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3000만 개 대박… 지역 맛에 지갑 연다는 '로코노미'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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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한국의 맛' 5년간 3000만개 판매, 지역경제 617억원 효과
편의점·마트까지 확산하는 로코노미, 소비자 88% 구매 의향 보여
지역(Local)과 경제(Economy)를 결합한 '로코노미' 소비가 유통·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 특산물과 식문화, 관광 자원 등을 제품과 서비스에 접목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전략을 뜻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로컬 가치에 주목하는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관광·맛집 중심이던 로코노미가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대형마트까지 번지는 추세다.
소비자 반응도 뚜렷하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이 발표한 '2025 로코노미 활용 식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2%가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고, 88%는 앞으로도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맥도날드 '한국의 맛', 5년 만에 3000만개 판매
로코노미 모델을 가장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곳은 한국맥도날드다. 2021년 시작한 '한국의 맛(Taste of Korea)' 프로젝트는 버거 재료로는 다소 생소한 고구마, 마늘, 대파 등 한국 지역별 특산 식재료를 재해석해 메뉴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창녕 갈릭 버거'를 시작으로 '보성녹돈 버거',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진주 고추 크림치즈 버거',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맥도날드는 여섯 번째 결과물로 '충주 찰옥수수 치즈 크로켓 버거'와 머핀 2종을 공개했다. 이 신메뉴를 위해 충주산 찰옥수수 약 25t을 수매했고,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넘어섰다. 성정화 한국맥도날드 마케팅팀 이사는 "현재까지 프로젝트를 통해 누적 3000만개의 한국의 맛 메뉴를 판매했으며 국내산 식재료를 누적 1000t 이상 수급했다"고 밝혔다.
경제적 효과도 구체적으로 산출됐다. 임팩트 측정 전문기관 트리플라잇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맛' 프로젝트가 2021~2024년 창출한 사회·경제적 가치는 총 617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 효과가 567억원으로 가장 컸다. 농가 실질 소득 증가는 약 44억9000만원, 농산물 폐기 비용 절감은 약 4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맥도날드는 재료 산지를 고를 때도 이미 잘 알려진 특산지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산지를 우선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다만 버거와의 맛 조화, 전국 400여 개 매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농가의 유통 역량 등을 함께 따진다. 회사 측은 올해부터 프로젝트를 확대 시행하는 한편, 개발한 메뉴 일부를 해외로 수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와 '지역-기업 상생 협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충주시·진주시·홍천군·창녕군 등 '한국의 맛'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행안부의 '인구감소지역-기업 협업 활성화 지원 사업'과 연계해 홍천군 쌀을 활용한 '홍천 우리쌀 칩'도 새로 선보였다. 소비자가 국내산 식재료 기반 메뉴를 소비하는 것만으로 지역 농가 지원과 지방 소멸 대응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편의점·베이커리·마트도 가세
편의점 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GS25는 지역 농가와 협업해 6~8월이 제철인 영양부추를 활용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약 10t 규모를 매입했고, 사전예약 1000개가 진행됐다. 앞서 GS25가 광주 창억떡집과 협업해 내놓은 빵은 입고 즉시 완판되는 '품절템'에 오르며 기존 인기 상품이던 생크림빵과 호빵 실적을 뛰어넘었고, 이에 힘입어 생산 물량을 초기 대비 350% 늘렸다. 세븐일레븐은 하림과 손잡고 울릉도 특산 식재료 섬엉겅퀴를 활용한 라면을 출시했으며, 농촌진흥청과 협업한 지역 농산물 음료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 1200만개를 넘어섰고 이를 통해 매입한 농산물도 200t을 돌파했다.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파리바게뜨가 제주 우도의 땅콩·버터·캐러멜을 활용한 '제주마음샌드'가 인기를 끈 이후 가평 잣을 담은 '가평맛남샌드', 판교 호두를 활용한 '판교호감샌드' 등 지역성을 담은 한정판 디저트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와 휴게소 운영업체도 지자체와 협업 중이다. 이마트는 경남 남해군과 마늘을 활용한 '피코크 로코노미'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으며, 앞서 경북 영덕군과 공동 개발한 '피코크X영덕 붉은대게' 시리즈는 출시 이듬해 12월까지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다.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전국 2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완도산 전복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등 지역 특산물 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지역의 음식·특산물·관광 콘텐츠를 연결하는 지역개발 모델로 로코노미를 확장하고 있으며, 대표 사례인 충남 예산시장은 한때 하루 방문객이 1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5월 기준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로코노미가 일회성 마케팅을 넘어 식품·외식업계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치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굳어지는 가운데, 기업 입장에서는 제품 차별화는 물론 ESG 경영과 안정적인 국내 원료 공급망 확보,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까지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충주 찰옥수수 버거처럼 한 달 한정 판매 방식이 많은 만큼, 판매 흐름을 얼마나 이어가고 협업 지역을 얼마나 늘려가느냐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