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만평] 바보들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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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앞에서 사건 조롱한 의원들, 2차 가해 논란
범죄 피해자 보호 논의장서 나온 부적절한 농담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참석한 국회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건을 연상시키는 농담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두 의원은 즉각 사과했지만, 범죄 피해자 보호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부적절한 언행이 나왔다는 점에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범수·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형사소송법 개정 관련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씨도 함께했다. 김씨는 경찰의 초기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성범죄 정황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드러난 자신의 사례를 설명하며 검찰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 의원도 지난달 김씨를 별도로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가 범죄 피해자 구제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문제의 발언은 간담회장에서 서 의원이 사격선수 출신인 진 의원에게 돌려차기를 해보라는 취지로 농담을 건네면서 나왔다. 진 의원도 자신은 발보다 손을 더 잘 쓴다는 취지로 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언 당시 사건 피해자가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범죄 피해를 정치적 농담의 소재로 삼은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 보호를 명분으로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해온 국민의힘의 진정성까지 의심하게 하는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도 피해자의 고통과 존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발언이라며 두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다만 이번 발언의 부적절성과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의원은 자신의 실언이라며 변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피해자가 허락할 경우 직접 찾아가 사과하겠다고 했다. 진 의원도 공인의 말이 지닌 무게를 되새기겠다며 사죄했다. 국민의힘 차원의 추가적인 윤리 조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초동수사 부실과 피해자 지원제도의 한계를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꼽힌다. 법원은 올해 2월 수사기관이 성폭력 가능성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아 피해 규명이 늦어졌다며 국가가 피해자에게 1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자리일수록 정치권이 말과 행동에서 더 높은 감수성과 책임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