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받은 17세 남학생 사망…유족 "경찰 강압수사가 아이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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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후 극단적 선택, 경찰의 발언이 원인?

한 차례 압수수색을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 학생 사건을 두고 유족과 경찰의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수사 과정과 미성년자 보호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5일 경향신문이 단독보도한 사건이다.

여학생과 신체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10대 남학생 A군은 지난해 압수수색을 받은 당일 숨졌다. 이후 유족은 경찰이 미성년자인 A군을 상대로 강압적인 언행을 했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경찰은 압수수색과 당시 조사 과정에서 위법한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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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A군의 유족은 지난 6월 정부와 당시 압수수색에 참여했던 송파경찰서 경찰관 2명을 상대로 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유족은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과 발언이 A군에게 큰 정신적 충격을 줬고, 결국 비극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A군과 또래 여학생 B양이 SNS인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서로 신체가 노출된 사진과 영상을 주고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먼저 대화를 시작한 것은 B양이었으며, 두 사람은 서로 사진과 영상을 몇 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B양 부모가 A군을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가 접수된 뒤 경찰은 지난해 7월 A군 자택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당시 일요일 아침이었던 만큼 A군은 잠에서 막 깬 상태였고, 집에는 성인이 아닌 누나와 둘만 있었다. 경찰은 누나를 깨워 영장을 설명한 뒤 부모에게 연락했고, 부모가 집에 도착한 이후 본격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은 약 1시간 동안 이어졌다. 경찰이 집을 떠난 뒤 A군은 같은 날 밤 자택 옥상에서 추락해 숨졌다. 이 사건은 당시에도 안타까운 사고로 알려졌지만, 이후 유족이 당시 집 안에 설치돼 있던 홈캠 영상을 확인하면서 새로운 논란이 시작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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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은 압수수색 당시 부모가 도착하기 전 경찰이 A군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사팀에 여러 차례 질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은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유족이 홈캠 영상을 확인한 결과, 경찰과 A군 사이의 대화 일부가 녹화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한 경찰관이 A군에게 "잘못한 것은 알고 있지", "이건 엄청 잘못한 것", "기억을 못 하는 것이냐", "피해자가 한 명만 있는 것은 아니지"라는 취지의 질문을 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이러한 발언이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A군에게 죄를 단정하는 압박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특히 부모가 없는 상태에서 미성년자인 A군에게 이러한 질문이 이어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변호인은 법정대리인이 없는 상황에서 진술거부권 등에 대한 충분한 안내 없이 사실상 조사에 가까운 질문이 이어진 것은 미성년자를 보호해야 하는 수사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A군이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을 법원이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유족의 주장과 달리 압수수색과 당시 절차는 모두 법에 따라 진행됐으며 위법한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A군의 사망 자체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히면서도 현재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법원의 판단을 통해 사실관계가 가려질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직 수사 실무자들 사이에서도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압수수색 과정은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여성청소년 수사팀장은 압수수색 자체는 고소 사건에서 증거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절차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 혐의를 묻는 대화가 있었다면 적절성 여부는 별도로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압수수색은 말 그대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절차다. 수사기관은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을 근거로 휴대전화나 컴퓨터, 저장장치 등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피의자를 상대로 범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은 조사에 가까운 성격을 띨 수 있어,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의 참여 여부와 진술권 보장이 매우 중요한 절차로 꼽힌다.

이번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압수수색 자체보다도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 미성년자에게 어떤 내용의 질문이 이뤄졌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법원은 향후 손해배상 소송 과정에서 당시 대화 내용과 절차가 적절했는지, 경찰에게 법적 책임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