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수 1위인데 AI에선 7위”…챗GPT에 물었더니 뒤집힌 브랜드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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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등 4개 AI서 F&B 715개 브랜드 분석
30개 분야 중 20개서 1위 엇갈려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가장 많이 운영하거나 판매량이 높은 브랜드라도 생성형 인공지능의 추천 목록에서는 경쟁사보다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제품과 서비스를 질문해도 챗GPT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가 서로 다른 브랜드를 우선 추천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에이아이빅스랩은 식음료·프랜차이즈 분야 30개 카테고리에 속한 715개 브랜드를 분석한 AI 브랜드 경쟁력 지수 ‘AIBIX’를 6일 공개했다. AIBIX는 챗GPT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 등 4개 생성형 AI에 동일한 소비자 질문을 반복 입력한 뒤 답변에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등장했는지, 전체 언급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했는지, 브랜드 공식 자료가 출처로 활용됐는지 등을 분석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지수다.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됐다.

첫 조사에서는 실제 시장 순위와 생성형 AI 답변 속 순위가 다르게 나타난 사례가 잇따랐다. 단백질 음료 시장에서 판매량 선두로 알려진 하이뮨은 프로틴 식품 부문 종합 4위에 올랐다. 버거 프랜차이즈도 매장 수 순위와 AIBIX 순위가 달랐다. 국내 매장 수는 맘스터치와 롯데리아, 버거킹, 맥도날드 순으로 집계되지만 AI 답변에서는 별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부문에서는 매장 수가 가장 많은 메가MGC커피의 AI별 순위 차이가 컸다. 메가MGC커피는 제미나이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클로드에서는 3위, 퍼플렉시티에서는 5위, 챗GPT에서는 7위에 머물렀다. 4개 AI 결과를 합산한 종합 순위는 4위였다. 커피빈과 탐앤탐스는 각각 3.2점으로 공동 11위, 카페베네는 15위에 자리했다.

30개 분야 중 20개서 AI별 선두 엇갈려

주요 F&B·프랜차이즈 분야 카테고리 AIBIX 지수 랭킹 / 에이아이빅스랩 제공
주요 F&B·프랜차이즈 분야 카테고리 AIBIX 지수 랭킹 / 에이아이빅스랩 제공

같은 품목을 질문해도 어떤 생성형 AI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가장 먼저 제시되는 브랜드가 달랐다. 전체 30개 카테고리 가운데 20개에서 AI별 1위 브랜드가 엇갈렸다.

컵라면 부문에서는 챗GPT와 클로드가 신라면컵을 1위로 제시한 반면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에서는 육개장 사발면이 선두에 올랐다. 피자 프랜차이즈는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에서 도미노피자가 1위를 기록했지만 퍼플렉시티에서는 피자스쿨이 앞섰다. 일반 소주 부문도 챗GPT와 클로드에서는 참이슬, 제미나이와 퍼플렉시티에서는 진로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생성형 AI마다 학습한 자료와 검색 방식, 답변을 구성하는 기준이 달라 같은 질문에도 결과 차이가 발생한다. 소비자의 질문에 가격이나 맛, 가성비, 건강, 접근성 같은 조건이 추가되면 추천 목록과 순서도 달라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하나의 통합 순위뿐 아니라 AI 서비스별 노출 정도를 함께 살펴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기업들은 네이버나 구글 검색 결과에서 자사 홈페이지와 콘텐츠를 상단에 배치하기 위해 검색엔진최적화에 투자해 왔다. 생성형 AI는 여러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보다 질문에 맞는 소수의 브랜드를 골라 답변한다. 브랜드가 답변에 포함되는 빈도와 공식 정보가 근거로 활용되는지가 새로운 마케팅 지표로 다뤄지는 배경이다.

혜자로운 집밥, 4개 AI서 모두 1위

AIBIX 지수 랭킹 / 에이아이빅스랩 제공
AIBIX 지수 랭킹 / 에이아이빅스랩 제공

유통업체 자체브랜드 상품도 주요 제조사 브랜드와 함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편의점 도시락 부문에서는 GS25의 ‘혜자로운 집밥’이 챗GPT와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개별 제품명이 아닌 ‘GS25 도시락’과 ‘CU 도시락’이라는 표현도 각각 종합 3위와 4위에 올랐다.

냉동만두 부문에서는 쿠팡 자체브랜드인 곰곰 왕교자가 26.2점으로 종합 4위를 기록했다. 3위 고향만두는 31.0점으로 두 브랜드의 점수 차는 4.8점이었다. 즉석밥에서는 이마트 노브랜드가 4위, 단백질바에서는 코스트코의 커클랜드 프로틴이 2위를 차지했다.

유통 PB 상품은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 가격과 용량, 원재료, 영양성분, 상품 후기 등이 일정한 형식으로 축적되는 경우가 많다. 생성형 AI가 제품 특징을 비교하거나 추천 목록을 만들 때 활용할 수 있는 정보도 함께 늘어난다. 오프라인 인지도와 별개로 온라인에 얼마나 구체적인 정보가 쌓여 있는지가 AI 답변 속 브랜드 노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715개 중 127개는 네 AI서 모두 0점

AIBIX 지수 랭킹 / 에이아이빅스랩 제공
AIBIX 지수 랭킹 / 에이아이빅스랩 제공

브랜드가 직접 만든 공식 자료가 생성형 AI 답변의 근거로 활용된 비율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김치 부문에서는 조사 대상 29개 브랜드 가운데 종가만 4개 AI 모두에서 공식 콘텐츠가 인용됐다. 브랜드 홈페이지에 제품 정보가 게시돼 있어도 AI가 해당 페이지에 접근하기 어렵거나 상품별 내용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으면 답변에 반영되는 범위가 줄어들 수 있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AI가 브랜드를 설명할 때 정작 브랜드가 직접 만든 정보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며 “기업이 공들여 만든 홈페이지 콘텐츠도 AI가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라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정보처럼 취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715개 브랜드 가운데 127개는 4개 AI에서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아 모두 0점을 기록했다. 전체의 17.8%로, 브랜드 6개 중 1개가 생성형 AI의 답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AIBIX는 브랜드의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제품 품질, 전체 소비자 선호도를 평가한 지표와는 성격이 다르다. 특정 기간 생성형 AI 답변에서 브랜드가 얼마나 자주 등장했는지와 어떤 자료가 답변 근거로 사용됐는지를 보여준다. AI 모델이 업데이트되거나 온라인에 새로운 정보가 추가되면 점수와 순위도 달라질 수 있다.

에이아이빅스랩은 식음료·프랜차이즈를 시작으로 패션과 뷰티, 자동차, 리빙, 금융상품 등으로 조사 분야를 넓힐 계획이다. 매달 분야별 AI 브랜드 경쟁력 지수를 공개하고 각 카테고리는 연간 네 차례 같은 기준으로 측정해 순위 변화를 추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