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거장 8년 만에 복귀라더니…개봉도 안 했는데 해외서 난리 난 '넷플릭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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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이창동 감독 복귀작, 세계 3대 영화제 석권하다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세계 유수 영화제의 러브콜을 이어가며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이어 뉴욕영화제까지 공식 초청되면서 올해 한국 영화계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6일 영화 '가능한 사랑'이 제64회 뉴욕영화제(New York Film Festival) 메인 슬레이트(Main Slate)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고 밝혔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배우자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겨진 욕망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인간의 관계와 욕망, 계급과 노동, 예술과 현실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이창동 감독 특유의 시선이 담긴 작품이다.

해외 유수 영화제 초청

이번 초청은 앞서 발표된 제8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과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과다.

'가능한 사랑'은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인 베니스와 북미 최대 규모 영화제인 토론토, 그리고 미국을 대표하는 뉴욕영화제까지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뉴욕영화제는 미국 영화평론가와 영화인들 사이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로 꼽힌다. 칸국제영화제처럼 경쟁을 중심으로 운영되기보다는 그해 세계 영화계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엄선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유명하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특히 '가능한 사랑'이 초청된 메인 슬레이트는 영화제의 핵심 섹션이다.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과 가장 주목받는 신예 감독들의 작품이 함께 상영되는 부문으로, 예술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 받은 영화들이 선정된다.

그동안 이 부문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어쩔수가없다' 등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초청된 바 있다.

이창동 감독 역시 뉴욕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밀양', '시', '버닝'에 이어 '가능한 사랑'까지 네 번째로 메인 슬레이트 부문에 초청되는 기록을 세웠다.

뉴욕영화제 예술감독 데니스 림은 작품 선정 이유에 대해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폭넓은 시야와 예술적 포부, 우아한 서사 구조, 그리고 예측할 수 없이 입체적인 캐릭터로 동시대 영화계에서 단연 독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능한 사랑'은 그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가장 풍부하고 넓은 지평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노동과 계급, 자본, 예술, 욕망, 가족 등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거의 모든 힘을 아우르며 지금 이 시대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거장과 대배우들의 만남

이번 작품은 무엇보다 이창동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

이 감독은 2018년 공개된 '버닝' 이후 약 8년 동안 장편 연출을 하지 않았다. '버닝'은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예비 후보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창동 감독은 그동안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을 통해 한국 사회와 인간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랐다.

특히 칸국제영화제에서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시'가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 영화계에서도 꾸준히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전도연은 해고 노동자의 아내 '미옥' 역을 맡았다. 그는 밝은 미소 뒤에 복잡한 감정을 숨긴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설경구는 잃어버린 일상 속에서도 삶을 버텨가는 해고 노동자 '호석'으로 출연한다. 두 사람은 '생일' 이후 다시 호흡을 맞추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조여정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를 연기한다.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후 다시 한 번 국제 무대를 겨냥한 작품에 합류했다.

조인성은 그의 남편 '상우'를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선다. 최근 '밀수', '무빙', '호프'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보다 현실적인 인물을 그려낼 예정이다.

함께 공개된 첫 번째 스틸 사진에서는 네 인물의 미묘한 감정 변화가 담겼다.

미옥이 홀로 서 있는 모습에서는 삶의 무게와 공허함이 동시에 느껴지고, 호석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부부의 관계가 암시된다.

또 미옥이 상우와 예지를 각각 마주하는 장면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인물들이 어떻게 얽혀갈지 궁금증을 키운다.

전도연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으로 제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들의 협업은 약 19년 만이다.

설경구 역시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를 통해 이 감독의 초기 대표작을 함께 이끌었던 핵심 주역이다.

전도연과 설경구도 이번 작품을 통해 네 번째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에서 처음 만났으며 영화 ‘생일’(2019)에서 또 한 번 만났다. 이후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2023)에서도 함께한 바 있다. 조인성과 조여정은 이창동 감독과 첫 작업이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 스틸컷 /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은 극장과 OTT를 함께 겨냥한 작품이기도 하다. 다음 달 23일 국내 극장에서 먼저 개봉한 뒤 오는 11월 6일부터 전 세계 190여 개 국가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국내 흥행뿐 아니라 글로벌 관객과의 만남까지 예정된 만큼, 세계 영화제가 먼저 주목한 이창동 감독의 신작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8년 만에 돌아온 거장의 신작이 베니스, 토론토, 뉴욕영화제를 잇달아 거치며 어떤 성과를 거둘지도 영화계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