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단타로 8000만원 날린 예비신부 “파혼하는 게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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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해 차라리 놓아주고 싶어요”

결혼 자금 5500만원을 주식으로 모두 잃은 것도 부족해 이를 만회하려 몰래 받은 대출 3000만원마저 대부분 날렸다. 내년 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의 사정이다. 빚을 잔뜩 진 그는 지금 남자친구에게 먼저 파혼 얘기를 꺼내려 하고 있다. 내년 3월 결혼을 앞둔 30세 여성이라고 밝힌 A씨가 6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결혼생활 채널에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놨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A씨는 직장 3년 동안 모은 돈과 부모에게 받은 돈을 합친 5500만원가량을 주식에 넣었다가 전부 잃었다고 했다. A씨는 "2년 가까이 매달 300만~500만원씩 벌어 투자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지난해 하락장과 전쟁으로 감정 조절이 안 돼 손절한 뒤 남은 돈으로 급등주 단타를 치다 결국 청산됐다"고 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은 데 있다. 결혼 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불리려는 욕심에 3000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A씨는 이 가운데 2500만원을 다시 잃었다고 했다. 수중에 남은 돈은 500만원뿐이다. 매달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은 47만원, A씨의 월 실수령액은 320만원 수준이다.

남자친구는 A씨가 대출을 받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결혼 자금 5500만원을 잃은 사실은 남자친구에게 알렸다는 A씨는 "결혼식까지 시간이 있으니 다시 모으면 된다"는 답을 듣고 결혼 준비를 이어왔다고 했다. 하지만 몰래 낸 빚에 대해서는 아직 입을 떼지 못했다. 당장 이번 달에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 명목으로 400만원을 남자친구에게 보내주기로 한 상황이다.

A씨는 이미 여러 차례 헤어지자고 말했지만 남자친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하나 남은 명품 가방을 팔고 주말 아르바이트라도 알아보겠다면서도 "대기업에 다니는 멀쩡한 남자친구가 왜 나 같은 사람을 만나는지 모르겠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남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해 차라리 놓아주고 싶다", "혼자라면 1년이면 갚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도저히 말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극심한 죄책감을 내비쳤다.

댓글 반응은 몇 갈래로 나뉘었다. 가장 많은 것은 대출까지 포함해 모든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고 남자친구가 스스로 판단하게 하라는 조언이었다. 한 이용자는 "부부 사이에서 신뢰가 깨지는 것이 최악"이라며 "파혼을 통보할 게 아니라 빚까지 다 밝히고 남자친구가 주체적으로 판단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놓아줄지 말지는 남자친구가 결정할 몫이다", "먼저 사실을 털어놓아야 문제가 풀린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재발을 막을 조건을 달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경제권을 남자친구에게 넘기고 다시는 투자에 손대지 말라는 것이다. "경제권을 넘기고 다시 (무모한 투자를) 안 한다면 파혼할 정도의 금액은 아니다", "월급 통장을 넘기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반면 "그 맛을 본 사람은 못 고친다", "결국 또 한다"며 도박 같은 투자에 대한 중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출을 숨긴 채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대출을 숨기면 사기 결혼이다", "돈과 관련한 거짓은 이혼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글쓴이의 셈법을 의심하는 반응도 나왔다. "2년 동안 매달 300만원씩 벌었다면 못해도 7000만원인데 어떻게 5500만원만 모았느냐", "이건 주식이 아니라 도박"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잃은 돈이 인생에서 그리 큰돈은 아니라는 위로도 많았다. 1억원 넘게 잃고도 다시 일어선 경험담을 전하며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라"고 격려하는 네티즌이 있었다. 반대로 "빚밖에 없는데 괜히 좋은 사람을 망치지 말고 파혼하라"는 냉정한 조언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