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도 부모 집 그대로…요즘 취준생들이 독립 안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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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사는 Z세대 구직자 75% 생활비 지원받아
소득 생겨도 74%는 당장 독립 계획 없어

부모와 함께 사는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 이상은 취업해 월급을 받기 시작해도 곧바로 독립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집에 머무는 동안 생활비를 지원받는 비율은 75%에 달했고 절반 가까이는 집안일까지 부모가 주로 맡고 있었다.

취업준비생이 안내 책자를 살피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취업준비생이 안내 책자를 살피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지난 7일 발표한 Z세대 구직자 1615명 대상 조사에서 응답자의 44%는 현재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고 답했다. 혼자 산다는 응답은 47%로 비슷했고 친구·지인과 함께 사는 경우는 5%, 배우자·연인과 거주하는 경우는 3%였다.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48% "독립할 필요 못 느껴"

부모 집에 머무는 가장 큰 이유는 의외로 주거비 부담이 아니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응답자의 48%는 독립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다. 소득이나 주거비 등 경제적인 부담을 꼽은 비율은 37%였다.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부모와 산다는 응답은 10%,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답은 4%였다.

부모와 함께 사는 응답자의 54%는 매달 정기적으로 용돈이나 생활비를 받고 있었고 21%는 필요할 때 비정기적으로 지원받는다고 답했다. 모두 합치면 75%가 부모에게 생활비를 지원받고 있었다. 생활비를 서로 주고받지 않는 경우는 22%였으며,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태는 경우는 3%였다.

생활비 받고 집안일도 부모가…가사 담당 48%

진학사 캐치 제공
진학사 캐치 제공

집안일을 부모가 대부분 담당한다는 응답은 48%로 가장 많았다. 부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사를 나눈다는 응답은 29%였고, 본인이 대부분 맡는다는 응답은 23%였다. 부모와 함께 사는 구직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집안일의 상당 부분을 부모에게 맡기고 있었다.

부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서는 45%가 '모든 일상과 감정을 공유하는 매우 가까운 관계'라고 답했다. 생활·주거 등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관계라는 응답은 20%, 함께 살면서도 각자의 생활과 결정을 존중하는 관계는 19%였다. 취업이나 진로처럼 중요한 결정을 부모와 상의한다는 응답도 15%로 집계됐다. 경제적인 지원뿐 아니라 일상과 진로 문제까지 부모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취업해도 74%는 당장 독립 계획 없어

소득이 생겨도 부모와 계속 살고 싶다는 응답은 42%로 가장 많았다. 목돈을 마련할 때까지만 함께 살겠다는 응답도 32%였다. 두 응답을 합하면 74%로 부모와 함께 사는 구직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취업하거나 소득이 생겨도 바로 독립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생기면 곧바로 독립하겠다는 응답은 15%에 그쳤고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였다. 취업과 동시에 부모 집을 나서는 방식보다 일정 기간 함께 살면서 목돈을 마련하려는 선택이 더 많았다.

부모와 사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돈이었다. 응답자의 61%가 주거비와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심리적으로 안정된다는 답은 12%,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응답은 11%였다. 식사나 청소 등 생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답은 6%였고, 취업 준비·자기계발에 집중하거나 저축과 목돈 마련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각각 5%였다.

김정현 진학사 캐치 본부장은 "취업 준비 과정에서 부모는 청년에게 경제적·생활적 지원자이면서 진로와 고민을 나누는 가장 가까운 정서적 지원자의 역할도 하고 있다"며 "취업이나 소득 발생만으로 곧바로 독립하기보다 부모와의 동거를 통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취업 준비와 사회 진입을 이어가려는 청년의 인식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