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름에 난리 나겠네…내년부터 농가에 풀린다는 '신품종' 한국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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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한 식감과 부드러운 과육을 동시에 잡은 신품종 과일

여름철 대표 과일인 복숭아 시장에 새로운 품종이 등장했다.

과일 수확 이후 분류 현장의 모습.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과일 수확 이후 분류 현장의 모습.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지난달 29일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청도복숭아연구소가 자체 육성한 신품종 복숭아 '미소향'이 2027년부터 전국 농가에 보급된다. 복숭아를 고를 때마다 아삭한 식감을 원하는 사람과 부드러운 육질을 원하는 사람 취향이 갈리는데, 이번 품종은 이 두 가지 특성을 하나로 합친 것이 특징이다.

미소향은 아삭한 식감으로 알려진 '유명'과 과육이 부드러운 '일천백봉'을 교배해 만든 품종이다. 두 품종의 장점을 살려 육질은 부드러우면서도 과육 안에 섬유질이 많아 씹었을 때 흐물거리지 않고 치밀한 식감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물러서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하는 복숭아가 아니라, 씹는 맛이 살아있는 부드러운 백도라고 이해하면 된다.

당도 13~14브릭스, 산미까지 챙긴 맛의 균형

미소향은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 사이 수확하는 중생종 백도다. 과실 한 개당 평균 무게는 340g으로, 흔히 마트에서 접하는 백도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당도는 13~14브릭스, 산도는 0.49%로 측정됐다. 브릭스는 과일에 녹아 있는 당분 함량을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높을수록 단맛이 강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산미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어 단맛만 강조된 과일이 아니라 새콤달콤한 균형이 잡힌 맛을 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북도 육성 복숭아 ‘미소향’. / 경북농업기술원 제공
경북도 육성 복숭아 ‘미소향’. / 경북농업기술원 제공

과일을 고를 때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당도와 산미의 균형이다. 지나치게 달기만 한 과일은 금방 물리지만, 산미가 적절히 섞여 있으면 여러 개를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소비자 반응이다. 미소향은 이 지점을 겨냥해 육성된 품종으로 볼 수 있다.

꽃가루 없는 품종, 재배 농가는 세심한 관리 필요

미소향에는 소비자보다 재배 농가가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특징도 있다. 이 품종은 꽃가루가 없는 품종이라 다른 품종과 함께 심어 수분을 돕는 수분수 혼식이나 인공수분 작업이 필수적이다.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꽃가루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개입해 결실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열매가 자라는 과정에서 껍질이 터지는 열과 현상을 예방하고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봉지재배가 권장된다. 봉지재배는 과일에 봉지를 씌워 재배하는 방식으로, 병충해와 외부 충격으로부터 과일을 보호하고 색과 표면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재배 조건 때문에 실제 시장에 유통되는 미소향은 관리가 잘된 상품성 높은 개체 위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신품종 복숭아 ‘미소향’. / 경북농업기술원 제공
신품종 복숭아 ‘미소향’. / 경북농업기술원 제공

20개 품종 육성한 청도복숭아연구소, 보급 실적도 뒷받침

이번 미소향은 하루아침에 나온 결과물이 아니다. 청도복숭아연구소는 소비자 기호에 맞는 고품질 복숭아 품종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해왔고, 그 결과 현재까지 총 20개 품종을 육성했다. 이 중 품종보호등록을 마친 품종이 17개, 등록을 출원한 품종이 3개다.

품종보호등록이 완료된 12개 품종은 통상실시 방식을 통해 이미 전국 재배 면적의 6.5%에 해당하는 1325헥타르, 나무 수로는 39만 7천 주가 농가에 보급된 상태다. 통상실시란 품종을 개발한 기관이 종묘업체나 농가에 재배 권리를 부여해 실제 시장에 확산시키는 절차를 말한다. 이런 실적을 보면 청도복숭아연구소가 육성한 품종이 연구실 안에만 머물지 않고 실제 농가 현장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장평가회서 직접 시식하며 상품성 검증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지난달 말 청도복숭아연구소에서 미소향의 농가 보급 확대와 안정적인 시장 정착 방안을 논의하는 현장평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복숭아 연구회 회원과 재배 농업인, 종묘 생산업체, 유관기관 담당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신품종 육성 담당자로부터 미소향의 품종 특성과 재배 시 유의 사항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직접 과실을 시식하며 맛과 향, 상품성을 평가했다. 이어 현장으로 자리를 옮겨 나무의 생육 상태와 열매 맺힘 특성을 살피고, 재배에 관한 실효성 있는 의견을 나누는 종합 토론도 진행됐다. 단순히 연구소 내부 평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밭에서 재배할 농가와 종묘업체 관계자들이 함께 검증하는 절차를 거쳤다.

'미소향' 현장 평가회 모습. / 경북농업기술원 제공
'미소향' 현장 평가회 모습. / 경북농업기술원 제공

2027년 농가 보급, 실제 소비자 만나는 시점은

미소향은 올해 4월 품종보호등록을 마쳤고, 2027년부터 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다만 이는 농가에 묘목이나 접수가 보급되는 시점을 뜻하는 것으로, 나무를 심은 뒤 실제 열매를 수확해 시장에 유통되기까지는 통상 재배 기간이 추가로 필요하다. 따라서 소비자가 마트나 시장에서 미소향이라는 이름을 붙인 복숭아를 실제로 접하는 시점은 농가 보급 이후 나무가 자라 결실을 맺는 몇 년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은 "복숭아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해 신품종에 대한 요구도가 그 어느 과수보다 높은 작목"이라며 "앞으로도 국내외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신품종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조기 확대 보급 체계를 구축해 경북 복숭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은 국내 복숭아 주요 산지 중 하나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번 미소향처럼 기존 인기 품종의 장점을 결합한 신품종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점은, 여름철 복숭아를 즐기는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앞으로 더 넓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과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시도가 실제 재배 현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복숭아, 이렇게 나뉜다…색깔부터 식감까지 한눈에 보는 '분류법'

미소향처럼 매년 새로운 복숭아 품종이 쏟아지면서 마트나 시장에서 어떤 걸 골라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복숭아는 과육 색상, 표면 털 유무, 형태, 식감, 수확 시기에 따라 체계적으로 나뉜다. 이 기준을 알아두면 매대 앞에서 훨씬 쉽게 원하는 복숭아를 고를 수 있다.

복숭아 대분류 일러스트.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복숭아 대분류 일러스트.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가장 기본이 되는 구분은 과육 색상과 표면 털 유무다. 백도는 흰색 과육에 과즙이 풍부하고 향이 강하며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미백도, 천중도, 유명, 그리고 이번에 소개한 미소향이 여기 속한다. 황도는 노란색 과육에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풍부해 묵직한 단맛과 진한 풍미를 낸다. 장호원황도, 그린황도, 엘바트가 대표적이다. 천도는 껍질에 털이 없고 표면이 매끈하며 새콤달콤한 맛이 강한데 천홍, 선프레, 레드골드가 이에 해당한다. 최근에는 겉은 천도처럼 털이 없지만 속은 백도나 황도처럼 매우 달콤한 변형 품종도 나온다. 신비는 백천도, 신선은 황천도로 불린다.

형태로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다수 품종은 둥근 구형의 일반 복숭아이며, 이와 달리 위아래가 눌려 도넛처럼 납작한 반도라는 계열도 있다. 반도는 산도가 낮고 당도가 매우 높은 것이 특징으로 유럽 등지에서 인기가 많다.

식감 기준으로는 경도종과 유연종으로 나뉜다. 경도종은 흔히 딱딱이라고 부르는데 숙성돼도 과육이 단단해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을 유지하며 수확 후 보관성이 좋다. 유명, 대월, 경봉, 월봉이 여기 속한다. 유연종은 물복 또는 말랑이라 불리며 익을수록 과육이 무르고 부드러워지고 과즙이 흘러나온다. 미백도, 천중도 백도, 그리고 미소향이 이 계열이다.

수확 시기별로는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구분된다. 조생종은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가장 먼저 수확되며 알은 다소 작지만 상큼함이 강하다. 신비, 신선, 그린황도가 대표적이다. 중생종은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로 한여름 제철 품종이며 크기와 당도가 최고조에 달한다. 대천중, 마도카, 그리고 미소향이 이 시기에 나온다. 만생종은 8월 하순부터 10월 상순까지로 재배 기간이 긴 만큼 알이 크고 과육이 치밀하며 당도가 대단히 높다. 장호원황도, 엘바트가 이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