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에어컨 잘못 틀면 전기료 폭탄…'90분 룰' 꼭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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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완화도 소용없다, 에어컨 1000시간 사용 시 37만원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가전이 됐다. 하지만 시원함을 오래 누릴수록 걱정되는 것이 있다. 바로 전기요금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누진제'라는 단어 때문에 에어컨을 마음껏 켜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 일정 사용량을 넘으면 전기요금 단가가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기에 잠깐 외출할 때 에어컨을 껐다 켜는 것이 좋은지, 계속 켜두는 것이 좋은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올여름 전기요금을 줄이려면 어떤 점을 알아야 할까.

가정용 전기는 많이 사용할수록 단가가 높아지는 누진제가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냉방 사용이 집중되는 7~8월에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누진 구간을 완화해 운영한다.
평소에는 200kWh와 400kWh를 기준으로 단계가 바뀌지만, 여름철에는 각각 300kWh와 450kWh까지 확대된다.
덕분에 같은 양의 전기를 사용해도 다른 계절보다 전기요금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여름 4인 가구 평균 사용량인 약 419kWh를 기준으로 하면 월 전기요금은 약 7만7000원 수준이다.
반면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해 월 사용량이 1000kWh 안팎까지 증가하면 전기요금은 30만원을 훌쩍 넘어 37만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즉 여름철 누진 완화가 적용되더라도 과도한 사용은 요금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한국전력 등을 통해 예상 전기요금을 계산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평균적인 가정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냉방을 시작하기 전에도 냉장고, TV, 세탁기 등 기본 생활 전기로 이미 일정 사용량이 발생한다.
여기에 스탠드형 에어컨(15평형 기준)을 사용할 경우 하루 약 5시간 정도까지는 중간 누진 구간에서 유지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하루 6시간 이상 사용하면 최고 누진 구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예시다. 에어컨의 소비전력, 평수, 가족 수, 기존 전기사용량 등에 따라 실제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외출할 때 습관적으로 에어컨 전원을 끈다. 하지만 인버터 에어컨이라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최근 대기업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에서는 '90분 룰'이 확인됐다. 인버터 에어컨을 30분 동안 껐다 다시 켜면 계속 켜두는 것보다 전력 사용량이 약 5% 증가했다. 60분 동안 껐다 켠 경우에도 약 2% 정도 전력을 더 소비했다. 하지만 90분 이상 외출하는 경우에는 전원을 끄는 것이 오히려 전기를 절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버터 에어컨의 작동 방식 때문이다.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압축기가 낮은 출력으로 계속 운전하면서 온도를 유지한다. 반면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면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추기 위해 압축기가 최대 출력으로 작동하면서 순간 전력 소비가 크게 늘어난다.
따라서 1시간 안팎의 짧은 외출이라면 계속 켜두는 것이, 장시간 외출이라면 끄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원리는 인버터 에어컨에만 해당한다.
정속형 에어컨은 압축기 출력 조절 기능이 없어 계속 같은 힘으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충분히 냉방한 뒤 전원을 끄는 편이 오히려 전기 절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판매되는 가정용 에어컨은 대부분 인버터 방식이다. 대체로 최근 10~15년 이내 구입한 제품이라면 인버터형일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설정 온도를 조금 높이는 것이다. 희망 온도를 1~2도만 높여도 소비전력을 10~20%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기보다 적정 냉방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전기요금 절약과 건강 관리 모두에 도움이 된다.

필터 관리도 중요하다.
필터에 먼지가 많이 쌓이면 냉방 효율이 떨어져 에어컨이 더 오래, 더 강하게 작동하게 된다. 필터를 방치하면 전력 사용량이 3~5% 정도 증가할 수 있는 만큼 2주에 한 번 정도는 청소하는 것이 좋다.
올 하반기부터는 전기를 절약한 가정에 지급하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전기사용량을 3% 이상 줄여야 캐시백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1%만 절감해도 대상이 된다.
절감량에 따라 kWh당 최대 120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가정은 한국전력의 에너지 플랫폼 '슬기로운 전기생활'에서 신청할 수 있다.
폭염이 길어질수록 에어컨 사용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누진제 구조와 에어컨 특성을 이해하고 냉방 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전기요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