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국방부 갈등 속 쿠엘라르를 정책수장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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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로픽, 前 캘리포니아 대법관 쿠엘라르를 초대 대외정책책임자로 임명
美 정부와 갈등·수출규제 속 정책 소통 강화 나서

앤트로픽, 국방부 갈등 속 쿠엘라르를 정책수장에 앉혔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앤트로픽, 국방부 갈등 속 쿠엘라르를 정책수장에 앉혔다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앤트로픽이 8월 4일(현지시각)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쿠엘라르(Mariano-Florentino Cuéllar)를 회사 최초의 최고글로벌정책책임자(Chief Global Affairs Officer)로 임명했다. 쿠엘라르는 앤트로픽 대니엘라 아모데이(Daniela Amodei)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며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상주한다. 그가 맡을 업무는 정책 대응과 국제 전략, 세계 각국 정부와의 관계 구축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주 대법관과 카네기국제평화재단(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회장을 지낸 법조·정책 전문가로 소개된다. 이번 인선은 앤트로픽이 미국 정부와 국가안보 문제로 갈등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앤트로픽 기술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트럼프 행정부는 앤트로픽의 미토스5(Mythos 5)와 페이블5(Fable 5) 모델의 해외 판매를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수출통제 지침을 내렸다.

법조·정책 외길을 걸어온 쿠엘라르

쿠엘라르는 최근까지 20개국에 학자를 두고 있는 독립 정책연구기관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회장을 맡았다가 물러났다. 이전에는 캘리포니아주 대법관으로 재직하며 기술과 개인정보, 국제 협정, 권력분립 등을 다룬 판결을 냈다. 스탠퍼드대 프리먼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 소장, 국제안보협력센터 공동소장, 스탠퍼드 사이버 이니셔티브 소장도 지냈다.

그는 대통령정보자문위원회와 미 국무부 대외정책위원회에서 활동했고 세 개 행정부에 걸쳐 백악관과 연방기관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미국립과학원은 그를 책임 있는 컴퓨팅 연구 위원회에 임명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초당적 핵확산·미국안보 태스크포스를 공동 의장으로 이끌었고 캘리포니아주의 프런티어 AI 워킹그룹을 공동으로 주도했다. 행동과학고등연구센터의 이사회 의장과 이사도 지냈다. 현재는 스탠퍼드 로스쿨의 캐머런 슈라이어 패밀리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스탠퍼드 인간중심AI연구소(HAI) 시니어 펠로우도 맡고 있다. 그는 재판관으로 임용되기 전 스탠퍼드에서 교직을 시작했고, 이후 거의 10년 전부터 AI 관련 강의를 조직해온 것으로 소개됐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속에서 나온 인선 / AI 생성 이미지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속에서 나온 인선 / AI 생성 이미지

트럼프 행정부와의 긴장 속에서 나온 인선

앤트로픽 측 대변인은 이번 인선이 정부 경험이 풍부하고 AI 전문성을 갖춘 합의 도출형 인물을 선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쿠엘라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백악관에서 특별보좌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제는 성향이 다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도 공통분모를 찾아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 아메리칸 컴퍼스의 창립자 오렌 캐스(Oren Cass)는 로이터에 쿠엘라르가 실용적이고 진보적인 인물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에 열린 태도를 보이며 이견의 뿌리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스는 수년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라며 “그의 접근법은 행정부와 건설적인 정책 논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은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지만 성명을 통해 쿠엘라르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정책 결정자들은 AI 개발과 거버넌스가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며 “오늘의 선택이 인류가 과학 발전과 삶의 개선이라는 놀라운 가능성을 살릴지, 아니면 막대한 위험과 불평등 심화를 마주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 사회가 이 기술이 발전하는 조건을 설정해야 하며, 지금 그 작업을 만들어갈 곳으로 앤트로픽보다 더 중요한 곳은 없다”고 덧붙였다.

장기수혜신탁 이사에서 정책 수장으로

쿠엘라르는 2026년 1월부터 앤트로픽의 장기수혜신탁(Long-Term Benefit Trust) 이사를 맡아왔다. 이 신탁은 앤트로픽이 공익 목적의 사명을 실제로 이행하도록 감시하는 독립기구다. 그는 이번 합류를 계기로 신탁 이사직에서 물러났고, 4인으로 구성된 이 독립기구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후임자를 물색할 예정이다.

그가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을 이끌며 공동 의장을 맡았던 핵확산·미국안보 태스크포스 경험도 주목받는다. 일부 AI 업계 리더들은 핵무기 통제 체계를 AI 위험 관리의 참고 모델로 삼아왔다. 아울러 쿠엘라르가 공동 주도한 2025년 연구는 캘리포니아주의 SB 53 법안 통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법은 AI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매출 규모가 큰 개발사에 안전 기준과 사고 내용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며 위반 시 최대 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앤트로픽은 이 법안을 지지했다. 아모데이 사장은 “쿠엘라르는 경력 내내 공공기관이 변화의 시기에 사려 깊고 실용적으로, 공익에 대한 깊은 헌신을 갖고 대응하도록 도왔다”며 “정부와 시민사회, 지역 공동체가 첨단 AI가 제기하는 위험과 기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그보다 더 준비된 파트너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PO 준비하는 앤트로픽의 정책 리스크 관리

앤트로픽은 비상장 기업이지만 2026년 6월(현지시각) 미국 증권 당국에 비공개로 기업공개(IPO) 서류를 제출했고 올해 하반기 상장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시점에 정책·정부 관계 전담 임원을 신설한 것은 회사가 안정성과 규제 준수를 중시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앤트로픽은 여전히 여러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국방부의 기술 블랙리스트 지정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고, 미토스5·페이블5 등 자사 모델에 대한 수출통제는 해외 사업 확장과 매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과 운영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장기적인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도 시장이 지켜보는 대목이다. 결국 앤트로픽의 앞날은 빠른 기술 확장과 각국 정부가 요구하는 안전·정책 기준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데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