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 중국롬서 결제 먹통…유럽·브라질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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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서비스 업데이트 후 중국롬 폰 구글페이 결제 차단
비보·샤오미·오포 등 유럽·브라질까지 피해 확산, 구글은 침묵

구글플레이서비스 업데이트 이후 중국 내수용 펌웨어(중국롬)를 쓰는 스마트폰에서 구글페이 근접결제(NFC)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는 문제가 확인됐다. 샤오미, 비보, 오포, 원플러스 등 중국 제조사의 중국 내수 전용 모델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작 피해는 중국 안에서만 벌어지지 않았다. 유럽과 브라질 등 중국 밖 지역에서 중국롬 기기를 쓰는 사용자들도 같은 증상을 신고하고 있다.
문제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까다롭다. 구글월렛 앱을 열면 등록된 카드가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표시되고 별다른 오류 메시지도 뜨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매장의 NFC 단말기에 기기를 대는 순간 결제가 승인되지 않는다. XDA 포럼과 레딧 등 해외 커뮤니티에는 관련 불만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무엇이 바뀌었나 - 겉은 정상, 결제는 먹통
이번 문제는 해외에서 구매한 글로벌 버전 스마트폰에는 영향이 없다. 오직 중국에서 판매되거나 중국에서 수입된 중국롬 기기에서만 발생한다. 그동안 문제없이 작동하던 구글페이가 특정 업데이트 이후 갑자기 멈췄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혼란이 크다.
노트북체크(Notebookcheck)에 따르면 개발자 마빈FS(MarvinFS)가 자신의 비보 X200 울트라(Vivo X200 Ultra)에서 이 문제의 원인을 추적했다. 구글월렛을 다시 열어보면 접촉식 결제의 기본 수단으로 구글페이를 설정하라는 팝업이 새로 뜬다. 이미 예전부터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던 항목인데도 다시 안내가 표시되는 식이다. 거래 내역을 보면 8월 1일까지는 결제가 정상적으로 처리된 기록이 남아 있어, 그 이후 특정 시점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원인 파악 - “중국 SKU” 감지되면 결제 기능이 꺼진다
마빈FS가 구글플레이서비스 로그를 들여다본 결과 다음과 같은 문구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TapAndPay: deviceSupportsTokenization: CN SKU”, 그리고 “TapAndPay: Disabling TapAndPay HCE service”다. 여기서 HCE는 호스트 카드 에뮬레이션(Host Card Emulation)으로, 스마트폰이 실물 신용카드처럼 동작하게 해주는 NFC 결제의 핵심 기술이다.
이 로그는 구글플레이서비스 26.28.63 버전이 비보 기기를 중국 전용 SKU(재고관리단위)로 인식하는 즉시 탭투페이(Tap-and-Pay) 서비스를 자동으로 비활성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구글월렛 앱과 안드로이드의 월렛 역할(Wallet role)은 겉보기에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근접결제 기능만 선택적으로 꺼지는 구조다. 자민닷유즈(zamin.uz)도 관련 이슈를 다루며 시스템이 기기를 “중국용 버전”으로 판단하는 즉시 결제 기능이 꺼진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확산 범위 - 비보 X200 울트라부터 샤오미 17 울트라까지
현재까지 문제가 보고된 기종은 비보 X200 울트라, X300 프로, X300 울트라, X100 울트라, X 폴드5, X 폴드3 프로, X200 프로 미니, 오포 파인드 N3, 오포 파인드 X9 프로, 샤오미 17 울트라 등 다수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여러 제조사와 모델에 걸쳐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개별 기기의 결함이 아니라 구글 쪽 시스템 정책과 연관된 문제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피해 지역이 중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밖에서도 중국롬 기기를 그대로 쓰는 사용자가 적지 않은 유럽과 브라질에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이나 병행수입 등을 통해 중국 내수용 스마트폰을 구입해 쓰는 사용자층이 예상보다 넓다는 점을 이번 사태가 보여준 셈이다.
임시 해결책과 남은 의문 - 구글은 아직 침묵
해외 커뮤니티의 숙련된 사용자들은 몇 가지 임시 대응법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ADB(안드로이드 디버그 브리지) 명령줄을 이용해 구글플레이서비스를 이전 안정 버전으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커브페이(Curve Pay)처럼 구글페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결제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다만 두 방법 모두 일반 사용자가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번거롭고 완전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근본적인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버그인지, 아니면 구글이 중국 내수용 펌웨어 기기의 NFC 결제를 의도적으로 제한하기 시작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글은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로그에 남은 “중국 SKU 감지 시 결제 서비스 비활성화”라는 문구가 의도적 제한을 시사한다는 해석도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글의 확인은 아직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