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블루멘솔, 트럼프 밈코인 “스캠” SEC조사 요청
작성일
워런·블루멘솔, 트럼프 밈코인 SEC 조사 촉구…손실 38억달러
정점 90억달러서 4억달러 아래로 폭락한 $TRUMP, 러그풀 의혹

미국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 리처드 블루멘솔(Richard Blumenthal)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TRUMP에 대한 조사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식 요청했다. 두 의원은 월요일 폴 애킨스(Paul Atkins) SE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사업이 불법 스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 서한은 CNN에 처음 공개됐고 CNN은 8월4일(현지시각) 이를 단독 보도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낸슨(Nansen) 자료에 따르면 이 코인을 매수한 지갑 148만개 중 98만8905개가 6월 말 기준 손실을 보고 있고, 이들의 손실액을 합치면 약 38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백악관은 관련 질문을 트럼프 조직(Trump Organization)에 넘겼고 SEC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정점 90억달러에서 4억달러 아래로
$TRUMP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취임식을 앞두고 출시한 솔라나(Solana) 기반 밈코인이다. 물량의 80%는 트럼프 조직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 코인은 2025년 1월19일 시가총액 약 90억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급락했다. 크립토뉴스(crypto.news)에 따르면 8월4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3억6600만달러, 24시간 거래량은 약 1억59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가격은 사상 최고가 73.43달러에서 1.47달러까지 떨어졌는데, CNN은 하락률을 97%로, 크립토뉴스는 98%로 각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연간 재정 공개 자료에서 ‘셀러브레이션 코인(Celebration Coins)’ 관련 로열티·라이선스 수익으로 약 6억3600만달러를 벌었다고 밝혔다. 크립토뉴스는 미국 매체 보도를 인용해 그의 2025년 암호화폐 관련 전체 수익이 14억달러를 넘었다고 전했다.

‘러그풀’이냐 아니냐
워런과 블루멘솔 의원은 서한에서 $TRUMP가 ‘소프트 러그풀(soft rug pull)’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반적인 러그풀은 개발자가 코인 가치를 끌어올린 뒤 투자금을 갖고 한꺼번에 사라지는 사기 수법을 뜻한다. 소프트 러그풀은 지지 물량을 서서히 빼내는 방식을 가리킨다. 두 의원은 “SEC는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 연관돼 있더라도 법을 집행할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정보업체 TRM랩스(TRM Labs)는 2025년 1월 분석에서 내부자 물량 비중이 커 “세심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이 프로젝트가 “러그풀의 특징을 갖추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TRM랩스 정책총괄 아리 레드보드(Ari Redbord)는 CNN에 이 판단이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초기 매수자 소수와 코인 창시자가 이익을 봤고, 이후에 매수한 대다수는 대규모로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물량 80%가 소수 투자자에게 쏠려 있고 100만명 가까운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는 러그풀 여부와 관계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빠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나는 사업을 정말 잘하는 사람이고 돈을 많이 벌었다”며 자신의 재산은 아들 에릭이 관리하고 투자자가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SEC가 조사할 근거는 있나
밈코인을 SEC가 규제할 권한이 있는지도 논쟁거리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며칠 전 SEC는 뉴욕의 한 블록체인 엔지니어를 ‘러그풀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그런데 2025년 2월 말 SEC는 밈코인이 증권이 아니라는 새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SEC는 당시 “밈코인 매수자·보유자는 연방 증권법의 보호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가이드라인은 실제로는 증권에 해당하는 상품을 밈코인으로 위장해 증권법 적용을 피하려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못박았다. 결국 개별 코인은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com)은 $TRUMP가 대통령의 이름을 달고 있고 그 정치적 브랜드 때문에 투자자를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투자계약을 판단하는 ‘하우이 테스트(Howey test)’상 증권에 가까워 보일 수 있다고 짚었다. 폴 애킨스 위원장이 이끄는 SEC는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 시절보다 암호화폐에 대해 전반적으로 온건한 기조를 취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후폭풍, CLARITY법 협상까지 흔든다
이번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 관련 암호화폐 사업을 둘러싼 의회 감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초당적 상원 조사단은 2026년 4월 마러라고(Mar-a-Lago)에서 열린 $TRUMP 토큰 보유자 행사를 문제 삼은 바 있다.
이번 요구는 미국 디지털자산 규정을 마련하는 CLARITY법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교착된 시점에 제기됐다. 공화당 톰 틸리스(Thom Tillis) 의원과 민주당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 의원이 내놓은 초당적 절충안은 연방 공직자와 관련된 암호화폐 활동에 대한 제한을 법무부가 제대로 집행하지 않을 경우 각 주 검찰총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크립토뉴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 절충안에 아직 응답하지 않았다. 워런 의원은 추가 안전장치 없이 법안을 통과시키면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사업을 둘러싼 이해충돌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지연 속에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이 집계한 ‘CLARITY법의 2026년 내 입법 가능성’은 사상 최저치인 24%까지 떨어졌다. 상원은 이번 서한이 공개되기 전날인 월요일에도 법안 관련 조치 없이 휴회에 들어갔고, 8월 휴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