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의 풍경을 다시 묻다…장유호 개인전 ‘압구정,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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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과 상징으로 현대사회의 욕망과 불균형 조명…8월 22일부터 이행갤러리
[위키트리 전남광주특별시 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사진과 디지털 이미지, 반복되는 상징물을 통해 현대사회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는 전시가 서울 강남에서 열린다.

장유호 작가의 개인전 「압구정, 재편(APGUJEONG REDUX)」이 오는 8월 22일부터 9월 12일까지 이행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마주하는 사물과 이미지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고, 그 안에 숨겨진 사회적 의미와 인간의 욕망을 다시 들여다보는 자리다. 작가는 화려함과 소비문화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압구정이라는 공간을 하나의 사회적 풍경으로 바라보면서, 반복과 배열이라는 시각적 장치를 통해 현대인의 삶과 사회구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익숙한 이미지의 반복, 낯선 사회의 단면
장유호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 가운데 하나는 반복이다. 하나의 사물이나 상징이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되면서 화면 전체를 구성하고, 개별적인 대상은 하나의 패턴으로 변한다.
작가는 일상적인 오브제와 자연적 상징물을 사진으로 촬영한 뒤 디지털 변형과 흑백 미디어 기법 등을 결합해 기존 이미지가 가진 맥락을 해체한다. 관람객에게 익숙했던 사물은 작품 속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구성되고, 반복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특히 화려하고 달콤한 이미지로 인식되는 빙수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나비가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한편, 해골과 장난감 같은 이미지도 함께 배치된다. 아름다움과 죽음, 소비와 불안, 욕망과 통제라는 상반된 개념이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하는 셈이다.

◆ ‘압구정’이라는 공간에 던지는 새로운 시선
이번 전시에서 ‘압구정’이라는 장소는 단순한 전시 배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압구정은 오랫동안 소비와 유행, 부와 욕망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대중에게 인식돼 왔다.
작가는 이러한 공간이 가진 상징성을 작품의 출발점으로 삼아 현대사회의 모습을 재구성한다. 끊임없이 소비되고 복제되는 이미지와 상품, 그 속에서 형성되는 사람들의 욕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사회의 풍경을 다시 질문한다.
특히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배열된 사물들은 대량생산과 소비문화의 구조를 연상시킨다. 하나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복제되면서 개별적인 의미는 희미해지고, 대신 전체적인 패턴과 질서가 화면을 지배한다.

◆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불안과 불균형
전시 작품은 처음에는 화려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지만, 작품을 오래 바라볼수록 그 안에 담긴 긴장감이 드러난다.
나비와 같은 아름다운 상징물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장면은 평온하면서도 어딘가 기계적인 느낌을 준다. 해골과 장난감이 어우러진 화면에서는 유희와 죽음이라는 상반된 이미지가 충돌하며 묘한 불안감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이러한 시각적 장치를 통해 현대사회가 보여주는 외형적 아름다움과 그 이면의 모습을 동시에 표현한다. 풍요와 편리함, 화려함을 누리는 사회의 한편에는 경쟁과 소외, 불안과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관람객에게 ‘다시 보기’의 경험 선사
「압구정, 재편」은 특정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전시라기보다 관람객 각자가 작품을 바라보며 의미를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전시에 가깝다.
같은 작품이라도 어떤 관람객에게는 소비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읽힐 수 있고, 또 다른 관람객에게는 반복되는 일상이나 인간관계, 사회적 경쟁에 대한 은유로 다가올 수 있다.
장유호 작가는 사진과 디지털 이미지라는 익숙한 매체를 활용하면서도 단순한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의 반복과 변형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질서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관람객은 평소 쉽게 지나쳤던 사물과 공간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번 전시가 주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름답고 익숙한 이미지 뒤에 감춰진 사회의 구조와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면서,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욕망과 불균형을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는 8월 22일 문을 여는 이번 개인전은 압구정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지만,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특정 지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와 소비문화, 반복되는 일상과 사회적 관계 전반을 향하고 있다.
장유호 작가의 「압구정, 재편」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한다. 반복되는 이미지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사회의 모습을 발견하고, 화려한 외형 아래 자리한 불안과 욕망을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8월 22일부터 9월 12일까지 이행갤러리(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168, 저립빌딩 지하 1층)에서 진행된다. 압구정이라는 현대적 공간과 장유호 작가의 독특한 시각언어가 만나 어떤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