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카드, 리플 파트너 BVNK 18억달러에 인수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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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카드, 18억 달러에 리플 파트너 BVNK 인수 완료
스테이블코인 시장 정조준…크립토 파트너 프로그램으로 리플·XRP와도 연결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리플(Ripple)의 오랜 파트너사로 알려진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BVNK 인수를 마무리했다. 마스터카드는 8월 3일(현지시각)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인수 완료를 알렸다. 이번 거래는 BVNK 지분가치 15억 달러에 향후 실적에 따른 추가 지급금(earnout) 3억 달러를 더해 총 18억 달러 규모로 마무리됐다. 마스터카드는 이 인수를 지난 3월 17일(현지시각) 처음 발표하며 연말 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규제 당국 심사가 예상보다 빨리 끝나 일정을 앞당겼다. 상장 결제망 기업이 파트너십이 아니라 인수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직접 확보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8억 달러 딜, 마스터카드 최근 10년 내 3위권 인수
이번 인수는 규모 면에서도 마스터카드의 최근 10년 역사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마스터카드가 이보다 더 큰 돈을 쓴 거래는 계좌 간(account-to-account) 결제사 넷츠(Nets) 인수(31억 9,000만 달러)와 보안업체 레코디드 퓨처(Recorded Future) 인수(26억 5,000만 달러) 두 건뿐이다.
마스터카드 최고제품책임자(CPO) 요른 램버트(Jorn Lambert)는 “디지털화폐,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기업 간(B2B) 결제, 송금, 지급, 정산, 트레저리(자금관리) 흐름 같은 실제 수요를 점점 더 충족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인수가 법정화폐·스테이블코인·토큰화 예치금이 함께 작동하는 다중화폐(multi-money) 생태계 비전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마스터카드는 새로운 디지털화폐를 만드는 대신, 기존 금융 인프라와 온체인 경제를 연결하는 쪽에 집중한다는 방향성을 재차 강조했다.

BVNK가 갖춘 결제 인프라와 규제 라이선스
BVNK는 은행 계좌와 카드망을 버리지 않고도 스테이블코인 정산이 가능하게 만드는 문제를 풀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런던과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은행 시스템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API로 연결해 기업의 자금 이동을 돕는다. 현재 연간 약 300억 달러 규모의 결제 볼륨을 처리하고 있고, 이 수치는 2025년까지 전년 대비 약 2.3배 성장했다. 취급 국가 수는 보도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u.today와 crypto-economy는 130개국으로, genfinity는 200개국·지역으로 각각 집계했다. 워프페이(Worldpay), 딜(Deel), 라피드(Rapyd), 플라이와이어(Flywire), 비자 다이렉트(Visa Direct) 등이 BVNK를 국경 간 지급, 트레저리 이동, 가맹점 정산에 활용하는 기업 고객으로 꼽힌다. 가맹점은 스테이블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결제 시점에 스테이블코인이 현지 통화로 자동 전환되는 방식으로 온체인 결제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인수가에는 기술뿐 아니라 규제 인허가의 가치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BVNK는 유럽 시장을 포괄하는 전자화폐기관(EMI)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고, 2월(현지시각) 미카(MiCA, 유럽 암호자산시장 규정) 인가를 다른 경쟁사보다 앞서 획득했다. 유로 결제에서 은행 중개 없이 직접 세파(SEPA) 망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정보보호 측면에서는 SOC 2 Type II와 ISO 27001 인증을 받았다. 마스터카드가 유사한 기술을 자체 개발할 수는 있어도,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인허가 이력만큼은 만들어낼 수 없었다는 점이 이번 인수의 핵심 논리였다. BVNK는 콘센트릭(Concentric), 타이거 글로벌(Tiger Global), 하운 벤처스(Haun Ventures), 비자 벤처스(Visa Ventures), 씨티 벤처스(Citi Ventures), 코인베이스 벤처스(Coinbase Ventures) 등의 투자를 받아왔다. 콘센트릭 공동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크야탄 리스트(Kjartan Rist)는 “우리가 처음 투자했을 때만 해도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다”며 “우리가 본 것은 글로벌 결제 인프라를 다시 만들 더 큰 기회, 그리고 이를 해낼 수 있는 창업팀이었다”고 말했다. BVNK 최고경영자 제시 헴슨-스트러더스(Jesse Hemson-Struthers)는 이번 인수를 “우리 여정에서 가장 도전적인 단계”라고 표현했다.
리플·XRP와 맞닿은 연결고리
BVNK는 리플의 오랜 파트너로 자주 소개되는 회사다. BVNK 공식 기술 문서에는 XRP가 지원 자산으로 명시돼 있고, 플랫폼은 멀티체인 시스템을 통해 XRP 입금과 출금을 자체 처리한다. 두 회사는 2024년부터 협력을 시작했는데, 당시 리플은 기관용 스테이블코인 RLUSD 출시를 준비하던 시기였다. 리플이 인수한 수탁 업체 스탠다드 커스터디(Standard Custody) 임원들은 당시 BVNK를 B2B2C(기업-기업-소비자) 영역의 핵심 파트너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리플이 기관용 B2B 상품을 만들면, BVNK가 그 유동성을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전달하는 구조인 셈이다.
두 회사는 배타적 계약으로 묶여 있지는 않지만, 같은 기업 결제 영역에서 함께 활동한다. 둘 다 마스터카드의 크립토 파트너 프로그램(Crypto Partner Program) 회원사이며, 이 프로그램에는 서클(Circle), 바이낸스(Binance), 페이팔(PayPal), 리플 등 85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BVNK와 리플은 마스터카드의 멀티토큰 네트워크(Multi-Token Network) 개발에도 함께 관여하고 있다. 리플은 이전에 마스터카드의 CBDC 파트너 프로그램에도 합류한 바 있다. 리플은 과거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성장을 “모든 배를 띄우는 밀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아울러 XRP 레저(XRP Ledger)는 최근 AI 기반 결제를 위한 표준을 통합했는데,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가 결제 승인을 암호학적으로 검증하고 정산 전 위험 심사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스테이블코인 경쟁 구도와 남은 과제
마스터카드는 이미 여러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쌓아왔다. 멀티토큰 네트워크는 여러 블록체인에 걸친 토큰화 자산 이동을 처리하고, 크립토 크리덴셜(Crypto Credential)은 지갑 간 거래에 신원·컴플라이언스 검증을 더한다. 마스터카드는 지난 5월(현지시각) 뉴욕 비트라이선스(BitLicense)도 확보했다. BVNK는 이 스택에서 빠져 있던 실행 계층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마스터카드 최고경영자 마이클 미바흐(Michael Miebach)는 “에이전틱 커머스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의 미래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스테이블코인만으로는 문제의 일부만 풀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마스터카드는 자사 크립토 관련 거래량이 2년 새 3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 배경을 보면 스테이블코인 유통량은 6월(현지시각) 기준 약 3,160억 달러로 집계됐고, 씨티(Citi)는 연말 전 4,2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앞세운 시장 규모는 보도마다 시점이 달라,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3,090억 달러가 인용되기도 한다. 최근 1년간 조정 이체 규모는 약 9조 달러에 달했고, 이 활동은 거래보다 결제 성격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서명된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미국 발행사에 연방 차원의 규율 체계를 마련해줬고, 이에 따라 은행과 기업들이 온체인 정산을 시험할 규제적 여지가 생겼다.
경쟁도 만만치 않았다. 스트라이프(Stripe)는 지난해 2월(현지시각) 브릿지(Bridge)를 11억 달러에 인수해 기준점을 세웠다. 코인베이스(Coinbase)도 약 20억 달러에 BVNK 인수를 추진했지만, 지난해 11월(현지시각) 협상이 결렬됐다. 마스터카드는 별도로 제로해시(Zerohash) 인수도 검토했으나 이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마스터카드가 BVNK 인수를 처음 발표한 날, 페이팔은 자사 스테이블코인 PYUSD를 70개 시장으로 확대했다. 비자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정산 시범 사업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 BVNK의 기존 고객들은 당장 통합 방식에 변화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스터카드의 정산 인프라와 카드·지갑 전 채널의 현금 지급 레일, 상시 가동되는 스테이블코인 정산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관건은 규제받는 금융기관들이 이 연결망을 실험 단계가 아닌 일상적 정산 수단으로 실제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