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던 잎이 밥도둑으로… 된장국에만 넣기 아까운 '이 나물'
작성일
구수한 시래기를 맛있게 먹는 방법

무의 알맹이를 잘라내고 남은 잎은 한때 버려지는 부분에 가까웠다. 하지만 바람과 햇볕에 말리고 푹 삶는 과정을 거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거칠었던 잎은 부드러워지고, 된장이나 들기름만 더해도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국에만 쓰일 것 같지만 잘게 썰어 볶음밥에 넣고, 달걀과 함께 부치거나 두부와 조려도 잘 어울린다. 이처럼 저렴한 시래기 하나로 반찬부터 한 그릇 요리까지 만들 수 있는 활용법을 소개한다.

무청을 말려 만드는 시래기
시래기는 무의 잎과 줄기인 무청을 말린 건채소다. 수확한 무청을 햇볕과 바람에 말리면 수분이 빠지며 단단해진다. 이 상태로는 바로 조리하기 어렵지만, 물에 불려 충분히 삶으면 부드러운 나물이 된다.
특유의 구수한 풍미 덕에 된장, 들기름, 들깨 같은 재료와 잘 어울린다. 양념이 깊이 스며들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물이나 육수를 넣고 천천히 익히는 국이나 조림에 활용하기 좋다. 잘게 썰어 넣으면 볶음밥이나 전처럼 조리 시간이 짧은 음식에도 잘 어우러진다.
말린 시래기를 직접 손질하기 번거롭다면 시중의 데친 시래기나 냉동 제품을 활용해 보자. 해동 후 물기를 짜내면 바로 요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상품마다 익혀진 정도가 다르므로, 사용 전 줄기를 손으로 눌러보고 단단한 부분이 남아 있다면 물을 더 넣고 한 번 더 삶아주는 것이 좋다.
부드럽게 만드는 손질 과정
말린 시래기는 찬물에 충분히 불린다. 잎과 줄기가 물을 머금어 유연해지면 냄비에 옮겨 담고 시래기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는다. 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줄기까지 푹 익을 때까지 삶는다.

삶는 시간은 줄기의 굵기와 건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기보다 줄기를 직접 눌러보는 편이 정확하다.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쉽게 으깨지거나 뭉개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불을 끈 뒤 삶은 물에 그대로 두고 식히면 뻣뻣했던 식감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식힌 시래기는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여러 번 헹군다. 줄기 겉면이 질기다면 끝부분을 잡고 얇은 껍질을 벗겨낸다. 손질을 마친 뒤에는 물기를 가볍게 짜낸 후 용도에 맞춰 자른다. 볶음밥이나 전에는 잘게 다지고, 국이나 조림에는 4~5cm 정도의 길이로 써는 것이 먹기 좋다.
들기름 향 살린 시래기 된장볶음
시래기 된장볶음은 별다른 부재료 없이도 깊은 맛을 낼 수 있는 든든한 반찬이다. 손질한 삶은 시래기 200g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된장 1큰술과 다진 마늘 1작은술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다. 된장은 제품마다 염도가 다르므로 처음부터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한다.

팬에 식용유를 약간 두르고 양념한 시래기를 넣어 가볍게 볶아 향을 낸다. 이어 물이나 멸치 육수 반 컵 정도를 붓고 뚜껑을 덮은 뒤 중약불에서 은근히 익힌다. 자작했던 국물이 거의 졸아들면 뚜껑을 열고 한두 번 골고루 저어준다.
시래기는 수분 없이 오래 볶으면 줄기가 질겨질 수 있다. 따라서 처음에는 물을 부어 부드럽게 익히고, 마지막에 남은 수분을 날리듯 볶아내는 방식이 좋다. 불을 끄기 직전, 들기름 1~2큰술을 넉넉히 둘러 고소한 향을 입힌다. 들깻가루를 넣고 싶다면 이때 한두 숟가락 함께 섞어 마무리한다.
시래기와 참치가 어우러진 볶음밥
삶은 시래기 80g은 물기를 짠 뒤 1cm보다 짧게 다진다. 대파도 송송 썰고, 참치 통조림은 체에 밭쳐 기름기를 살짝 제거한다. 시래기를 길게 자르면 밥과 따로 놀고 숟가락으로 뜨기 불편하므로 최대한 잘게 써는 편이 낫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를 먼저 볶아 향을 낸다. 이어 시래기와 참치를 넣어 수분이 줄어들 때까지 볶은 후, 밥 한 공기를 넣어 덩어리를 잘 풀어준다. 간장 1큰술을 팬 가장자리에 둘러 향을 내고, 밥과 함께 고루 섞어준다.
참치와 간장에 이미 간이 되어 있으므로 별도의 소금 간은 맛을 본 뒤 결정한다. 마지막에 참기름을 조금 두르고 김가루나 깨를 올린다. 달걀프라이를 곁들이면 반찬 없이 먹기 좋은 든든한 한 그릇 음식이 된다.
달걀과 함께 부치는 시래기전
시래기전은 밀가루 반죽을 많이 쓰지 않고 달걀을 중심으로 만들면 준비 과정이 한결 간단하다. 삶은 시래기 70g은 물기를 꼭 짠 뒤 잘게 다진다. 시래기에 수분이 많이 남아 있으면 달걀물이 묽어져 전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다.
볼에 달걀 3개를 풀고 부침가루 2큰술과 소금 한 꼬집을 넣어 섞는다. 여기에 다진 시래기를 넣고, 취향에 따라 양파나 당근을 조금 더해도 좋다. 부재료는 시래기와 비슷한 크기로 잘게 썰어야 반죽과 따로 놀지 않고 고르게 부쳐진다.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반죽을 한 숟가락씩 얹는다. 불이 세면 겉만 빠르게 탈 수 있으므로 중약불에서 앞뒤로 천천히 구워낸다. 크게 한 장으로 부치는 것보다 한 입 크기로 작게 나눠 부치면 뒤집기 편하고 가장자리까지 노릇하게 익히기 좋다.
자작한 양념에 익힌 시래기 두부조림
시래기 두부조림은 구수한 시래기와 부드러운 두부를 한 냄비에 담아 조려내는 메뉴다. 삶은 시래기 120g을 냄비 바닥에 먼저 깔고, 두부 한 모를 두툼하게 썰어 그 위에 올린다. 냄비 바닥에 깔린 시래기가 양념을 푹 머금는 동시에 두부가 바닥에 눌어붙는 것을 막아준다.
![[인포그래픽]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608/05/img_20260805210957_58a69a8d.webp)
간장 2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에 물 200mL를 섞어 만든 양념장을 냄비에 붓는다. 중불에서 끓이다가 국물이 끓어오르면 불을 줄인다. 양념을 두부 위로 수시로 끼얹어가며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조려낸다.
만약 시래기가 아직 단단하다면 물을 조금 더 붓고 뚜껑을 덮어 푹 익힌다. 대파는 조리가 끝나기 직전에 넣어 숨이 살짝 죽을 정도로만 살짝 더 끓여준다. 국물은 밥에 쓱쓱 비벼 먹기 좋도록 바짝 졸이지 않고 자작하게 남겨두는 것이 핵심이다.

들깨를 풀어 끓이는 된장국
냄비에 멸치 육수 800mL를 붓고 된장 2큰술을 고루 풀어 끓인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삶은 시래기 150g과 다진 마늘 1작은술을 넣는다. 시래기에 된장을 미리 버무렸다가 넣으면 짧게 끓여도 간이 속까지 고르게 밴다.
중약불로 줄여 시래기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푹 끓인 뒤 들깻가루 2큰술을 넣는다. 들깻가루는 한꺼번에 붓지 않고 국물에 조금씩 풀어 넣어야 덩어리가 생기지 않는다. 두부를 넣을 때는 마지막 단계에 넣어 형태가 부서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된장과 들깻가루의 양은 기호에 따라 국물의 농도와 간에 맞춰 조절한다. 감자를 함께 넣을 때는 육수와 처음부터 넣어 끓이고, 대파는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 향을 살린다. 끓이다 국물이 너무 걸쭉해지면 육수나 물을 더해 농도를 맞춘다.
한 번 삶아 나눠 두는 보관법
손질한 시래기는 한 번 먹을 양으로 소분해 냉동하면 국이나 볶음 요리에 바로 쓸 수 있어 편리하다. 국과 조림용은 수분을 적당히 머금도록 물기를 너무 꽉 짜지 않은 채 팩에 담는다. 볶음밥이나 전용은 미리 짧게 썬 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동한 시래기는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해동 과정 없이 바로 넣으면 된다. 반면 볶음 요리나 전 반죽에 넣을 때는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한 뒤, 남은 물기를 다시 한번 꼭 짜내야 겉돌지 않는다. 용도에 맞게 썰어 보관하면 해동 후 다시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