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 국가 명승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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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 '월출산 일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 예고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월출산이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 지정을 앞두고 있다. 평야 위로 솟아오른 화강암 봉우리와 기암절벽만이 아니라, 고대 국가 제의부터 불교문화, 옛 문인들이 남긴 시문과 기록까지 오랜 세월 쌓인 문화적 가치가 함께 주목받았다.

월출산 국립공원 풍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부진), AI(화질 개선)
월출산 국립공원 풍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부진), AI(화질 개선)

국가유산청은 화강암 산악경관을 기반으로 국가 제의와 불교문화, 시문, 옛 기록 등이 장기간 축적된 복합적인 산악 문화경관인 ‘월출산 일원’을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월출산은 자연이 빚은 독특한 지형과 사람이 남긴 문화적 흔적이 한 공간에 겹쳐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멀리서는 날카로운 산봉우리와 능선이 하나의 거대한 풍경을 만들고, 산속으로 들어가면 사찰과 계곡, 암반, 설화와 신앙의 흔적이 이어진다.

‘월내악’에서 시작된 기록, 나라의 제사가 열린 산

월출산에 관한 기록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는 이 산이 ‘월내악’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월출산 최고봉인 천황봉에서는 통일신라 시대부터 나라의 제사가 행해져 산악신앙과 국가 의례의 전통이 이어진 영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월출산 국립공원 전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훈회), AI(화질 개선)
월출산 국립공원 전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훈회), AI(화질 개선)

시간이 흐르면서 월출산은 불교문화의 중요한 무대로도 자리 잡았다. 고려부터 조선에 이르는 동안 서남부 지역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성장하며 산 곳곳에 사찰과 문화유산이 들어섰다.

월출산을 가리키는 이름이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월내악을 비롯해 소금강, 천불 등 여러 명칭이 전해지며, 각 시대 사람들이 이 산을 어떻게 바라봤는지를 보여준다.

정약용과 김창협 등이 남긴 유산기와 시문도 월출산의 문화적 가치를 뒷받침한다. 산을 찾아 직접 경험한 풍경과 감상을 글로 남긴 기록을 통해 고대부터 근대까지 이어진 명산에 대한 인식과 산악 경험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월출산에 자리한 사찰, 무위사와 도갑사

월출산의 문화경관을 이루는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는 산자락에 자리한 사찰이다.

무위사는 선종사찰의 전통과 함께 조선 전기 왕실의 후원 아래 조성된 극락보전과 벽화 등 불교문화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특히 남쪽의 비교적 완만한 산세와 평야를 향해 열린 입지, 낮고 절제된 형태로 지어진 극락보전이 주변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특징이다.

도갑사 역시 월출산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이다. 통일신라 때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며, 도선국사와 관련된 기록과 왕실의 후원, 여러 문화유산을 통해 왕실 불교와 지역 사찰이 맺어온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도갑사 일대에서는 계곡을 따라 숲과 암반, 문화유산이 차례로 나타나며 하나의 연속된 경관을 이룬다. 이러한 모습은 고지도와 시문, <백운동도> 등 고려와 조선 시대 자료에 기록된 월출산의 풍경과도 일치한다.

평야와 기암절벽이 빚어낸 월출산의 독특한 경관

월출산의 또 다른 가치는 독특한 지질과 산악경관에서 찾을 수 있다.

월출산은 평야에서 급격히 솟아오른 독립적인 화강암 산괴다. 선캄브리아기부터 백악기에 이르는 다양한 화강암류가 분포하고 있으며, 오랜 풍화 과정을 거치면서 돔 형태의 암봉과 성곽을 연상시키는 암릉 등 독특한 지형이 발달했다.

특히 천황봉과 구정봉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기암절벽은 월출산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이어지는 날카로운 능선은 멀리서 바라볼 때 뚜렷한 하늘선을 만든다. 평야와 암봉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월출산만의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 낸다.

거리에 따라 보이는 모습도 달라진다. 멀리서는 산 전체의 능선과 하늘선이 펼쳐지고, 조금 가까워지면 암벽과 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산속에서는 풍화로 만들어진 바위의 세부적인 형태까지 살펴볼 수 있다. 정상에서는 주변의 평야와 마을이 산세와 함께 펼쳐져 자연과 생활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한 녹차밭.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재은), AI(화질 개선)
월출산을 배경으로 한 녹차밭.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재은), AI(화질 개선)

식생도 월출산의 자연유산적 가치를 더한다.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을 비롯한 독특한 식생이 분포해 경관뿐 아니라 생태학적인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구정봉 ‘아홉 우물’에 깃든 신앙과 설화

월출산 곳곳에는 지형과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대표적인 곳이 구정봉이다. 구정봉에는 아홉 개의 우물이 있으며, 이를 비롯해 여러 지형을 둘러싼 신앙과 설화가 오랜 세월 이어져 인문지리 및 민속학적 가치를 더한다.

이번 지정 예고에서는 월출산의 수려한 경관과 함께 국가 제의, 불교문화, 신앙과 설화, 시문과 기록이 어우러진 문화경관적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국가유산청은 지정 예고된 ‘월출산 일원’에 대해 앞으로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자연유산 명승으로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