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청, 조각난 가상자산 감독 하나로 합쳐 전담국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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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금융청, 8월7일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 전담국 출범
미등록 처벌 징역 10년 강화, 세율 20%·ETF 검토도 병행

일본 금융청, 조각난 가상자산 감독 하나로 합쳐 전담국 신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일본 금융청, 조각난 가상자산 감독 하나로 합쳐 전담국 신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일본 금융청(FSA)이 가상자산과 스테이블코인을 전담하는 새 부서를 만든다. 금융청은 8월5일(현지시각)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국(Cryptocurrency and Stablecoin Division) 신설을 공식 발표했고, 조직개편은 8월7일(현지시각)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여러 사무국에 흩어져 있던 가상자산 감독 업무를 한 부서로 모으는 작업이다. 이번 개편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재분류한 법 개정, 세율 인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검토 등 일본 정부의 가상자산 제도화 작업과 맞물려 진행된다.

조각난 감독 체계, 하나의 부서로 통합

지금까지 일본의 가상자산 감독은 종합정책국 산하 리스크분석과의 가상자산·블록체인혁신실과 가상자산모니터링실로 나뉘어 있었다. 두 조직 모두 사무국 단위의 소규모 조직으로 권한과 위상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국은 이번에 함께 신설되는 자산운용·보험감독국(Asset Management and Insurance Supervision Bureau) 산하에 놓인다. 기존 가상자산모니터링실은 그대로 흡수되고, 혁신실과 디지털결제기획실이 새로 만들어져 총 3개 사무국 체제로 운영된다. 금융청은 “금융의 디지털화에 따른 새로운 규제 수요에 대응하고 기술 진화에 맞춰 금융기관 감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가타야마 사쓰키(Satsuki Katayama) 재무상이 2025년 12월26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던 개편 계획이 약 8개월 만에 실현된 것이다.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재분류…처벌도 강화 / AI 생성 이미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재분류…처벌도 강화 / AI 생성 이미지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재분류…처벌도 강화

조직개편에 앞서 일본 국회는 가상자산을 결제서비스법이 아닌 금융상품거래법(FIEA)상 금융상품으로 재분류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결제 수단으로 취급되던 가상자산이 주식·채권과 같은 금융상품으로 다뤄지게 되는 것이다. 이 법은 2027년 시행될 예정이다.

재분류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에도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금지하는 내부자거래 규정이 새로 적용된다. 일부 가상자산 발행사에는 투명성 강화를 위한 연간 공시 의무도 부과된다. 미등록 상태로 가상자산 사업을 운영할 경우 처벌도 대폭 강화된다. 최고 형량은 징역 3년에서 10년으로, 벌금은 최대 300만엔(약 1만8500달러)에서 1000만엔(약 6만1600달러)으로 늘어난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이번 개혁이 “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성장자본 접근성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율 55%→20%, ETF·레버리지 완화까지 검토

세제 개편도 함께 추진된다. 현재 일본 가상자산 투자자는 최고 55%에 달하는 소득세율을 적용받는다. 정부는 주식 양도차익과 같은 수준인 단일 20% 세율을 도입하고 3년간 손실 이월 공제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관련 세제는 2028년 1월1일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물 ETF 도입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금융청은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을 허용할 수 있도록 투자신탁 관련 규정 개정을 준비 중이다.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 도쿄증권거래소에 현물 ETF가 이르면 2027년 상장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ETF 승인 심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규제 완화 목소리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유민주당의 기하라 세이지(Seiji Kihara) 의원은 7월 도쿄에서 열린 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현재 가상자산 거래에 적용되는 2배 레버리지 한도가 지나치게 낮아 시장 유동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기하라 의원은 자민당의 차세대 AI·온체인 금융 프로젝트팀을 이끌고 있으며,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는 미쓰비시UFJ(MUFG), 미즈호(Mizuho), 스미토모미쓰이(Sumitomo Mitsui) 등 일본 3대 은행이 이미 새 규제 틀 안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면허를 받은 은행과 자금이동업자, 신탁회사만 엔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해외 거래소 단속 강화…비트겟 결국 철수

금융청은 신설 부서 출범에 앞서 미등록 해외 거래소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왔다. 글로벌 거래소 비트겟(Bitget)은 최근 일본 내 신규 이용자 등록을 즉시 중단했다. 이어 11월1일부터는 기존 계정에 제한을 걸고, 12월31일에는 남아 있는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해 일본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계획이다.

비트겟의 철수는 2023년부터 이어진 금융청의 반복적인 경고에 따른 결과다. 금융청은 비트겟이 미등록 상태로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2025년에는 간토지방재무국이 비트겟 명의로 사업을 운영하는 BTG테크놀로지홀딩스(BTG Technology Holdings Limited)에 대해 미등록 온라인 장외파생상품 권유 행위를 이유로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앞서 바이비트(Bybit)도 금융청의 경고 이후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일본은 2014년 마운트곡스 해킹과 2018년 코인체크 해킹을 겪으며 여러 차례 규제를 강화해왔다. 2017년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 의무화, 2023년 스테이블코인 규제 도입을 거치며 아시아에서 가장 촘촘한 가상자산 규제체계를 갖춘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총리는 웹3(Web3)를 국가 혁신전략의 일부로 규정한 바 있다. 이번 전담 부서 신설은 단속과 진흥을 동시에 추구하는 일본식 가상자산 정책의 다음 단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