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오디세이' 보러가시나요…'이 내용' 모르고 가면 절반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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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의 신화 재창조, 20년 생존기가 극장을 사로잡다
신의 저주를 이겨낸 영웅의 귀향, 172분 숨 막히는 복수극
5일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The Odyssey)'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봉 첫날부터 실관람객 평점 9.83점, 예매율 47.1%를 찍으며 굳건하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를 가뿐히 제치고 예매율 1위에 등극했다.

172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동안 고대 그리스 신화를 놀란 특유의 숨 막히는 리얼리즘으로 꽉 채운 이 영화는, 거대한 스케일과 미친 캐스팅으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고 있다.
놀란의 스크린으로 부활한 가장 위대한 모험
시간과 공간의 마술사, 놀란 감독이 이번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꺼내 들었다. 환상적인 신화 속 이야기에 지독하리만치 끈질긴 생존기를 결합해 냈다.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얼굴에 감탄하기 전,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대체 왜 그토록 험난한 길을 걸어야 했는지 배경을 알면 영화의 몰입도는 200% 수직 상승한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맷 데이먼)가 10년의 전쟁을 끝내고도 무려 10년이나 더 바다를 떠돌아야 했던 기구한 사연을 미리 짚어보자.
가기 싫었던 '트로이 전쟁'과 목마의 전설

모든 비극은 스파르타의 왕비 헬레네(루피타 뇽오)가 트로이로 납치되면서 시작됐다. 스파르타 왕을 중심으로 그리스 연합군이 결성되고 각지의 영웅들이 줄소환 되는 가운데, 갓 태어난 아들과 아내 곁을 떠나기 싫었던 지략가 오디세우스는 미친 척까지 해가며 징집을 피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지긋지긋하게 10년이나 이어진 전쟁은 그가 짜낸 '트로이 목마' 작전으로 마침내 끝이 난다. 이때 목마를 성안으로 들이는 결정적 스파이 시논 역을 맡은 엘리엇 페이지의 서늘한 존재감도 극초반의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신의 분노를 산 10년의 저주받은 뱃길

전쟁에 이기고 콧노래를 부르며 고향으로 향하던 오디세우스 일행. 하지만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무스(빌 어윈)의 동굴에 갇히면서 진짜 비극이 싹튼다. 탈출하려고 거인의 눈을 찔렀는데, 하필 그 거인이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아들이었을 줄이야!
포세이돈의 극대노로 그의 귀향길은 끔찍한 저주로 뒤바뀐다. 사람을 돼지로 만드는 마녀 키르케(서맨사 모튼)부터 섬에 그를 영원히 주저앉히려는 바다의 여신 칼립소(샤를리즈 테론)의 치명적인 유혹까지,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그나마 지혜의 여신 아테나(젠데이아)가 든든한 조력자로 나서며 이 험난한 여정에 힘을 보탠다.
주인이 사라진 고향 '이타카'의 생지옥

오디세우스가 전쟁 10년, 바다 위 10년 도합 20년을 밖에서 맴도는 사이 고향 이타카는 쑥대밭으로 전락했다. 왕이 죽었다고 철석같이 믿은 탐욕스러운 구혼자들은 궁전을 꿰차고 매일 술판을 벌이며 권력을 주무른다.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가 지혜를 짜내며 홀로 꿋꿋이 버티고, 훌쩍 자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는 암살 위협에 시달린다.
20년 만에 거지꼴을 하고 고향 땅을 밟은 오디세우스는, 구혼자 무리의 악랄한 우두머리 안티노오스(로버트 패틴슨)를 상대로 피 튀기는 처절한 복수극의 막을 올린다.
신화가 아닌 '인간'의 처절한 생존기
놀란의 '오디세이' 단순한 초자연적 판타지에 그치지 않는다. 거스를 수 없는 신의 분노와 거대한 운명 앞에서도 어떻게든 가족과 고향을 되찾으려는 한 인간의 끈질긴 의지를 지독하게 현실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 20년에 걸친 핏빛 생존기와 숨 막히는 최후의 복수극은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가슴에 묵직하고 뜨거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