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해상보험 위장업체 2곳 제재…비트코인 결제도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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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비트코인 받은 이란 해상보험사 2곳 제재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갈취 혐의…유령선단 제재도 100척 넘어

美, 이란 해상보험 위장업체 2곳 제재…비트코인 결제도 저격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美, 이란 해상보험 위장업체 2곳 제재…비트코인 결제도 저격 / AI 생성 일러스트(삽화)

미국 재무부가 비트코인으로 통행료를 받아온 이란의 해상보험 위장 업체 두 곳을 제재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7월 29일(현지시각) 페르시안걸프해상보험회사(Persian Gulf Marine Insurance Company, PGMIC)와 호르무즈세이프해상서비스국(HormuzSafe Marine Services Authority, 호르무즈 세이프)을 특별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렸다. 두 회사는 상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때 이란이 스스로 만들어낸 위험, 즉 선박 나포 등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보험료를 강제로 걷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무부는 이를 보험이 아니라 갈취(extortion)라고 규정했다. 호르무즈 세이프는 서방 제재를 피하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로 결제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을 가장한 갈취, 설계는 이란 정부 기관이

호르무즈 세이프는 이란 경제부(Ministry of Economy)가 만든 조직이다. 스스로를 보험뿐 아니라 해협 통행 선박을 위한 교통관리, 보안, 긴급대응까지 아우르는 디지털 해상서비스 제공업체라고 홍보해왔다. PGMIC은 이란의 주요 보험 감독기관인 이란이슬람공화국중앙보험(Central Insurance of the Islamic Republic of Iran)이 설립한 회사로, 페르시안걸프해협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 PGSA)이 승인한 보험 상품을 중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PGSA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기구로, 이미 지난 5월(2026년) OFAC 제재 명단에 오른 상태였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IRGC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한 혐의로 지정됐던 PGSA를 정점으로 하는 자금 구조의 하위 조직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즉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위험을 만들어낸 주체가 그 위험을 보장해준다며 돈을 걷어간 구조라는 게 재무부의 설명이다.

비트코인으로 우회 시도했지만 “블록체인도 책임은 그대로”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으로 우회 시도했지만 “블록체인도 책임은 그대로” / AI 생성 이미지

비트코인으로 우회 시도했지만 “블록체인도 책임은 그대로”

재무부는 호르무즈 세이프가 “정권의 서방 제재 우회 시도의 일환으로 비트코인과 다른 디지털자산으로 결제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암호화폐로 결제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제재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관련 매체 언체인드(Unchained)는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받는다고 해서 책임이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며, 블록체인을 통한 정산도 통상적인 코레스은행(correspondent bank)을 이용한 거래와 마찬가지의 법적 책임을 진다고 분석했다.

이 비트코인 결제 보험 구상은 올해 초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이란 경제부가 해협용 비트코인 정산 해상보험 플랫폼을 구축했고, 이란 국영 매체 파르스뉴스(Fars News)는 이 사업의 매출 잠재력을 100억 달러 이상으로 제시했다. 다만 당시에는 실제 화물 소유주가 이를 이용했다는 흔적이 없는, 사실상 랜딩페이지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알려졌다. 이번 7월 29일자 제재 발표 문서에도 구체적인 지갑 주소나 실제 결제 규모는 명시되지 않았다.

유령선단 제재도 올해 100척 넘어

재무부는 이번 보험사 제재와 함께 이란산 원유·석유제품을 운반하는 유조선에 대한 제재도 함께 발표했다. 석유 부문에서 활동한 8개 회사와 이와 연계된 유조선 8척이 이번에 블록(blocked) 재산으로 지정됐다. 이로써 올해 들어 미국의 제재를 받은 이란 연계 유령선단(shadow fleet) 선박 수는 100척을 넘어섰다.

이란 정권의 금융가로 앞서 별도 제재를 받았던 바박 모르테자 잔자니(Babak Morteza Zanjani)가 소셜미디어에서 호르무즈 세이프를 홍보해온 사실도 이번 제재 발표에서 확인됐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재무장관은 “경제가 자유낙하하고 인플레이션이 세 자릿수에 이른 상황에서 정권은 현금에 목이 마른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이란이 국제 상거래나 해상 항로를 이용해 테러, 침략, 내부 탄압 등에 관여하는 IRGC 활동 자금을 조달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업계, 컴플라이언스 부담도 커진다

이번 제재는 행정명령 13902에 따라 이뤄졌다. 이란 석유·석유화학 부문과 금융 부문 활동을 겨냥한 명령으로, 미국인은 두 회사와 거래할 수 없고 외국의 선주나 무역업자도 거래 시 2차 제재 위험에 노출된다. OFAC은 이번 조치와 함께 이른바 ‘50% 규정’과 10영업일 내 보고 의무 등 기존 컴플라이언스 규정도 다시 상기시켰다. 50% 규정은 제재 대상자가 지분 50% 이상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미지정 법인도 자동으로 제재 대상에 포함되도록 하는 규정이다.

이번 조치는 이란의 암호화폐 인프라를 겨냥한 미국의 제재 캠페인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 나왔다. 재무부는 지난 6월 이란 거래소 노비텍스(Nobitex)를 제재한 데 이어 이번에 해상보험 분야까지 손을 뻗쳤다. 앞서 이란과 연계된 두바이 소재 무허가 거래소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처리하며 이란 중앙은행 및 IRGC 연계 지갑과 국제 암호화폐 시장을 잇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해상운송 결제까지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이란의 시도가 계속되는 만큼, 관련 업계의 제재 준수 부담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