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 사라고 한 이유' 글 급속 확산
작성일
최태원 회장 매수가 배당 확대와 액면분할 신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자 회사가 배당을 대폭 늘리고 과거 삼성전자처럼 액면분할까지 추진할 것이라는 '지라시'가 투자자들 사이로 빠르게 번졌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지만 그룹 총수의 매수 시점과 맞물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흔들고 있다.

뉴스1 3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주식·투자 게시판에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를 사라고 한 까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국내 대기업 L사에 다닌다는 작성자 A씨는 이 글에서 "하이닉스가 주가 200만 원 기준 배당수익률 2.5% 수준으로 배당금을 올릴 예정"이라며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뒤 시장 분위기를 보며 과거 삼성전자처럼 액면분할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해당 내용이 '지라시'라고 전제하면서도 "삼성전자 특별배당처럼 이익이 많이 나는 시기에는 확대된 배당금이 한시적으로 지급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 글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의 반응이 잇따랐다.
한 투자자는 "기술주가 배당수익률 2.5%가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PER이 높은 기업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그런데 준다면 하이닉스만 그렇게 될 것 같다. SK스퀘어까지 포함될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관심을 보였다.

액면분할 가능성에 기대를 건 다른 투자자는 "마이너스통장 1억 원까지 준비해 놓았다. 하이닉스 액면분할과 삼성전자 주주환원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타이밍에 단타로 대응하기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반면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한 투자자는 "주당 5만 원을 준다고? 돈 많은 삼성전자도 그렇게는 안 준다. 너무 희망회로 돌리지 말아라. 내년이면 HBM도 경쟁사들이 따라잡을 것"이라고 적었다.
해당 게시글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가 배당 확대나 액면분할을 추진한다는 공식 발표도 없는 상태다.
'지라시'가 확산한 배경에는 최 회장의 실제 매수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약 48억 원 규모로 장내 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보유 주식은 기존 0주에서 3620주로 늘었다. SK그룹은 반도체 사업 가치에 대한 확신과 최근 주가 하락 국면에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SK하이닉스 주가와 관련한 질문에 "샀다 팔았다 하지 말고 가만히 갖고 계시라. 자산 보전에 좋은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답했다. 인공지능(AI)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단기 등락에 흔들리기보다 장기 보유가 낫다는 취지였다.
액면분할 기대가 커진 데는 최 회장이 스스로 가능성을 열어둔 영향도 있다. 최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액면분할에 대해 "아직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그런 제안을 보고 받은 적은 없다"면서도 "요청이 오면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한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도 "검토할 수 있다"며 여지를 뒀다.
액면분할은 기존 주식의 액면가를 일정 비율로 쪼개 발행 주식 총수를 늘리는 것을 뜻한다.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거래가 활발해지는 효과가 있다. 다만 기업의 본질 가치는 그대로 유지돼 무조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8년 50대 1 액면분할을 시행했다. 당시 주당 가격이 260만 원에 육박하던 삼성전자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나누며 주식 수를 50배로 늘렸다. 재상장 첫날 거래량이 100배 이상 폭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 나스닥 상장에 따른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국내 보통주 간 가격 격차도 액면분할 요구에 힘을 실었다. ADR 1주는 국내 보통주 0.1주로 설계됐는데, 두 주식의 가격 차이가 8배 안팎으로 벌어졌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 과정에서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에 해당하는 1779만주를 신주로 발행한 상태다. 신주 물량이 완전히 소화되기 전 액면분할이 겹치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시점 선택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액면분할은 정관변경 사항으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해, 내년 정기주주총회 즈음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큰 폭으로 출렁였다. 지난달 25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298만7000원까지 오르며 '300만 원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와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등락을 반복한 끝에 지난 16일에는 184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