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캐스팅 미쳤다…추석의 달 9월, 대거 공개되는 ‘한국영화’ 6편
작성일
9월 영화 전쟁, 이창동·허진호 등 거장들의 신작 격돌
추석 연휴가 끼어 있는 올해 9월을 앞두고 한국 영화계가 유례없는 격전을 예고했다.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부터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시리즈 완결편까지, 총 6편의 기대작이 한 달 안에 줄줄이 스크린에 걸린다. '호프' 한 편만 개봉했던 여름 극장가와는 완전히 다른 구도다. 이지원, 백종열, 김도영, 최국희, 이창동, 허진호 감독까지 각기 다른 색깔의 연출자들이 같은 달에 나란히 승부수를 던지면서 관객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각각의 작품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자.

1. '비광' - 5년 만에 빛 보는 류승룡·하지원 부성 스릴러

9월 2일 가장 먼저 관객과 만나는 작품은 '비광'이다. 연출은 '미쓰백'으로 백상예술대상 3관왕을 차지했던 이지원 감독이 맡았다. 화려하게 살던 톱스타 부부 중구와 남미가 갑자기 나타난 중구의 딸 동주로 인해 파경을 맞은 뒤, 8년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린 동주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중구 역은 류승룡, 남미 역은 하지원이 맡았고, 딸 동주 역은 김시아가 연기한다. 김선영과 김영민도 힘을 보탰다.
이 영화의 눈에 띄는 지점은 제작 시기다. 2021년에 이미 촬영을 마쳤지만 약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극장에 걸린다. 류승룡은 극 중 전직 야구선수 출신 아빠 중구를 연기하며 거친 부성애를 표현했다. 오랜 시간 창고에 머물러 있던 작품인 만큼, 완성도와 별개로 개봉 시점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촬영 당시와 지금의 배우들 이미지 변화, 그리고 왜 이제야 공개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작품이다.
2. '부활남: 더 레드' - 빨간 머리로 변신한 구교환의 첫 액션

같은 달 개봉을 예고한 '부활남: 더 레드'는 백종열 감독의 신작이다. 백종열 감독은 '뷰티 인사이드'로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받았고, '독전2'를 연출한 이력이 있다. 이번 작품은 채용택, 김재한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실사화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유일한 스펙인 취준생 석환이 죽은 뒤 72시간 만에 부활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의문의 추격을 당하며 벌어지는 액션 판타지다.
주연은 구교환이다. 지난해 '만약에 우리'와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운다'로 흥행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던 구교환은 이번 작품에서 붉은 머리로 비주얼 변신을 시도하며 첫 본격 액션 연기에 도전한다. 부활을 거듭할수록 강해지는 설정에 맞춰 액션의 강도도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로 알려졌다. 신승호, 강기영, 김시아, 김성령이 함께 출연해 추격전의 완성도를 뒷받침한다. 웹툰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원작의 설정이 얼마나 스크린에 그대로 구현됐는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3. '인턴' - 최민식과 한소희, 24년 시차를 뛰어넘는 오피스 케미

9월 16일 개봉하는 '인턴'은 2015년 낸시 마이어스 감독이 연출하고 앤 해서웨이와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았던 동명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적 정서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연출은 '82년생 김지영'과 '만약에 우리'를 통해 원작의 문제의식을 스크린에 잘 옮긴다는 평을 받은 김도영 감독이 맡았다.
줄거리는 론칭 3년 만에 패션계를 사로잡은 젊은 CEO 선우의 회사에 37년 차 경력을 가진 실버 인턴 기호가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세대 공감 오피스 라이프다. 기호 역은 최민식, 선우 역은 한소희가 맡았다. 김준한, 류혜영, 김금순이 조연으로 힘을 보탰다. 할리우드 원작이 세대 간 소통과 직장 내 관계를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던 만큼, 한국 리메이크판이 국내 직장 문화와 세대 갈등을 어떻게 녹여냈는지가 관람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배우 출신인 김도영 감독이 앞서 중국 영화 리메이크작 연출에서도 능력을 보인 바 있어, 이번 작품에서 원작의 정서를 어떻게 한국식으로 변환했는지에 관객들의 관심이 쏠린다.
4. '타짜: 벨제붑의 노래' - 시리즈 최종편, 변요한 vs 노재원

허영만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타짜' 시리즈의 네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 9월 개봉을 예고했다. 연출은 '스플릿', '국가부도의 날', '인생은 아름다워'를 만든 최국희 감독이다. 타고난 끗발의 장태영과 천부적인 머리를 가진 박태영이 온라인 카지노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배신으로 갈라선 후, 글로벌 도박판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범죄 복수극이다.
장태영 역은 변요한, 박태영 역은 노재원이 맡았다. 베트남 출장 중 절친이었던 박태영에게 배신을 당해 모든 것을 잃은 장태영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뒤, 전설의 타짜 곽동욱에게 포커를 사사받아 복수에 나서는 구도다. 무대를 아시아 전역으로 넓힌 것이 특징이며, 일본 배우 미요시 아야카와 이하라 츠요시도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다. 조우진과 윤경호도 힘을 보탠다. 2006년 최동훈 감독의 1편 이후 강형철 감독의 '타짜-신의 손', 권오광 감독의 '타짜: 원 아이드 잭'으로 이어져 온 시리즈가 이번 작품으로 마침표를 찍는 만큼,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는 완결편이 그동안 쌓아온 세계관을 어떻게 정리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다.
5. '암살자(들)' - 실화 최초 영화화, 유해진·박해일·이민호 삼각 추적극

허진호 감독의 신작 '암살자(들)'도 9월 개봉을 확정했다. 허진호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한 뒤 '봄날은 간다', '외출', '행복', '위험한 관계', '덕혜옹주', '천문: 하늘에 묻는다', '보통의 가족'까지 웰메이드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 온 한국 영화 르네상스 세대의 대표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범죄 드라마로, 실제 일어난 사건을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험난한 수사 과정을 겪는 형사 철구 역은 유해진, 단단한 신념을 지닌 사회부 부장 재환 역은 박해일, 현장을 주시하는 열정적인 신입 기자 영일 역은 이민호가 맡아 각기 다른 위치에서 사건의 진실을 좇는다. 박지환, 박훈, 김대명, 류혜영도 함께 출연한다. 촬영은 2025년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됐다. 이 작품은 제5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받았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만큼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극적 재구성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관람 전후로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 '가능한 사랑' - 이창동 8년 만의 복귀작, 설경구와 24년 만의 재회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은 바로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다.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자 첫 넷플릭스 연출작으로, 최근 제83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공개는 11월 6일이지만, 그에 앞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9월 23일에 극장에서 먼저 관객과 만난다.
줄거리는 해고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겨진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주연을 맡았다. 특히 설경구와 이창동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 이후 24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러닝타임은 164분 2초로, 이창동 감독의 연출작 중 가장 긴 상영 시간을 기록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만큼 수위 높은 이야기 전개가 예상된다. 극장에서 먼저 공개된 뒤 약 한 달 반의 시차를 두고 넷플릭스에 걸리는 배급 방식도 이례적이어서, 극장 관람과 온라인 공개 시점을 두고 관객들의 선택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