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이 대통령, 그 결단만 하면 영웅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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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법 거부권 행사해야” 촉구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대표는 이 대통령이 거부권과 함께 ‘공소취소 없다’, ‘연임 없다’는 뜻을 함께 밝히면 국정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대통령실(현 청와대) 제공
이재명(왼쪽) 대통령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대통령실(현 청와대) 제공

조 대표는 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지금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으면 결국 법치파괴의 공동책임자가 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지난달 31일 국회를 통과했다.

조 대표는 이 법을 '김용민법'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법을 주도했다는 이유에서다. 조 대표는 "문제가 생기면 고치면 된다는 식인데, 이것은 5000만 국민을 실험동물로 여긴다는 이야기"라며 "국민 전체에게 영속적으로 영향을 주는 법치의 핵심을 뒤집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정안의 위헌성도 거론했다. 조 대표는 "정부 안에서도 위헌이라는 주장이 많이 나왔고, 헌법 전문가인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부터 그렇게 봤다"며 "이 대통령 본인도 이 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만큼 본인이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헌법과 역사, 국민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하면 거부권 행사가 맞는다"며 "거부권을 행사하면 이 대통령이 영웅이 된다"고 했다.

진행자인 김태현 변호사는 여당이 주도한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하는 데 따르는 부담과 시한 문제를 지적했다.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통과돼 거부권 행사 기한이 민주당 전당대회(8월 17일)보다 앞서 끝나는 만큼 이 대통령이 전당대회 결과를 보고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조 대표는 "걸린 사안의 무게가 너무 중대하다"며 "72년 동안 국민의 안전을 지켜온 제도를 바꾸는 것에 비하면 (민주당 당대표가) 정청래냐 김민석이냐 하는 문제는 사소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지금 역사와 마주한 사람이고, 고독한 결단을 내리면 그것이 자신의 정치력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예고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에 대해서는 "당연히 필요하고 전방위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런 문제는 거리에, 광장에 나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평소 장외투쟁에 부정적이라는 진행자의 지적에 "이것은 헌법 체계의 근본과 관계되는 사안"이라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법치파괴의 길을 간다면 전 국민이 들고일어날 사안"이라고 했다.

조 대표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올림픽공원 집회에 집중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렇게 싸우려면 국회를 중심으로 싸우고 언론전을 해야 하는데 왜 올림픽공원에 가느냐"며 "지금 장 대표가 하는 것은 장동혁판 영끌작전"이라고 했다. 젊은 층의 참여를 전국 재선거로 몰아가는 것이 무리라는 취지다. 조 대표는 "전국 재선거는 불가능한데 되지도 않을 상품을 팔고 있다"며 "젊은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을 오도하는 대국민 사기"라고 했다.

그는 전국 재선거 주장이 6·3 지방선거 무효화 투쟁이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조 대표는 "재검표를 하면 결론은 뻔하다"며 "이미 부정선거가 없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 뒤에 또 어떻게 말을 바꿀 것이냐"고 했다.

조 대표는 오늘의 사태에 장 대표도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검찰이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할 때부터 싸웠어야 했다"며 "그때 한동훈 의원을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세워 싸웠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인데,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했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사태는 민주당의 전략자산인 장 대표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올림픽공원 현장을 찾은 현역 의원 15명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조 대표는 "왜 그랬는지는 본인들이 알 것"이라면서도 "이렇게 하는 행동을 밑줄을 쳐가며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할 인사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기준은 전국 재선거를 주장하는 사람,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 이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사람, 부정선거 음모론을 비호하거나 침묵한 사람, '스탑 더 스틸' 구호를 외친 사람, 한동훈·조경태·김종혁·배현진 등을 핍박한 사람, 음모론 유튜브 상습 출연자, 막말하거나 물병을 던진 사람 등이다. 조 대표는 "이 기준을 적용하면 자동으로 70명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공천 배제 명단 1순위로 장 대표를 꼽은 바 있다. 언론인과 학자, 지식인 중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한 이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명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4년 내내 싸울 수 있는 사람으로 공천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 조 대표는 "장 대표가 민주당과 싸워 이겨본 적이 없다"며 "그것은 결국 맨정신을 가진 보수, 줄이면 한동훈 세력과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 구조를 문제 삼으며 "당원의 절반가량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믿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런 당원과 하나가 되겠다는 것은 공당임을 포기하는 것이고, 당원 명부를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당원 80%, 여론 20%로 짜인 전당대회 룰에 대해서도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의 8박 10일 방미에 대해서는 "돈 문제가 아니라 성과가 문제"라며 "2억 원 넘게 쓰고 만난 것이 차관보라더니 나중에 보니 부차관보였다"고 했다. 그는 "우리로 치면 중앙부처 국장급을 만나고 온 것을 유일한 공으로 세우면 국격이 어떻게 되느냐"며 "그사이 시흥시장 후보를 내지 못해 무투표 당선을 허용한 것은 해당행위"라고 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박빙으로 재미있게 전개된다"며 "이 대통령이 김민석 후보를 밀고 정청래 후보를 견제했는데도 부산·울산·경남과 충청권에서 표심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효과가 아직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며 김 후보와 정 후보 모두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주 전 김 후보 우세를 점쳤던 조 대표는 "조금 달라졌다"며 "민주당 당원들의 고민은 자신의 투표권이 이 대통령을 성공시키느냐 실패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