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잘 보이려고 운동하잖나... 여자가 성형하는 게 대체 왜 문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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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은 자기관리" vs "원판 속이는 가짜"

"남자들은 잘 보이려고 운동하고 옷 사고 미용실에도 다니잖아요. 여자가 좋은 사람 만나려고 성형하는 건 왜 문제가 되나요."

한 직장인이 익명 커뮤니티에 던진 이 물음이 하루 만에 100개가 넘는 댓글을 끌어냈다. 여성의 성형을 '자기 돈으로 하는 자기관리'로 볼 것인지, '원판을 속이는 가짜'로 볼 것인지를 두고 이용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블라블라 채널에 성형한 여성을 왜 그렇게 싫어하느냐고 묻는 글이 6일 올라왔다. 글쓴이는 "남자들도 여자한테 잘 보이려고 몸을 만들고 옷을 사고 미용실을 다니는 것 아니냐"며 "여자들도 좋은 남자를 만나려고 성형하고 자기관리를 하는 것이고 그것도 자기 돈으로 하는데 문제 될 게 있느냐"고 적었다.

댓글에서 가장 많이 나온 반응은 성형 자체보다 '티가 나는 것'과 '하지 않은 척하는 것'이 싫다는 것이었다. 한 이용자는 "성형 티가 나는 여자가 싫다. 얼굴이든 가슴이든 마찬가지"라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성형을 해 놓고 원래 예뻤던 척하는 게 싫은 것"이라고 적었다. "쌍꺼풀 수술 정도는 괜찮지만 코나 뼈를 깎는 것부터는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도 있었다.

글쓴이가 예로 든 남성의 운동·꾸미기와 성형이 같은지를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여러 이용자가 탈모 남성이 가발을 쓰거나 모발을 이식하고 "나는 탈모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 이용자는 "운동하고 옷을 사는 건 진짜지만 성형은 가짜"라며 "비교하려면 차라리 가발과 비교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글쓴이는 "탈모 환자가 머리를 심어서 괜찮아지면 그대로 두는 것보단 낫지 않으냐"고 되받았다.

성형이 2세에게 유전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든 반응도 많았다. "성형은 자녀에게 물려줄 유전자까지 바꿔 주지는 않는다", "결혼해서 아이 얼굴이 어떻게 나올지 감이 잡히지 않아 꺼려진다"는 식이다. 한 이용자는 외모에 문제가 있어서 성형했다면 2세가 걱정되고, 문제가 없는데도 했다면 성급한 결정으로 보인다며 "어느 쪽이든 마음에 걸린다"고 적었다.

이런 거부감이 인터넷에서만 통용되는 정서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한 이용자는 "성형 티가 심하게 나도 예쁘면 다들 좋아한다. 더군다나 남자들은 잘 모른다"고 했다. 소개팅을 주선해 본 경험을 든 이용자들은 "성형 여부와 상관없이 예쁜 쪽이 평범한 쪽보다 인기가 훨씬 좋았다", "성형해서 예뻐진 친구를 소개해 줬더니 남자들이 좋아했고 최근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고 적었다. "결국 예쁘면 그만"이라는 반응도 여러 개 달렸다.

사람들의 실제 인식은 어떨까. 성형을 향한 거부감은 과거보다 옅어졌다. 한국갤럽이 2020년 전국(제주 제외) 만 19세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의 결과를 보면 취업이나 결혼을 위한 성형수술에 대해 '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67%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28%)를 크게 앞섰다. 나머지 6%는 의견을 유보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응답률은 25%다.

여성이 결혼을 위해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은 시간이 흐르며 뚜렷하게 늘었다. 이 견해에 동의한 비율은 1994년 38%에서 2004년 61%, 2015년 66%로 높아졌다.

성형수술 경험률도 올라갔다. 2020년 조사에서 성형수술을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성인 남성 2%, 여성 18%였다. 여성의 경험률은 1994년 4%에서 2004년 9%, 2015년 14%, 2020년 18%로 꾸준히 늘었다. 20대 여성은 25%, 30대 여성은 31%가 성형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