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안에서 터지면 사람 사망 가능... 강화서 12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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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 잇따라 발견... 피서객 각별히 유의해야

휴가철 피서객으로 붐비는 인천 강화도 해안에 북한군 목함지뢰가 잇따라 떠밀려 오고 있다. 지난달 하순 내린 집중호우에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뢰가 해류를 타고 수도권 코앞까지 흘러들면서 해안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해병대2사단이 인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에서 목함지뢰 수색 작전을 벌이는 모습. / 해병대2사단 제공
해병대2사단이 인천 강화군 동막해수욕장에서 목함지뢰 수색 작전을 벌이는 모습. / 해병대2사단 제공

강화군은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강화도 일대 해안에서 발견된 목함지뢰가 모두 12개에 이른다고 7일 밝혔다.

열흘 남짓한 기간에 하루가 멀다 하고 지뢰가 떠밀려 온 셈이다. 강화도는 서울에서 차로 한두 시간 거리에 있는 대표적 수도권 피서지로, 여름철이면 갯벌과 해변, 나들길을 찾는 발길이 몰리는 곳이다.

목함지뢰는 지난달 24일 처음 발견됐다. 서도면 해안을 순찰하던 군 장병이 바다에서 떠내려온 목함지뢰 1개를 찾아냈고, 같은 날 교동면 해안에서는 물 위를 떠다니던 목함지뢰 1개가 군부대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내가면 황천포구 선착장 인근에서는 지난달 27일 "수상한 물체가 바다에 떠다닌다"는 낚시객의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군 당국은 바다에 떠 있던 목함지뢰 3개를 수거했다. 이 가운데 1개는 속이 빈 상자였으나 나머지 2개는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상태로 확인돼 현장에서 안전하게 폭파 처리됐다. 군은 발견된 지뢰를 함부로 옮기지 않고 폭발물 처리 요원이 현장에서 없애거나 안전지대로 옮긴 뒤 처리하고 있다.

강화군과 군 당국은 북한 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유실된 지뢰가 해류를 타고 강화도 해안까지 흘러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도적으로 흘려보냈다기보다 자연재해에 따른 유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목함지뢰는 말 그대로 나무 상자 안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든 대인지뢰다. 옛 소련이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1939년 겨울전쟁에서 처음 실전에 쓴 무기다. 북한이 이를 들여와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북한군은 이를 '목함 반보병지뢰'(PMD-57) 또는 폭약을 뜻하는 러시아어에서 온 '뜨로찔'이라 부른다. 크기는 길이 22㎝, 폭 9㎝, 높이 4.5㎝ 안팎으로 한 손에 쥘 만하고 무게도 420g가량에 불과하다. 겉모습만 보면 평범한 나무 상자와 구분되지 않지만, 상자 안에는 TNT 약 220g의 폭약과 기폭장치인 신관, 안전핀이 맞물려 있다.

크기는 작지만 위력이 상당하다. 뚜껑을 밟거나 열어 1㎏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용수철에 연결된 공이가 뇌관을 때리고, 그 충격으로 폭약이 터지는 구조다. 살상 반경은 2m에 이른다. 1m 안에서 터지면 사람의 폐가 상하고, 3.5m 안에서는 고막이 찢어지며, 13~15m 떨어진 창문 유리까지 깨질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담긴 폭약량이 많아 우리 군이 쓰는 M14 대인지뢰보다 파괴력이 다섯 배 이상 세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나무로 만들어진 탓에 금속 탐지기에 잘 걸리지 않고, 물에 잘 뜬다는 점이 위험을 키운다. 겉으로는 물에 떠내려온 나무토막이나 흔한 상자처럼 보여 무심코 다가서거나 손을 대기 쉬운 것도 사고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북한 지역에 큰비가 내리면 휴전선 일대에 묻혀 있던 지뢰가 빗물에 쓸려 임진강·한탄강 수계와 강화도 인근 섬 지역까지 떠내려오는 일이 되풀이돼 왔다. 비무장지대(DMZ)에는 100만 발이 넘는 지뢰가 매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런 유실 위험은 해마다 장마철이면 되살아난다.

과거에도 인명 피해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 2010년 여름에는 임진강 유역에서 목함지뢰가 다량 발견됐고, 나무 상자를 호기심에 만졌다가 목숨을 잃은 민간인 사고도 있었다. 2015년에는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이 몰래 묻어 둔 목함지뢰가 터져 수색 작전을 벌이던 우리 군 장병이 크게 다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피서객이 몰리는 휴가철에 지뢰가 추가로 흘러들 수 있다는 점이다. 군 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안전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해병대 2사단은 강화도를 비롯한 서측 도서와 주요 해수욕장, 해안가를 중심으로 유실 지뢰와 위험물을 찾는 탐색 작전에 들어갔다. 군은 지뢰가 떠밀려 올 가능성이 큰 항·포구와 민간인 출입이 개방된 지역, 해안가와 해수욕장 등을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집중 수색한다는 방침이다.

강화군도 강화도 전역의 해안 관광지와 포구 등 42개 구간에 안전 안내 현수막을 내걸고 마을 방송을 통해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의심스러운 물체를 봤을 때는 절대 만지거나 옮기지 말고 즉시 군부대나 112, 119에 신고해야 한다.

강화군은 해안 관광지와 강화 나들길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에게 의심스러운 물체를 발견하면 절대 접근하거나 만지지 말고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