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와주세요” 축구 팬들 요청 폭주한 거장, 진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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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홍명보에 밀렸던 외국인 감독, 한국 대표팀 임시 감독 지원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향한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의 구애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팬들의 응원 메시지를 자신의 SNS에 직접 공유하며 태극기 이모티콘까지 내건 그는, 대한축구협회가 공식 절차에 돌입하기도 전부터 꾸준히 지원 의사를 밝혀왔다. 실제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 공개채용 절차가 시작된 가운데, 그의 도전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한국 감독에 진심인 포옛..."며칠 내로 지원할 예정"

포옛 감독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 팬이 남긴 응원 글을 그대로 옮겨왔다.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꼭 와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에 태극기 이모티콘을 더해 공유한 것인데, 단순한 인사치레로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후 그는 4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에서 요청한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며칠 내로 지원할 예정"입장을 밝힌 바 있다. 팬들의 신뢰가 흔들린 지금, 그 신뢰를 되찾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 대표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홍명보 감독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사령탑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후임자 선임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한국과 인연이 깊은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유럽 무대 두루 거친 지도자, 한국과도 인연 깊어

우루과이 출신인 포옛 감독은 선수 시절 첼시와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었고 우루과이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지도자로서는 2006년 잉글랜드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해 스윈던 타운과 리즈 유나이티드, 토트넘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09년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언에서 정식 사령탑 커리어의 문을 열었다. 이후 선덜랜드를 맡아 프리미어리그 잔류와 리그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그리스 AEK 아테네와 스페인 레알 베티스,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 중국 상하이 선화, 칠레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 등 세계 각지 리그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2022년부터는 그리스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유로 2024 플레이오프까지 팀을 이끌기도 했다.

그가 한국과 처음 접점을 가진 건 지도자 초년병 시절이다. 토트넘 수석코치로 일할 당시 이영표를 지도했고, 선덜랜드 감독 시절에는 임대생이던 기성용을 주전으로 발탁해 성장시켰다. 지동원 역시 선덜랜드에서 그의 지도를 받은 인연이 있다. 2024년에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대표팀 감독 후보로 검토돼 유럽 현지에서 직접 면접까지 치렀지만, 최종 합격은 홍명보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후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드러나며 큰 논란이 일었는데, 포옛 감독은 자신이 후보에서 탈락한 사실조차 관련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됐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전북에서 증명한 지도력, 그러나 최근 행보엔 물음표

대표팀행이 불발된 뒤에도 그는 한국 축구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2024년 12월 전북 현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부임 첫 시즌인 2025년 K리그1과 코리아컵을 모두 제패하며 더블을 완성했다. 직전 시즌 사상 초유의 강등 위기까지 몰렸던 팀을 단숨에 정상권으로 되돌려놓았다는 점에서 지도력을 확실히 입증한 셈이다.

다만 전북을 떠난 이후 행보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그는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 알 칼리즈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7경기에서 2승 5패에 그쳤고, 한 달여 만에 단기 계약이 종료되며 팀을 떠났다. 현재 무직 상태인 그가 한국 대표팀행에 유독 적극적인 배경에는 이런 사정도 한몫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한 매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월드컵 전에는 여러 선택지를 열어뒀지만, 대회 이후 벌어진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금은 한국 대표팀이 유일한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협회 측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원 의사를 전달했고, 한국인 코치를 포함한 코칭스태프 구성 작업에도 착수했다고 귀띔했다.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하는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하는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사상 첫 대표팀 감독 공개채용, 포옛 "임시 감독이라도 상관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 오후 5시까지 서류를 접수하는 방식으로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성인 A대표팀 감독을 공채로 선발하는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뽑는 자리는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A매치 기간 동안 팀을 이끌 임시 감독으로, 지원자는 감독을 포함해 최소 5명에서 최대 7명 규모의 코칭스태프를 하나의 사단으로 구성해 지원해야 한다.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8월 안에 선임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게 협회의 계획이다.

애초 축구계에서는 임시직이라는 조건 탓에 유명 지도자들이 지원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정식 사령탑 자리를 원해 이번 공채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고, 에콰도르 대표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반면 포옛 감독은 "임시 감독이라도 상관없다"는 뜻을 국내 매체에 전하며 짧은 계약 기간이라는 조건까지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북 시절 함께했던 코칭스태프를 그대로 데려올지에 대해서는 "보안 사항"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한국 선수단에 대한 이해도와 K리그 경험을 앞세워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7년 1월로 예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하루 빨리 새 사령탑을 찾아야 하는 대한축구협회가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리고 2년 전 고배를 마셨던 포옛 감독이 이번엔 태극전사들의 새 사령탑이 될 수 있을지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