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피해 미장으로 간 한국 개미들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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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새 50조 증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투자를 다시 늘리고 있지만 최근 두 달간 50조원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에 큰 금액을 베팅하면서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31일(조회일 기준)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는 46억6862만 달러(6조7428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1월(50억299만 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액이다.
서학개미의 올해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월 정점을 찍은 뒤 2월(39억4905만 달러)과 3월(16억9150만 달러)에 잇달아 감소했다. 코스피 상승세와 국내 시장 복귀를 유도한 정부 정책 등으로 4월에는 순매도(4억6893만 달러)로 돌아섰고, 5월 순매도(9억3977만 달러) 폭은 더 커졌다. 하지만 6월 들어 매수 우위(6억3296만 달러)로 바뀌었고 7월에는 그 폭이 대폭 확대됐다.
국내 증시가 6월부터 약세장을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국내 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6월(6억3296만 달러)과 지난달(46억6862만 달러) 두 달간 미 증시에 쏟아부은 자금은 53억 달러(7조654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평가손실은 약 50조원에 이르렀다.
지난 5월 말 2041억 달러였던 서학개미의 미 주식 보관액(평가액)은 지난달 30일 1704억 달러로 줄었다. 두 달 새 337억 달러(48조6729억원)가 증발한 것으로, 손실액은 5월 말 평가액의 약 16.5%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미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7580.06→7437.63)와 나스닥지수(26972.62→25122.18)의 하락률(1.88%, 6.85%)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서학개미가 특정 종목과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 투자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기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179억 달러) 주가가 같은 기간 29.1%(435.79달러→308.85달러) 급락한 영향이 컸다.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엔비디아(160억 달러) 주가도 같은 기간 7.6%(211.14달러→195.04달러) 내렸다.
미 증시 레버리지 상품 투자도 큰 손실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6월과 지난달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속슬'(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37억7486만 달러(5조45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5월 말 53억5326만 달러였던 '속슬' 보관액은 두 달간 40억 달러에 가까운 추가 매수에도 평가액이 58억1145만 달러에 그쳤다. 이 기간 '속슬' 주가가 반토막(224.34달러→114.72달러)이 났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레버리지 시장에서도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자산을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이 지난 6월 22일 약 525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190억 달러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개인투자자 전체 손실액이 약 387억 달러(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 증시도 지난달 급락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한 달간 22.2%, 코스닥지수는 21.4% 내렸다. 이 하락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시가 휘청인 2008년 10월 이후 가장 컸다. 지난달 28일 코스피가 10.84% 급락한 데 이어 29일과 30일 각각 5.98%, 1.23% 내렸고, 31일 18%가량 급반등했지만 6월 말 종가(8476.48) 대비로는 여전히 1881포인트 넘게 낮은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6월 30일 대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1859개로, 전체 종목(2645개)의 70%에 달했다.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와 중동 긴장 등이 겹친 데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101% 급등한 만큼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증시가 함께 조정을 받으면서 두 시장을 오가며 투자해온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양쪽에서 커졌다.