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먼저 달라지자 아이와 대화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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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집단상담·역할극 등 참여형 교육으로 아버지 소통 역량 강화

곡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청소년기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운영한 ‘행복한 아버지학교 11기’가 참여자들의 높은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난 7월 9일부터 25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흔들려도 괜찮아, 아빠가 여기 있어’를 부제로 열린 이번 교육은 청소년기의 심리와 행동 특성을 이해하고, 아버지가 자녀와 보다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기존의 일방적인 강의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자들이 직접 자신의 양육 경험을 돌아보고 다른 아버지들과 고민을 공유하는 집단상담 형태로 진행돼 교육 효과를 높였다.
◆ ‘왜 저럴까’ 대신 ‘무슨 마음일까’ 바라보기
청소년기는 부모에게도 쉽지 않은 시기다. 자녀가 갑자기 말수가 줄거나 부모의 말을 반박하고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교육에서는 이러한 청소년기의 발달 특성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며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단순히 ‘문제’로 판단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욕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에는 이용희 심리코칭연구소 C&C 소장, 이호준 전주대 교수, 정보인 뷰심리상담센터 소장 등 전문 강사진이 참여했다.
강사들은 청소년의 발달 과정과 심리적 특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가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중심으로 부모들이 직접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참여 아버지들은 자녀와 갈등이 발생했던 경험을 서로 공유하고, 자신이 평소 어떤 방식으로 자녀에게 말하고 반응했는지를 되돌아봤다.
특히 자녀의 행동을 바꾸려 하기 전에 부모 자신의 말과 태도를 먼저 돌아보는 과정은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 강의보다 생생했던 역할극과 집단상담
이번 ‘행복한 아버지학교’가 기존 부모교육과 차별화된 부분은 참여형 프로그램이었다.
교육 과정에는 역할극과 놀이 등이 활용돼 아버지들이 실제 가정에서 겪는 상황을 직접 연습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자녀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거나 대화를 피하는 상황, 부모의 기대와 자녀의 생각이 충돌하는 상황 등을 설정하고 서로의 역할을 바꿔 경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부모의 입장뿐 아니라 자녀의 시선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평소에는 무심코 던졌던 말이나 행동이 자녀에게는 어떤 감정으로 전달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같은 상황에서도 지적과 통제보다는 공감과 질문을 통해 대화를 이어가는 방법을 익혔다.
감정코칭 대화법도 주요 교육 내용으로 다뤄졌다. 자녀의 감정을 먼저 인정하고 충분히 들어준 뒤 필요한 경우 부모의 생각이나 조언을 전달하는 소통 방식이다.
참여자들은 교육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아버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만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다’라는 위로를 얻는 시간도 됐다.
◆ 아버지들의 솔직한 고백, 변화의 출발점
교육에 참여한 한 아버지는 프로그램을 마친 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집단상담 방식으로 진행돼 다른 아빠들과 비슷한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점이 특히 좋았다”며 “평소에는 아이의 행동을 먼저 지적하고 고치려고 했는데, 이제는 그 행동 뒤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먼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들도 자신의 양육 방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조언하고 충고하지만, 청소년 자녀에게는 이러한 말이 간섭이나 비난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교육을 통해 확인했다.
결국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첫걸음은 상대방을 바꾸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버지가 자녀의 감정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은 청소년의 정서 안정과 자존감 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교육의 의미가 컸다.
곡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앞으로도 지역 내 부모들이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부모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부모교육 확대
곡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청소년기 자녀에게 아버지의 긍정적인 관심과 정서적 지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부모교육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도 계속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육은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보다 부모와 자녀가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소년의 성장 과정에서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가족관계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바로잡기 전에 그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고, 판단보다 공감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관계 회복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곡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청소년 상담과 위기청소년 지원을 비롯해 부모교육, 예방교육, 심리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과 가족 기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부모교육이나 청소년 상담 등 센터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곡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누리집을 확인하거나 전화(061-363-9586)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이번 ‘행복한 아버지학교’는 아버지들에게 거창한 양육법을 제시하기보다 일상에서 자녀의 말을 한 번 더 듣고, 감정을 한 번 더 살피며, 먼저 손을 내미는 것에서 관계 변화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이를 변화시키려는 부모의 마음보다 아이와 함께 변화하려는 아버지의 태도가 가족의 새로운 대화를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