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는 은행이 냅니다”…전세사기 걱정 큰 청년들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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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포용금융 목표 3조 1000억원 중 상반기 60% 이상 집행
청년 주거·창업부터 채무조정·보이스피싱 예방까지 지원 확대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출 문턱에서 밀려나던 청년과 소상공인을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3조 1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하는 동시에 신용점수와 담보에 치우친 기존 대출 심사 체계를 손질하기로 했다.

청년 1만명 전세사기 보험료 지원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포용금융 목표액 3조 1000억원 가운데 상반기에 60% 이상을 집행했다고 5일 밝혔다. 금액으로 따지면 최소 1조 8600억원이다.
하반기 지원의 중심에는 청년 주거와 소상공인 자금난이 놓였다. 하나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을 새로 받는 청년 약 1만명에게 전세사기 보장보험료를 전액 지원할 예정이다. 전세대출을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증금 피해 위험까지 금융지원 범위에 포함한 것이다. 청년 임차보증금대출과 자산 형성 상품, 재무상담도 함께 운영한다.
전세사기 보장보험이 모든 피해를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보험 상품마다 보장 대상과 제외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계약 전 등기부등본과 선순위 채권, 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청년 창업 지원도 확대한다. 창업 아이디어 심사와 일대일 멘토링, 금융교육을 제공하고 금융거래 기록이 부족한 청년에게는 정상적인 신용 이력을 쌓을 기회를 제공한다.
금융 이력이 짧으면 소득이 있어도 대출이 거절되거나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와 대출 거래가 적어 평가 자료가 부족한 이들을 금융권에서는 ‘씬파일러’라고 부른다.
담보 대신 매출·상권으로 소상공인 평가

하나금융이 하반기 가장 크게 바꾸려는 부분도 신용평가 방식이다. 그동안 소상공인 대출은 사업장의 실제 매출이나 성장성보다 대표자의 개인 신용점수와 담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매출이 꾸준해도 담보가 없거나 금융거래 기록이 부족하면 필요한 자금을 구하기 힘든 구조였다.
하나은행은 통신정보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에도 참여한다. 개인 신용점수뿐 아니라 매출과 상권, 사업 지속 가능성 등을 함께 평가해 금리와 한도를 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금융권 전체의 변화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는 8월 말부터 16개 은행의 2조 2000억원 규모 사업자 대출에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과거 금융거래와 담보보다 매출과 상권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사업자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안신용평가가 정착하면 신용점수는 낮지만 사업 내용이 탄탄한 소상공인이 이전보다 낮은 금리나 높은 한도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어떤 정보가 평가에 사용되는지, 잘못된 데이터가 반영됐을 때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인천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자금 공급도 늘린다. 하나금융은 오는 9월 그룹 본사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이전하는 데 맞춰 인천신용보증재단 출연을 기반으로 840억원 규모의 보증대출을 제공한다. 별도로 1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도 배정한다.
연체채권 정리하고 보이스피싱 차단

이번 계획은 이미 빚을 갚기 어려워진 취약 차주의 재기를 돕고 금융범죄 피해를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하나금융은 상반기에 4000억원 규모의 장기연체채권과 소멸시효가 지난 채권을 정리했다. 하반기에는 상환 기간과 이자 부담을 조정하는 자체 채무조정 대상을 확대한다.
금융당국도 최근 포용금융의 방향을 신규 대출 공급에서 금융비용 부담 완화와 신속한 재기 지원, 금융안전망 강화까지 넓히고 있다. 금융 소외가 반복되는 구조를 개선하고 장기 연체자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이스피싱 대응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다.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이 고객의 평소 거래와 다른 송금 패턴을 찾아내 의심 거래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3년간 이 같은 체계를 통해 약 6774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이승열 부회장을 그룹 포용금융 최고책임자로 정하고 사업 진행 상황을 통합 관리할 예정이다. 포용금융 성과를 계열사와 임직원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포용금융은 금융그룹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기본 책무”라며 “청년과 소상공인, 취약계층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성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