 제인스트리트·시타델과 경쟁 예고

윈터뮤트, SEC·FINRA에 브로커딜러 등록…월가 마켓메이커와 정면승부 예고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윈터뮤트, SEC·FINRA에 브로커딜러 등록…월가 마켓메이커와 정면승부 예고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글로벌 크립토 마켓메이커 윈터뮤트(Wintermute)가 미국 증권시장에 정식으로 발을 들였다. 미국 자회사 윈터뮤트USA LLC(Wintermute USA LLC)가 8월 6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산업감독기구(FINRA)에 브로커딜러로 등록했다고 회사 측이 밝혔다. 이번 등록으로 윈터뮤트USA는 자기자본으로 주식과 주식옵션을 거래할 수 있고, 상장지수상품(ETP)의 지정참가회사(AP) 역할도 맡을 자격을 얻었다. 여기에는 디지털자산에 연계된 펀드도 포함된다. 윈터뮤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에브게니 가에보이(Evgeny Gaevoy)는 “디지털자산 시장과 전통 금융은 계속 병행 발전하다가 새로운 방식으로 교차하고 결국 더 깊이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등록은 크립토 네이티브 유동성 공급사로 출발한 윈터뮤트가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 시타델증권(Citadel Securities), 점프트레이딩(Jump Trading) 같은 월가 대형 마켓메이커와 직접 경쟁을 예고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크립토 유동성 공급사, 왜 월가로 향하나

윈터뮤트는 전 세계 60여 개 중앙화·탈중앙화 거래소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하루 평균 100억 달러 이상의 거래량을 처리하는 크립토 마켓메이커다. 그동안 거래소 간, 그리고 중앙화 시장과 탈중앙화 시장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왔다면 이번 등록으로는 크립토와 월가 사이의 다리를 자처하게 됐다.

가에보이 CEO는 “앞으로 시장에서 성공하는 회사는 두 영역 모두에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적·운영적 노하우를 갖춘 곳”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번 등록이 미국 내 투자 확대와 정책 당국과의 지속적인 소통 끝에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윈터뮤트USA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별도의 현지 팀을 운영 중이다.

브로커딜러 등록으로 무엇이 가능해지나 / AI 생성 이미지
브로커딜러 등록으로 무엇이 가능해지나 / AI 생성 이미지

브로커딜러 등록으로 무엇이 가능해지나

등록을 통해 윈터뮤트USA는 자기 계정으로 주식·주식옵션 거래는 물론, 거래소와 장외(OTC) 거래상대방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 등 거래소에서 마켓메이커 역할도 신청할 수 있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해 윈터뮤트가 이미 함께 일할 ETF 발행사를 확보해뒀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등록은 자기자본 거래 전용이다. 일반 고객을 상대로 하는 리테일 중개나 수탁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에 따르면 윈터뮤트는 아직 특정 ETF 발행사로부터 정식으로 AP로 지명받은 사례를 공개하지 않았다. 자기계정으로 디지털자산 증권 거래를 자체 청산(셀프클리어)할 수 있는 권한도 이번에 확보했다.

기존 ETF 생태계와의 경쟁, 그리고 토큰화 자산 실험

윈터뮤트의 글로벌 법인 윈터뮤트트레이딩(Wintermute Trading Ltd)은 이미 피델리티(Fidelity)의 와이즈 오리진 비트코인 펀드(Wise Origin Bitcoin Fund)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펀드의 AP 역할은 현재 제인스트리트캐피탈(Jane Street Capital)과 비르투아메리카스(Virtu Americas)가 맡고 있다. 이번 미국 브로커딜러 등록은 윈터뮤트가 이런 AP 자리를 직접 놓고 경쟁할 발판이 된다는 의미다.

윈터뮤트는 이미 또 다른 크립토·전통증권 접점에서도 경험을 쌓아왔다. 블랙록(BlackRock)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BUIDL과 관련해 유니스왑X(UniswapX)를 통한 스와프에서 경쟁력 있는 호가를 제시하는 화이트리스트 참여자로 활동 중이며, 이를 통해 적격 투자자들이 BUIDL을 USDC로 교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2025년 7월(현지시각) SEC가 비트코인·이더리움 ETP에 대해 실물(인카인드) 방식의 발행·상환을 승인한 점도 짚었다. 이에 따라 AP는 현금뿐 아니라 기초 크립토 자산을 직접 주고받을 수 있게 됐고, 전통증권과 디지털자산 시장을 잇는 인프라의 가치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AP가 되려면 예탁결제기구(DTC) 참가사 자격과 펀드별 유통사와의 별도 계약이 추가로 필요하다. 윈터뮤트는 아직 이런 계약을 공개하지 않아, 발행사의 정식 지명이 다음 단계로 남아 있다.

3~5년 로드맵, 토큰화 주식이 다음 목표

윈터뮤트는 우선 크립토와 밀접한 시장, 즉 원자재와 디지털자산 ETF 관련 영역부터 사업을 넓혀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규제 당국이 더 넓은 토큰화 주식 시장을 승인할 경우 이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브로커딜러 등록은 그런 전환이 일어날 때 참여할 수 있는 규제상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회사는 향후 3~5년 안에 점프트레이딩, 제인스트리트, 시타델증권 같은 기존 대형 마켓메이커들과 더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크립토 네이티브 유동성 공급사로 출발한 윈터뮤트가 실제로 월가 핵심 플레이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나올 ETF 발행사와의 구체적 계약 소식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